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워서라도 재검토할 게 있다”
노동운동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대전지역 순회토론회가 11월15일 열렸다. 사흘 전의 전국노동자대회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60여명의 노동자가 지역본부 사무실에 모였다.
토론은 먼저 총연맹 김태연 기획국장이 발전전략 초안을 발제한 뒤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역토론자를 선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전략위에서도 초안 작성자가 참석하지 못한 탓이었다. 많은 질문과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재정자립’ 문제가 먼저 도마위에 올랐다. 초안은 지자체나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는데 “만약 대의원대회에서 초안과 다른 결정이 나오면 발전전략도 수정되는가”하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그 경우 최고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 결정대로 가는 것”이라는 응답과 함께 “좀더 올바른 전략을 세우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듣는 순회토론회를 갖는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여기서 다소 맥이 빠지는 분위기였지만 지역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토론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한 참가자가 “발전전략이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전략 없이 전략과 전술이 뒤섞여 있으며, 총론과 각론의 일관성이 없다”며 “특히 대안사회를 제시된 ‘평등사회’는 개념이 모호하고 추상적일 뿐더러 사회개혁·제도개선에 머물러 있고, 이행전략과 구체적 대안이 없어 형식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초안의 현실진단과 정세판단이 치밀하지 못하고 긴장감과 구체성이 떨어지며, 해석 또한 경제주의적이어서 ‘노동운동’ 발전전략이라기 보다 노동조합 발전전략이었다는 지적이 뒤를 이었다.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서는 정치방침과 정치운동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따랐다.
이밖에도 질문과 문제제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발전전략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정리해고는 분명한 철폐투쟁을 수정돼야 한다”, “여성이 노조간부로 참여 못하는 이유를 소극적이고 추진력이 부족한 성격 때문인 것처럼 기술된 내용은 삭제해야 한다”, “민주노총 선거는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 숙련지향적 임금체계, 경영참가, 우리사주제를 비판하는 의견 등 토론은 그칠 줄 몰랐다.
단병호 위원장의 “지역토론회에 그치지 않고 현장토론으로까지 이어져 침체된 운동이 역동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정리발언으로 토론회가 끝난 것은 밤 11시가 넘어서였다. 그러나 아직도 털어내지 못한 문제의식과 아쉬움이 남은 참가자들은 다시 술자리로 몰려가고 있었다.
홍은영/ 대전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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