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뺨치는, 혹독한 겨울이 온다
구조조정으로 실업대란 재연 우려…정부발표로도 1백10만
연쇄도산 공포 속 휴업·조업중단·잔업중단 조치 잇따라
겨울이 온다고 합니다.
아니..많은 사람들이 두터운 옷들로 몸을 감싸고 걸어가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전 잠시 길을 멈추고 제 자신과 아이들이 초라해 보이지나 않는지
한번 확인해봅니다..
어젯밤에 우리아이가 잠자리에서 저에게 물었습니다.
“엄마 겨울에 입을 옷이 있어?”
저는 무심결에 대답했습니다.
“작년에 입었던 거 입으면 되지..”
“작년에 입었던 거 옛날에 벌써 다 입어서 이젠 작은데 또 입어..
그러면 이상하게 보이는데..”
아이는 옷을 사달래고 싶지만 그것이 안된다는 걸 이제는 알아버려서
이런 식으로 말을 해보는 것일 겁니다.
지난 11월15일 대우자동차노조 한 조합원의 아내가 노조 홈페이지(dwno.or.kr) ‘조합원의 소리’에 올린 글의 일부다. 구조조정·실업공포의 우울한 그림자는 이미 노동자가정을 엄습하다 못해 후벼파고 있었다. 이미 임금체불 4백%를 기록하고 있는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은 당장의 생계는 물론이고 내일을 알 수 없는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었다.
한국노동연구원 강순희 동향분석실장은 “지난 11월3일 부실기업 퇴출조치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2만8천여명의 실업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다 공공·금융부문 구조조정으로 2만2천명, 대우자동차 부도로 2만5천명, 계절적 요인으로 13만여명, 기타 9만5천명 등 총 30만명 정도의 실업자 발생이 예상되지만 연간 실업자 수는 올해 8~9월수준인 82만명(실업률 3.7%)로 줄어든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정부의 계산대로 하더라도 연말까지 실업자는 1백10만명(실업률 5.0%)을 넘게 된다.
그러나 노동계가 보는 입장은 판이하다. 협력업체 노동자수만 해도 50만명이 넘는 대우자동차가 부도처리됐기 때문에 협력업체 연쇄도산 등의 여파로 이들 가운데 10만명은 실직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우정밀, 코람, 보령공장, 경남금속 등이 법인통합된 대우통신은 대우차 납품 70%로 어음이 물려있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경남금속은 지난 9일 사장이 한 달 동안 50% 인원휴업을 요청하여 논의 중이고, 코람플라스틱은 야간반이 가동을 중단했다. 대원강업은 회사쪽이 주안공장의 향후 인원조정에 대한 협의를 요구했고 동원금속은 전체 매출의 60%를 대우에 납품하는데 9일부터 안산 2개 공장이 휴업에 들어갔다. 한국델파이는 잔업이 중지됐고, 대우차 부평공장 납품라인도 섰다. 세아튜빙은 11월 중순부터 휴업이 예상되고 있고, 어음결재가 어려운 상황이며 통일중공업, 코리아정공, 라이텍, 한국FCI 등에서 휴업, 라인 중단, 대기발령 등이 속출하고 있다.
또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은 건설사 7개업체의 협력업체인 6천6백개 업체가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으며, 공사중단으로 실직하게 된 건설현장 노동자들을 16만4천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4년째 장기실업을 겪고 있는 50만 건설실업자에 더해 70만명의 건설실업자가 동절기에 쏟아져 나올 위기라는 것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건교부는 내년 말까지 추가로 2천5백개 건설업체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신규대졸취업자가 1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겨울은 IMF이후 최대 실업대란이 닥쳐와 노동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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