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보수진영도 ‘개정반대’ 맞불놓기 나서
진보진영과 극우보수세력이 국가보안법 개폐를 둘러싸고 각각 강력한 활동에 나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서준식 인권운동사랑방 대표 등 전국의 인권운동가 20여명은 12월18일 명동성당에서 하루 철야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가인권위법률안과 국보법 폐지안이 여야 의원들의 공동발의로 국회에 제출됐음에도 민주당은 당론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고,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개폐 논의마저 봉쇄하고 있다”며 정치권에 연내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등 광주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들도 같은 날 국보법 폐지와 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는 광주를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김대중정권에 대해 민심이 얼마나 등을 돌렸는지 보여줘 주목된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공동대표 홍근수)는 이에 앞선 12월15일 여의도에서 5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국보법 폐지 제2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국민연대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은 터에 인권후진국의 상징인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았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보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정부 여당을 비판한 바 있다.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이돈명·홍성우 변호사, 김승훈, 함세웅 신부 등 민주화운동 원로 15명도 13일 법폐지를 촉구하는 긴급호소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냈다.
반면 극우보수세력의 국보법 개폐 반대 움직임도 심상찮다. 김대중 대통령이 12월18일 전직 대통령과 3부요인을 초청한 송년만찬 자리에서 전두환씨는 “북한의 전략이 바뀌지 않았는데 먼저 개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으며, 노태우씨도 “국보법 개정문제는 북한과 상호주의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원로자문위원들은 이에 앞선 15일 머리띠를 두르고 민주당 서영훈 전대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 등 3당 수뇌부를 차례로 방문해 국가보안법 개정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보안법 폐지와 관련돼 찬반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가운데 정부와 민주당은 18일 불고지죄(10조)와 반국가단체 규정 중 ‘정부참칭’ 조항(2조)을 삭제키로 했으나, 찬양고무조항(7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져 향후 김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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