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으로 내쫓고 노조와해까지

한통계약직노조 “더이상 물러날 곳도 갈곳도 없다”

지난 10월12일 한통계약직노조(위원장 구강회) 중앙간부와 서울간부를 해고한 뒤 한국통신은 합법적인 노조를 무너뜨리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규직을 바라보며 2년이상, 많게는 10년 넘게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묵묵히 일해왔지만, 정부의 구조조정방침을 내세워 1만여 계약직 가운데 6천여명을 12월말로 계약해지 한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말이 좋아 구조조정이지 계약직노동자를 거리로 내몰고 그 자리를 하도급과 용역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현재 114안내를 하고 있는 여성계약직은 45∼62만원, 남성계약직은 85∼1백25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 그런데 회사는 계약직에게 파견직과 하도급으로 전환하면 그 2∼3배를 주겠다고 한다. 하도급으로 넘어갈 경우 통화품질이 떨어져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도 여기에다 임금까지 더 얹어 주겠다니…. 돈을 미끼로 노조를 무너뜨리겠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인가.

노조는 지난 10월14일 합법성을 쟁취한 뒤 여섯 차례나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단 한 차례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11월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낸 가운데 12월1일 첫 상견례를 가졌다. 우리 요구는 간단하다. 6천명에 대한 계약만료, 사실상 해고통보를 철회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쟁의조정 중에라도 해고통보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른 것이며, 채용과 재계약에 관한 권한은 한국통신 사장이 아니라 각 전화국장에 있다”는 납득할 수 없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찬반투표를 통해 91%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했고, 조정기간이 끝나는 12월12일이 지나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간다. IMF사태가 터진 3년전과 지금상황은 너무도 흡사하다. 구조조정으로 경제가 안정되고, 고용이 안정되고, 또 노동자가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자본가를 위한 구조조정이기는 매한가지다. 더는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유가가 오르고, 미국경제가 침체되고, 주가가 떨어져 다소 어려운 경제상황이라지만 정부와 회사 방침만 무조건 따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올바른 구조조정과 올바른 정치가 행해지지 않는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정부가 하고 있는 옳지 못한 구조조정에 맞서 대응할 것이며, 단순한 구조조정 차원을 넘어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음모에 맞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정용택/한국통신계약직노조 법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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