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12월 투쟁의 대차대조표, 새로운 대안은?
지금 국회는
○ 12월 9일 정기국회 마감을 앞두고 수많은 법안이 국회에서의 검토를 기다리는 상태. 9일 정기국회폐회까지 통과시켜야 할 법안으로 상정된 것은 모두 209건. 국가보안법, 부패방지법, 인권법 등 개혁입법에 농가부채삭감문제, 기초단체장의 임명직 전환법률안, 청소년보호법 등등. 더구나 국가보안법, 인권법 등은 내부의견 조율의 한계로 민주당의 당론이 아직 제출되지 않은 상태.
노동법개악반대, 구조조정반대 등을 중심으로 전선을 쳐왔던 노동운동, 농가부채탕감 등을 주요하게 제기하고 있는 농민운동, 국가보안법 철폐를 내걸고 있는 노동자 민중운동, 개혁입법의 제, 개정을 내걸고 있는 시민운동, 여기에 경제 5단체의 개입 등 각계각층의 이해와 요구가 다양하게 충돌하고 있는 정세.
○ 다양한 투쟁이 이번 정기국회의 입법안과 연관되어 진행 중. 현재까지의 경과를 놓고 보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치열한 각축이 있는 듯하지만 조금 깊게 들여다보면 그 내용은 철저하게 반노동자, 반민중적. 또한 양당은 ‘대결’하면서도 큰 방향에서는 ‘합의’를 만들어 나가는 상황. 한전민영화에 대한 한나라당의 합의, 구조조정이라는 자본가계급의 대의를 관철하기 위한 공적자금의 통과 등.
○ 인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국가보안법의 연내개정이 어렵다는 민주당식의 계산법의 결과는 4일 최고위원회에서의 국가보안법개정의 확인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개정의 연기, 지연의 기정사실화와 알맹이 없는 인권법의 상정으로 이어져 노동자 민중에게는 결국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셈. 게다가 통신질서에 대한 규제가 청소년보호법의 옷을 입고 나타나 있고 예산안은 올해보다 9%늘어난 101조 300억원이 상정된 상태. 현재의 조세제도로 보면 전체 민중의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셈.
김대중 정권의 돌파구, 연립내각(?)
○ ‘위기적 상황’이라는 판단과 ‘시국수습안’을 건의하겠다는 비서실장의 태도는 현재 김대중 정권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는 모습. 이러한 기조에서도 ‘경제가 안 좋아서 죄송, 공기업의 구조조정 지연이 그 원인’, ‘인기가 10%까지 내려가도 개혁은 계속’ 등. 대우차에 대한 협박을 선봉에서 해 댔던 대통령의 정세관은 여전히 노동자책임론과 개혁의 완만함에서 현 상황의 원인과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태.
○ 12월 2일 최고위원회의 주재를 출발로 4일 총재 특보단, 6일 민주당 주례보고 등을 거치면서 사회 각계 인사들의 의견청취, 노벨상 수상식인 9일∼14일을 거치면서 이회창, 김종필 등과의 회동 등 본격적인 정비에 나설 전망. ‘고강도 사정’으로 국면을 돌파하고자 했던 이제까지의 대응이 갖고 있는 한계를 인식한 듯.
노동운동 등 민중운동 전체를 타켓으로 고립, 무력, 제도화의 방향을 기본적인 축으로 하면서 지배세력내의 갈등을 큰 틀에서 정리하고 모아보고자 하는 시도. 한나라당에게 약간의 권력지분을 줄 듯한 태도는 이러한 구도의 표현.
투쟁의 대차대조표와 드러난 문제점
○ 대우자동차의 노사합의와 한전노조의 2차 파업유보, 공공연대의 집회 취소, 주말의 각종 집회, 한전노조의 파업철회, 동력이 저하된 12월 5일의 집회와 대우자동차에 대한 6900명 감원발표 등 지난 한주일은 꽤나 복잡하게 진행.
○ 3차례에 걸친 한국전력노조의 파업유보와 철회는 전체 투쟁동력과 방향을 교란시키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셈. 그러나 구체적인 동력과 방향, 구도 등에 대해서는 엄밀한 분석이 시급히 요구되고 이를 근거로 새로운 판짜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
○ 전체적으로 12월 투쟁은 사업장으로 보면 공공부문이 중심에 서 있고 이들 중 다수의 사업장이 한국노총 산하 사업장. 또한 총연맹 차원의 동력을 보면 민주노총은 근기법개악을 중심으로 전선을 설치하였고 한국노총은 산하 기반인 공공부문의 상태를 반영하면서 구조조정, 노동시간단축 등의 사안과 전임자 임금지급문제 등을 함께 내걸면서 투쟁에 나선 상황.
