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자본-언론 ‘삼각 총공세’ 양상
대량감원 내몰고 ‘부도덕집단’ 매도
정부와 자본, 언론이 ‘삼각동맹’을 맺어 노동자에 대한 무차별적 총공세를 펴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내세워 인원감축 방침을 쏟아내면 재계가 ‘그걸로는 모자란다’고 아우성치고, 언론은 이를 받아 노동자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내몰고 있는 심각한 양상이다.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4대부문 개혁’은 모든 짐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지난 11월3일 건설사 무더기 퇴출로 건설산업 붕괴를 가져오고 있으며, “안 쓰면 회사를 끝장낸다”고 대우차 노동자들을 협박해 기어이 경영혁신 합의서를 받아냈다. 철도, 전력, 통신 등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대량감원도 모자라 모두 외국에 팔아넘기거나 민영화하기 위해 고심할 뿐 공공성에는 관심도 없다. 결국 애꿎은 노동자들만 또다시 ‘경제회생의 걸림돌’이라는 누명을 쓴 채 길거리로 내몰릴 판이다. 여기에다 근로기준법 개악을 꾀하고 있어 살아남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재계는 한 술 더 뜬다.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배를 불려온 재벌들은 경제를 망친 장본인으로서 자기반성은커녕 되레 ‘더 세게 치지 않는다’고 정부에 항변하고 있다. 지난 12월5일 전경련, 경총 등 경제5단체장은 이른바 ‘현 시국에 대한 경제계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구조조정을 원칙대로 추진해 신속히 마무리하고, 불법에 엄정대처해 국가기강을 세워야 하며, 기업 경쟁력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해치는 입법논의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라”고 핏대를 세웠다. 이들은 특히 “노동계는 총파업 등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제의 한 축이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경제회복을 위한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는 ‘훈계’도 빠뜨리지 않았다. 12월1일에는 전경련(회장 김각중)이 주요재벌 인사·노무담당 임원회의를 열어 노동시간 단축과 노조전임자 임금 등 현안과 관련해 “일부에서 거론되는 주요현안에 대한 맞교환이나 일괄타결 방식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예전의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언론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우차와 한국전력 문제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사설 등을 통해 약속이나 한 듯 노조를 ‘분별 없는 집단이기주의자들’로 몰아 세웠다. 대우차노조가 ‘동의서’를 거부하자 ‘노조 때문에 부도났다’고 비난하더니, 11월27일 노조가 ‘경영혁신 합의서’에 서명하자 ‘늦었지만 잘한 일’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노사동수 경영혁신위나 4자 협의기구 구성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토를 달았다. 이는 한전노조에도 마찬가지였다. 파업을 예고할 때는 온갖 비난을 퍼부은 뒤 파업을 철회하자 역시 ‘잘한 일’이라면서도 ‘고용보장과 근로조건을 노조와 사전협의한다는 조항은 나중에 분란을 낳을 것’이라고 비틀었다.
이황미 leehm@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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