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조조정정책 총체적 실패 입증
부정부패 답습에 책임전가까지…’초국적자본 앞잡이’ 자청
11월3일 기업퇴출과 11월8일 대우자동차 최종부도처리는 부정부패, 정책실패, 책임전가 등 정부·채권단의 총체적 실패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김대중대통령은 ‘건설이 경제를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11개 건설사를 무더기로 퇴출시켰고, 재경부장관까지 나서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가 없으면 부도내겠다’는 협박을 일삼은 정부는 8일 대우자동차를 최종 부도처리했다. 더구나 금융감독과 구조조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금감원이나 금감위는 동방상호신용금고사건에서 드러났다시피 관치금융과 정경유착 등 부정부패를 답습하고 있었다.
건설업의 경우 이미 경제위기 이전부터 공사물량이 급격히 줄어 2백만 종사자가 1백30만명으로 줄었다. 경기회복에 따라 건설수요는 조금씩 살아났지만 97년 수준의 70~75%에 머물고 있다. 1백대 건설사 가운데 40%가 법정관리 상태고, 50만명의 건설실업자가 4년째 고통받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건설투자는 97년 21.1%에서 2000년 1/4분기 12.3%로 줄었다. 정부 발주가 전체공사물량의 45%를 차지하던 전례에 비춰 이는 사실상 건설업 포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설산업연맹 백석근 정책실장은 “기업구조조정과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정책이 건설업을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경기와 건설업은 함께 움직인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이 많이 갖고 있는 부동산 값이 오르면 기업자산의 평가가 달라져 외국자본이 부실기업을 헐값에 인수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즉 정부가 건설업 성장을 외면하고 있는 이면에는 초국적자본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얘기다.
민주노총 박하순 정책부장은 “현재 정부는 2~3%의 건전한 수준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 정도라면 재정적자를 4~5%로 늘려 경기부양책을 펴야함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우자동차 문제에서도 정부·채권단은 포드매각 실패 등 해외매각정책이 낳은 문제점을 숨기고 부도책임을 노조에 떠넘기는 무책임하고 치졸한 작태를 내보였다. 반면 노조(위원장 김일섭)의 경우 지난해 8월26일 대우자동차를 비롯한 대우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김우중을 비롯한 부실경영주 처벌 △해외매각 중단 △자동차산업 정상화를 위해 노조가 참여하는 범국민대책기구 구성 △공기업화 등을 일관되게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현재의 퇴출·구조조정 파동을 해결하고 건설업과 자동차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건설업 포기는 초긴축 저성장정책의 필연적 결과”라며 “우리나라 산업을 전부 해외에 팔아먹으려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은 건설산업 정상화를 위해 △정부투자확대(대규모 임대주택 건설, 사회간접자본 시설투자) △사회안전망(고용보험, 기능인력 양성기관 확충 등) 구축 △제도개선(불법다단계 하도급비리 해결) 등을 제안하고 있다.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은 자동차산업 정상화를 위해 △대우자동차 부실경영과 해외매각 추진실패 관련 책임자 처벌 △자동차산업 정상화에 대한 종합적인 방안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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