노동대학 문열어…등록인원 훨씬 넘는 열띤 호응
민주노총 노동대학이 많은 관심 속에 11월4일 문을 열어 노동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숭실대학교 별관에서 개교식과 입학식을 가졌다. 노동대학은 앞으로 1년 동안 1주일에 한번씩 역사·경제·철학·노동법·통일·환경·노동운동과 시민운동 등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당초 등록 학생수를 70명 정도로 예상했으나 1백10명이나 입학원서를 내고 15명이 대기하는 등 열띤 호응을 보였다. 학생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승용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대전충남지역에서 12명이 등록했고, 강원과 전북에서도 각각 1명씩 신청해 ‘향학열’을 내보였다. 학생 중에는 일간신문 기자 등 언론출판인이 세 명, 민주노동당원이 한 명 포함돼 눈길을 끌었는데 최고령 학생은 이규재(62) 민주노총 부위원장 겸 통일위원장으로 밝혀졌다.
민주노총은 애초 무상교육 원칙을 세웠으나 재정난 때문에 1기에 한해 학비를 받았다. 민주노총은 대책을 강구해 2기부터는 무상교육을 꼭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토론 중심의 공동체교육 지향”
일문일답/ 양경규 민주노총 교육위원장(부위원장)
△지난 1년 동안 노동대학 준비를 책임져왔는데 교육내용은 어디에 주안점을 뒀는가.
=이론과 실천을 접목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몇몇 대학에서 노동문제에 관한 대학원 과정이나 교양강좌를 열기도 했지만 총연맹 차원에서 역사·철학·정치경제학 등 이론을 토대로 노동법이나 경영참가 등 현실적인 요구를 결합한 교육과정을 만들기는 처음이다.
△노동대학의 특징으로 내세울 게 있다면.
=토론식 교육과 짜임새 있는 학사관리를 통해 공동체학교를 지향하겠다. 토론식 교육을 위해 3시간 강의에서 절반은 토론에 할애할 것이다. 또한 한 반을 10여명으로 제한하고 반별로 과제물을 같이 해결하며, 한 사람을 정해 졸업할 때까지 돌봐줌으로써 베푸는 사랑을 실천하는 ‘바라지 제도’를 운영할 것이다. 변혁운동·민중운동 유적지를 순례하는 ‘답사반’ 등 함께 하는 학교를 기대하고 있다.
△노동교육은 그 동안 현장투쟁 등을 이유로 지각과 결석이 잦았는데 대책은 있나.
=노동교육은 시간 남아서 받는 게 아니라 ‘투쟁’이다. 운동의 미래를 만들고 민주노조운동 활동가를 만드는 투쟁이다. 결석·지각을 엄격히 관리해 전체 강의의 3/4이상 출석해야만 졸업장을 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결석하는 학생은 교육내용을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로 보충교육을 받아야 하며, 이 경우 절반의 출석으로 인정할 것이다. 강의별 과제는 물론 방학 중에도 과제가 주어질 것이다.
△노동대학의 역할과 앞으로 발전전망은.
=이론과 실천에 바탕을 둔 활동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며, 장차 민주노총 부설기관으로 독립할 예정이다. 이번 1년 과정의 경험을 살려 지역별 노동대학으로 확산하는 한편 몇 년 뒤에는 평생교육법에 따라 학점을 인정받는 정규 대학과정 전환을 추진할 것이다. 민주노조운동 활동가라면 당연히 이수해야할 과정으로 만들어 가겠다.
△교육센터가 활성화돼 있는 외국노총과 비교한다면.
=노동운동 초기단계에는 우리처럼 노동자 의식에 기반한 활동가 양성을 목표로 교육기관을 운영했던 것으로 안다. 멀게는 거의 1백년 전 일이다. 서구의 경우 현재는 총연맹 차원에서는 노동법, 임금·단체협약 등 노조에서 필요한 실무역량을 육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반면 노동자의 철학과 경제학 등 이론은 대학으로 역할이 대부분 이전됐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