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세계 10대 뉴스

인터내셔널뉴스 편집팀은 지난 2000년을 뒤돌아 보면서 세계 진보 진영에 의미있

었던 뉴스 10가지를 다음과 같이 선정하였다.

▶시애틀에 이어 계속된 세계화 반대투쟁- The show must go on!

워싱턴, 멜버른, 프라하 등에서 세계화 반대 투쟁이 있었으며, 서울 등에서도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이로써 노동

조합, 환경단체, 여성단체 등 다양한 집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

는 세계화 반대투쟁의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들 집단 중 아나키스

트 그룹의 활동이 두드러져 일부에서는 아나키즘의 부활로까지 얘기되고 있다. 실

제로 이러한 세계화 반대 투쟁은 매번 주목받는 폭력사용 외에도 아나키즘의 기본

원칙인 반위계적, 자율적 구조를 가지고 조직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당분간 계

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렇게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국지적이고 단발적인 투쟁이

어떠한 형태로 자리잡을지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

▶세계 여성파업, 세계여성행진

2000년에는 지구적 규모의 여성행동이 두드러졌다. 단체나 입장을 불문하고 여

성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최대 희생자로 묘사되고 있다. 그에 반해 직접적인

행동의 조직은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편이었다. 비록 행동방식에 있어서 한계점을

보이기는 했으나, 유엔 관련 기구들 중심의 논의에서 벗어나 직접 활동하는 사람

들이 중심이 되어 지구적 규모의 행동을 조직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유고 13년 독재 밀로셰비치 하야

10월5일 밀로셰비치의 몰락을 서구언론에서는 시민혁명으로 대대적으로 다루었

다. 민중봉기로 인한 독재정권의 몰락은 분명히 주목할만한 사건이다. 그러나 도

처에서 미국과 독일 등 서구열강이 반밀로셰비치 세력을 지원했다는 증거가 밝혀

지면서 이것이 진정한 민중에 의한 혁명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후임자 코스투니차가 서구와의 관계에 어떠한 태도를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미 대통령 선거에서의 랠프 네이더 녹색당 후보 돌풍

그 영향력으로 항상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미국 대선에서 투표 전까지 녹색

당의 랠프 네이더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이제까지 굳어져 왔던 미국의 양당체제

에 균열을 내는 하나의 대안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랠프 네이더는 재개표 공방

이후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음으로써 대안에 대한 기대를 져버렸다.

▶IMF, 세계은행 지원을 받는 댐 건설 반대투쟁 활발

댐건설은 IMF, 세계은행과 같은 세계화기구가 환경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생존

권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예이다. 모든 국가

에게 산업화는 국가발전을 위한 유일한 길로 여겨지고 있으며, IMF는 산업화를 위

해 필요한 전력생산을 위해 댐건설을 종용한다. 댐건설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IMF

와 세계은행으로부터 빌리고 생산되는 전력은 대부분 대공장 가동에 사용된다.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와 수몰지역 주민들의 생존권을 고려하면 이와같은 댐건설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인도의 나르마다 등 이른바 제3세계에서 댐건설 반대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쥬빌리 2000′ 캠페인 남반구와 북반구로 분할

남반구의 외채 탕감을 주장하며 캠페인을 벌여온 ‘쥬빌리 2000’ 캠페인이 외채

자체의 ‘탕감’에 초점을 맞춘 북반구와 ‘외채’ 위기를 낳는 조건 자체의 극복, 즉

저발전, 해외투자자에 대한 의존 및 그것에 의한 지배구조 자체에 대한 대응의 필

요성을 제기한 남반구로 분할되었다. 또한 남반구 네트워크는 남반구 정부들이 외

채 상환의 과정에서 민중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면서, 외채탕감운동을 신자유주의 세계화 및 구조조정

에 대한 반대운동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현재의 ‘외채’ 문제는 ‘갚느냐 마느냐’라

