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의 뇌관 대우자동차
60만 생존 걸려…투쟁파급력 클 듯
지난 노동계의 11,12월 구조조정·노동법개악 저지투쟁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대우자동차사태가 정세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초국적자본의 이해를 그대로 좇고 있는 김대중정부가 2단계 구조조정 칼날을 맨먼저 대우자동차에 내리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채권단은 지난 3일 29개 퇴출기업발표에 대우자동차를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노조(위원장 김일섭)가 조합원 3천5백명의 정리해고 동의서를 거부하자 곧바로 부도를 내는 등 단번에 노조를 나라의 최대역적으로 몰았다. 이에 따라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은 정부의 2단계 구조조정으로 벼랑끝에 내몰린 직접고용 노동자 5만여명, 협력업체 노동자 50만여명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다국적 자동차기업 GM과 박자를 맞춘 정부·채권단의 구조조정은 한층 그 폭력성을 더해가고 있다. 정부·채권단은 이미 전임자 임금지급 중지와 휴업을 시작으로 2차 공격을 시작했으며, 법정관리 인가과정에서 파산협박을 통해 노조를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채권단은 [부도→휴업→파산협박(노조동의서 재요구)→노조무력화→GM매각] 시나리오를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15일 22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노조, 사무노위, 협력업체 노조대표로 구성된 ‘대우자동차 정상화 범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노조는 또 △공장가동 정상화 △생존권 보장 △GM반대 등을 요구하며 4자협의체 구성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만약 정부가 일방적 구조조정과 해외매각을 추진할 경우 휴회시켜 놓은 대의원대회를 속개해 쟁의행위를 결의한다.
한편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은 인천, 경남, 부양, 대구, 전북 등 전국 5개지역에서 완성사 지부, 부품사, 시민단체, 노동단체, 연맹, 민주노총이 참가하는 지역(시민)대책위 구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해 11, 12월 공동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대우자동차투쟁의 폭발력을 상상키 어렵다는 진단이다.
—————————————
퇴출기업 밀집 건설산업연맹
총파업 투쟁 실질적 준비 중
지난 11월3일 정부·채권단의 기업퇴출발표에 대한 반발이 끊이지 않고 퇴출기업에 대거 포함된 건설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채권단이 청산으로 발표한 대동주택과 일성건설의 경우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이 “청산할 이유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삼익건설처럼 채권단의 청산결정에 상관없이 사적화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역시 청산대상에 포함된 기아인터트레이드, 해우 등은 청산작업을 위해 새로 설립한 ‘서류상 회사’로서 극소수의 직원만이 청산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음이 드러났고, 대한중석, 한라자원, 신화건설, 광은파이낸스 등은 이미 청산절차에 들어간 상태여서 정부·채권단이 ‘퇴출기업 부풀리기’란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정부·채권단은 법정관리중인 기업으로 신규자금이 필요 없는 청구, 세계물산, 동양철관 등에 대해 ‘신규자금 지원중단’이라는 꼬리표를 붙임으로써 영업에 치명타를 입히기도 했다.
이같은 졸속 퇴출발표를 ‘건설업 죽이기’라고 판단한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실질적인 총파업 준비에 들어갔다. 연맹은 16일 건설협회, 17일 금감원과 면담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면담요청에 대해 무성희한 답변서를 보내는 것으로 그치고 청와대는 아예 답변조차 없는 상황이다.
현재 법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채권은행이 청산을 강행하고 있는 대동주택, 일성건설의 경우 조합원을 중심으로 집회투쟁을 벌이고 있다.
연맹은 지난 13~15일 총파업 찬반투표용지를 단위노조로 발송했고 투표공고를 하도록 했다. 단위노조 현장별로 20~24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인 뒤 연맹은 이를 27일까지 집계해 발표한다. 연맹은 29일 총파업에 돌입하는데 본사에 근무하는 조합원들은 파업과 함께 집회에 결합하고 지역노조는 총회투쟁을 벌인 뒤 상경한다. 최명선 연맹 선전차장은 “현대건설노조의 경우 조합원은 2백여명이지만 2천5백명분의 투표용지를 갖고 갔다”며 “건설산업 노동자 전체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대정부 투쟁사안이기 때문에 오히려 현장의 열기는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애초 연맹은 건설산업 장기불황과 정책실패를 바꿔내기 위해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업퇴출에 건설사가 대거 포함돼 현장의 분노가 응집되고 있는 것이다. 연맹은 일단 하루 파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총파업 찬반투표결과에 따라서는 더욱 강도높은 투쟁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이재철 leecc@nodong.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