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제대로 하라

정부와 재계, 언론은 일제히 ‘구조조정만이 살길이다. 구조조정 방해하는 노동자들 쓸어버리자’고 외치고 있다. 대우자동차 처리를 둘러싸고 노조에게 기업을 부도 낸 범죄자란 누명을 씌운 데 이어, 한국전력·통신·철도 등 공기업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구조조정 방해하는 노동자 때리기’에 힘을 모아 밀고 들어오고 있다.

과연 구조조정만이 살길인가. 노동자가 구조조정에 협조해야 이 나라 경제와 국민이 살 수 있는가. 물론 낡은 경제질서에 익숙한 경제구조를 경쟁력과 효율성을 갖춘 새로운 구조로 바꾸는 구조조정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아니 지난 날 경제를 좀먹어 왔던 썩은 고름을 빼내는 일은 오히려 우리 노동자들이 간절히 바라왔던 일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바로 천민재벌체제요, 관치경영이요,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 밀어붙이고 있는 금융, 기업, 공공, 노동의 이른바 4대 부문 구조조정은 경제를 어렵게 한 핵심원인을 제대로 치료하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노동시장 유연화’ 즉 ‘더 많은 실업자와 더 많은 비정규직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이것을 아예 제도로 못박자는 게 바로 재계와 정부가 추진하는 월차·생리휴가 폐지 등 근로기준법 개악 추진 계획이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쉬운 말로 하자면 ‘노동자들 왕창 내쫓고 민영화해서 외국자본에게 팔자’는 것이다.

정부는 공기업에 짙게 드리운 비효율을 걷어내고 경쟁력을 갖추려면 민영화해서 해외에 파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 이전에, 공기업 비효율을 불러온 낙하산인사와 관치경영부터 뿌리뽑아야 한다. 수십조 빚 때문에 해외에 팔아야 한다고 말하기 전에, 경제의 젖줄이고 동맥인 전력, 철도, 통신을 해외에 팔고나서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엄청난지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27살짜리 젊은이가 수천억원을 뿌리며 국회의원, 관료, 국정원 할 것 없이 매수해 돈질하고 있는 현실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보고 있다. 기업과 경제를 좀먹는 독버섯을 도려내는 진정한 경제개혁이 아니라, 노동자를 내쫓고 알짜배기 기업을 해외에 팔아치우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은 노동자와 국민을 울릴 뿐 아니라, 경제에도 큰 부담을 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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