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건개악 가능성도 함께 줄어들어

환노위 의원들도 ‘관망 중’…정부 움직임에 관심집중

11일 개원하는 임시국회에서도 주5일근무제 관련 법안은 다루어지지 않을 게 확실시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내년 2월께 열리는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민주노총은 올해 상반기 주5일근무제 도입을 내걸고 여론선전과 총파업을 펼쳤고, 정부는 이에 대해 ‘연내 법제화’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사실상 실현가능성이 없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노사정합의’ 원칙만을 내세워 이제껏 법개정을 미뤄왔다.

그러나 이미 한국노총마저 노사정위원회 논의중단을 선언한 마당에 정부가 원하는 그림대로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노동조건 개악 없는 전면적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노동계와 노동시간 단축과 연계해 월차·생리휴가 폐지, 초과근로수당 할증율 인하, 주휴무급화, 임금삭감 등을 주장하고 있는 재계의 주장은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만에 하나 합의를 한다 해도 ‘노동시간 단축’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법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가 법개정을 주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생리에 비춰 노사 양쪽의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적극 나서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실제 나타난 의원들의 반응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동과 세계>가 최근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이와 관련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사람은 소수였고, 대다수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한 뒤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다수의 의원이 2001년부터 실시를 주장해 이채를 띠었다. 법안처리 방식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노사정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가 소신을 갖고 개정안 제출’ 등이 비슷한 분포를 보인 반면 ‘의원입법 형식으로라도 처리’ 주장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조속한 실시에는 동의하면서도 법안처리는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가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노사정위원회 합의도 의원입법도 상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은 방법은 정부가 소신 있게 개정안을 발의해 처리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정부의 결단만 남은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법개정을 주도한다 하더라도 그동안의 태도에 비춰 주5일근무제 도입시기를 늦추거나 산업·규모별 단계적 도입으로 가닥을 잡을 공산이 크다. 또한 재계의 요구를 반영해 근로기준법 개악을 꾀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연내 주5일근무제 도입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근로기준법 개악 역시 같이 내년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 국회가 열리고 있으므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이 노동관련 법 개악안이 상임위에 상정되면 경고파업을 벌이고, 본회의에 올라가면 무기한 전면총파업을 결의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회 상정 시기와 관계 관계없이 민주노총은 당초 요구한 대로 노동조건 악화 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을 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황미 leehm@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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