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지 14년동안 안양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 아산으로 또 지금의 평택으로 어지럽게 돌아다녔다. 아니 돌아다녔기보다 회사가 겁나게 뺑뺑이 돌린 것 같다. 덕분에 많은 조합원을 알게 해주었으니 회사에게 감사한다고 하여야 할까?

역마살이가 나를 다음에는 어느곳으로 안내할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인생을 감사하며 살고 싶다. 왜냐하면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나를 반기는 조합원들이 있고 노동조합이 있기 때문이다. 87년 입사하여 노동조합을 알게 되었어도 그냥 지켜만 보던 입장이었던 내가 일부 못된 관리자에게 수모를 당하던 선배 노동자의 모습에서 훗날의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노동조합은 내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90년대 초반 노래패에 가입하여 활동 할 때만해도 그저 따라만 다니던 내가 대의원과 상집간부를 거치면서 세상의 모순을 배우고 당하기만 하는 기계로 전락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노동조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98년 회사의 고소고발에 의해 수배되고 재판받고 무급휴직에다 징계해고까지 당했어도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사랑하는 조합원들이 나에게 용기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남앞에 서면 떠느라고 말도 못했던 내가… 글하나 제대로 쓰지 못했던 내가…

수많은 대중앞에서도 쉬지 않고 선동할 수 있는 당당한 자신감과 글을 쓸 수 있게 노동자의 역사를 일깨워준 노동조합에 항상 감사하며 살고 싶다.

노동조합을 사랑하기 때문에, 지켜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지나친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하지만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항상 반성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려 노력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정권과 자본에 결코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노동자의 정신으로 살아 가련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하나되게 사랑하련다…

노동조합을 지켜내는 모든 확대간부들과 활동가동지들에게 감사하며 좋은 충고의 말 부탁드린다.

평택지부 조합원 김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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