이러한 조건에서 공공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양대 노총의 연대전선은 공동투쟁위원회의 건설로까지 이어짐.
○ 그러나 동력면에서 공공부문의 많은 사업장은 실질적인 투쟁을 만들어 내면서 현 상황을 돌파하기에는 한계를 갖고 있는 상황. 게다가 총력투쟁을 내걸고 진행된 민주노총 산하 많은 사업장의 찬반투표는 11월 29일의 마감일을 12월 9일로 옮길 만큼 동력의 집중과 창출에 한계를 확인하고 있는 상태.
○ 이러한 문제는 투쟁의 전선을 넓히면서 그 동력을 구하려는 정세돌파의 한계로 이어짐. 구조조정에 대한 대중적 분노와 저항의 확산을 일정정도 반영하면서 공투위까지 만들 수 있었지만 이러한 구도로는 전선의 폭을 넓힐 수는 있어도 실질적인 정세돌파와 대결의 동력은 비어있는 상태. 그러므로 양대노총 공동투쟁이라는 구도는 사실상 상당히 허상인 셈.
○ 전체적인 구도를 읽고 있는 자본측은 한전노조의 취약한 전력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파업 운운하면서 호들갑을 떨었고 한전노조의 파업유보와 철회를 전체적인 힘관계의 변화로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대세몰이를 한 것. 이미 판을 조금이라도 읽고 있던 주체들에게 한전노조의 파업유보와 철회는 그렇게 놀라운 충격은 아니었던 상황.
○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한국전력 노조가 이후 쟁점을 노사정위원회를 통해서 논의하기로 한 점이나 도시철도노조가 서울모델의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찬반투표에 부친 사실. 이는 협상구조로서의 노사정위원회의 새로운 복원의 가능성을 열어나가는 고리이고 서울지하철에서 거부되었던 서울모델이 다시 영향력을 들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셈.
○ 이렇게 되면 결국 남는 것은 무자비한 자본의 공세가 퍼부어질 대우자동차. 이러저러한 투쟁 사안 중 중요한 사안의 ‘하나’로 다루어지던 이 사안이 노자대결의 투명한 장이 되어 남아 있는 셈.
어떠한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 현재 나올 수 있는 두 개의 시나리오는
11, 12 총력투쟁의 무력화 –> 이 과정을 통해 구조조정의 기정사실화 및 새로운 노자협상구도의 창출 –> 남아 있는 대우자동차의 고립, 격퇴 –> 남은 공공·금융 부문 구조조정의 신속한 정리 –> 특정 시기, 일정 중심의 구조조정에서 ‘일상화’되고 ‘제도화’된 구조조정으로의 전환 –> 노동운동, 민중운동의 무력화 –> 김대중 정권 집권 후반기의 돌파
○ 11, 12월 투쟁에 대한 비판적이고 신속한 평가 –> 새로운 투쟁동력을 중심으로 한 전체 운동진영의 판짜기 –> 대우자동차 투쟁을 반 김대중, 반신자유주의 전선으로 배치, 조직화 –> 전체 운동진영의 대응 –> 김대중 정권의 정치적 책임 요구, 구조조정에 대한 정치적 반대 등 전선의 적극 설치 –> 노동운동, 민중운동의 계급적, 정치적 발전의 둘로 구분 가능.
○ 정권에 대한 정치적 태도와 저항을 분명히 할 것인가, 구조조정 기정사실화에 밀리면서 제한적인 태도 표현과 방어용 논의기구의 설치제한 등으로 밀리면서 새로운 노사협상구도의 복원 등으로 왜곡될 것인가 하는 두 개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
○ 기본적으로 대중적 분노와 저항의 힘은 하부에 존재하지만 이를 전제하면서도 신속하게 상황이 정비되지 않으면 상황은 일단 대단히 불리한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 9일로 예정되어 있는 민중대회위원회를 출발로 새로운 긴장형성을 만들어 낼 것인지가 당면 정세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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