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차량 구조조정 왜 문젠가>

정부, 빅딜취지 뒤엎고 연이어 엉뚱한 발주

주주3사는 잇속챙기기 혈안…특혜의혹 일어

빅딜1호 사업장인 한국철도차량의 파업이 길어지면서 철도차량 구조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철도차량공투위가 ‘잘못된 구조조정을 시정하라’는 요구를 집중 제기하고 있는 것도 현안문제 대부분이 빅딜·구조조정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의 빅딜은 과잉설비를 해소하고 과당출혈경쟁을 끝냄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명분이었다. 당시 공정거래위조차도 3사 통합에 따른 시장독과점문제를 우려했지만 예외적으로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명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지난 1년 동안 정부기관인 철도청이 발주한 철도차량의 90%(약 4백량)이상이 현대정공 하청업체이던 디자인리미트사의 덤핑수주에 넘어갔다. 게다가 이 회사가 만든 객차는 기술부족으로 제 속도를 못내 영동선에만 투입하거나 사고위험 때문에 아예 세워놓고 있다는 게 철차공투위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철도청 출신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에 특혜의혹이 이는 한편 구조조정의 명분 자체에 금이 가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또한 김해경전철 차량도 캐나다 롬바르디아·금호 컨소시엄에 발주해 언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한국철도차량·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도 입찰에 참여했는데 더 비싸게 써낸 롬바르디아·금호 컨소시엄에 낙찰됐다. 엄청난 기술투자비를 쏟아부은 ‘한국형전철’기술도 사장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왜 빅딜·구조조정을 했는지’ 의문이 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산업자원부가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묵인하고 주주3사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연간 1천억원이 넘는 기관차를 한국철도차량이 수주했지만 주주사 가운데 하나인 현대모비스(현대정공의 새 이름)가 이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한국철도차량으로 넘어간 조합원 1백50명을 붙잡아 두고 있다. 기관차는 핵심고부가가치사업으로 기관차 한 량의 매출액이 40억에 달한다. 산업자원부는 이에 대해 “몰랐다”,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답변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주주3사는 약속한 운영자금 5백억원 지원약속을 어기고 2백50억원을 빌려준 뒤 이자를 챙겨가는가 하면, 채권단은 이를 빌미로 7백50억원에 대한 출자전환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빅딜·구조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주주3사·한국철도차량 경영진의 난맥상은 ‘재벌특혜, 잘못된 구조조정의 문제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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