는 ‘모럴’의 수준을 넘어, 그것을 끊임없이 재생산해내는 조건들과의 연관 속에서

사고하지 않으면 많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반구 네트워

크의 분할은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의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

20세기 최대 과학기술의 발전이라 일컬을 수 있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초기에 전세계 활동가들은 민주주의의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사이버

공간이 현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으

로 분리되어 팽팽히 맞서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 사이버는 세계화 반대투쟁의

전술을 논할 수 있는 주요 매개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 투쟁을 풍부히

하거나, 그 자체로서 하나의 저항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투

쟁을 전개해왔던 MS 독점 반대 운동이 올 초, 미국에서 반독점 판결이라는 승리를

거둔 것을 시발로 사이버 민주주의를 향한 다양한 투쟁이 전개되었다. 중국, 버

마, 말라위, 터키, 그리고 한국에서도 사이버 상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국가

권력에 의한 인터넷 검열과 통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부각되었다. 또한

메탈리카의 인터넷 MP3 유통에 대한 소송제기로 냅스터의 소프트웨어 공급이 중단

되자, 정보공유라는 카피레프트 정신과 사적 자본의 이해에 충실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제가 다시금 제기되어 다양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 유전자조작 반대 운동

인간의 생명현상을 결정짓는 유전자들의 총집합체인 게놈 지도가 발표되면서 질

병 치료 등의 긍정적 기능론과 생명 윤리를 전복시킬 것이라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면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논쟁을 일으킨 한 해였다. 이러한 가운데 생명공학과

유전자 조작에 반대하는 운동과 투쟁은 올해도 그치지 않았다. 특히 몬산토 등의

다국적 종자 기업이 인체 유해성 문제에 대해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생

존 기반을 앗아가고, 끝내 전세계 식량 생산의 메커니즘을 종속화하고 있다고 비

난하며 유전자 조작에 반대하는 투쟁과 캠페인이 각국에서 벌어졌다. 지난 1 월

29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30여 개국의 각료들이 모여 지난 5년간의 협상 끝에

생명공학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유전자 조작 생물체의 수출입 시에 발생하는 위험

으로부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정이 체결된 배경에도 이와

같은 시민, 사회의 요구와 행동들이 가져온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생존을 위한 몸부림 : 반미 및 불평등한 주둔 미군 군사협정 반대 시위

한국 매향리, 푸에르토리코 비에케스,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등 이 네 지역의

공통점은 주둔한 미군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군사협정을 기반으로 주민들의 생명

과 생존권을 앗아가는 폭격실험장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여기에 맞선 투쟁이 진행

되었다는 점이다. 전세계 어디서나 다양한 사안과 쟁점을 가진 반미 시위는 끊이

지 않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패권적 작태에 맞서 그야말로 생존 그 자

체를 지켜내기 위한 이 투쟁은 파장의 무게와 상관없이 매우 의미 있는 것이었다.

비에케스 평화운동가들은 워싱턴,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 미국 전역에서 시

위를 벌이기도 했고 한국의 경우도 불평등한 소파(SOFA)개정 국민운동본부를 주축

으로 미국 현지 투쟁을 전개하였으며, 서로의 상황과 운동의 경험을 교류하면서

국제적인 연대를 모색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다시 유혈충돌

이번 충돌은 9월28일 동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면적 영유권을 주장하는 리

쿠드당 강경파 지도자 아리엘 샤론의 방문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항의의 표시로

이날 유대교 신년을 앞두고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던 유대인들에게 돌을 던져 이

스라엘 보안군이 응사하면서 사태가 확산되었다. 이후 3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

는 양측의 유혈충돌로 31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그 중 97명은 18세 이하 청소년이

라고 한다. 각국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들이 벌

어졌다. 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중재에 나섰으나, 그다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

했으며,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의 편파적 태도에 대한 항위 집회가 인도네시아 등

지에서 열렸다. 현재 이스라엘 측이 ‘2-3년 안에 국가 승인하도록 논의를 해보자’

는 안을 제시했으나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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