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50일 넘기며 승리를 일궈가는 ‘비결’

4번에 걸친 경찰투입과 조합원 연행. 배재석 노조위원장 등 주요간부 5명 구속. 끊일 줄 모르는 구사대의 폭력과 탄압. 박성수 그룹회장 체포영장 발부.

지난 6월16일 파업에 들어간 이랜드노조(위원장 직무대행 채운기)가 1백50여일 동안 똘똘 뭉쳐 싸운 민주노조사수의 기록들이다. 웬만한 노조면 나가떨어졌을 법도 한데 이랜드 노동자들은 오히려 마지막 승리를 향한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파업 1백52일째인 11월14일 저녁. 최근 잦아지고 있는 투쟁본부대표자회의에 연맹간부, 지부장, 분회장, 노조 전임간부 등 20여명이 모였다.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회사를 구체적으로 조여가는 투쟁을 벌이자’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높아가고 있어 승리할 묘안을 짜내야 한다. 파업초기부터 계속된 투본회의는 일찌감치 단결의 구심역할을 해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지부·분회별 현장의 목소리와 상황을 종합하고 지도부가 내놓은 투쟁계획과 교섭상황을 공유했다.

“파업이 장기화돼 조합원들이 분노도 있지만 당혹스러움도 있다.”

“투본대표자들 모두가 지도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난상토론이 길어지면 8시부터 시작한 회의가 새벽2시에 끝나기도 한다. 그러나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매장투쟁에는 늘 투본대표자들이 맨 앞에 선다. 박순흥(37) 상황실장은 “앞으로는 현장조합원과 투쟁의 상에 대해 충분히 공유하는 회의를 갖기 위해 투본회의를 격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 노동자들이 ‘바위처럼’ 단결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신뢰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만들고 지도부가 조합원들에게 바짝 다가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회사쪽이 고용한 조직폭력배와 경찰력에 맞서 이랜드노조가 ‘강철군단’으로 설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인 연대 때문이기도 하다. 이랜드노조는 타사업장의 연대투쟁을 바라기에 앞서 자신이 연대투쟁에 앞장섰다. 지난 10월23일 지도부가 구속되고 경찰에 농성장을 침탈당한 뒤 이랜드 노동자들은 2선 지도부를 뽑고 전체 조합원이 비조합원, 타사업장 노동자, 학생, 시민 등을 만나러 뛰어다녔다. 현장순회선동단을 만들어 투쟁하는 사업장과 연대했다. 삼창프라자, 마마, 오은문화재단, 오바라, 상용직, 천지, 태광, 대우중공업, 한국통신 강북지부, 서울지하철 창동지회 등을 발이 아프도록 뛰어다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박성수 그룹회장의 악질적인 ‘노조 씨말리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랜드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바보취급 당할 정도.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사무차장은 이랜드 노동자들의 굽힘 없는 투쟁과 관련해 “노조 결성이후 수년간의 투쟁속에서 단련된 간부대오가 있었고 비정규직 문제를 노조가 사활을 건 투쟁과제로 결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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