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신자유주의 정책을 전면 폐기하라

한국통신 노동자들이 다시 차가운 겨울거리로 나섰다. 1만명을 훨씬 웃도는 전국의 한통 노동자들이 명동성당으로 몰려들어 살을 에는 추위와 겨울비를 맨몸으로 견디고 있다. 이 속에서 이들은 ‘일방적 구조조정과 완전민영화, 인력감축을 중단하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부가 밀어붙이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본래적 의미의 개혁정책이 아니라 국가경제를 망치는 길임을, ‘노동자 대량학살’에 다름 아님을 누누이 지적해왔다. 정부가 권력의 힘으로 내리누르고, 보수언론이 자본에 기생하는 온갖 나팔수들을 동원해 진실을 가린다 해도 이같은 본질이 결코 바뀌지 않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력과 철도노조 등이 저들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통신 노동자들은 온갖 악조건을 뚫고 투쟁으로 떨쳐 일어섰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정부와 자본이 공권력과 오도된 여론의 힘을 빌어 언제까지 노동자를 짓밟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정부가 밀어붙이는 ‘구조조정’ 정책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지금 국내외 초국적자본의 ‘앞잡이’ 노릇에 충실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국가경제에 대한 조절능력을 상실하고 초국적자본에 종속되는 길로 치닫고 있다. 그러니 국가의 가장 큰 책무 중의 하나인 공익성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사실 이같은 현실이 공공부문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민간부문에서도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기업이 문을 닫거나 외국자본의 수중으로 넘어갔으며, 그 와중에 노동자들은 감원일변도의 구조조정에 희생됐다. 지금도 데이콤, 철도차량 등 수많은 노동자들이 빗나간 정책과 경영행태에 맞서 싸우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폐해는 더욱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결코 정책의 일부를 손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신자유주의 정책 자체를 폐기하는 것이야말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본다. 그 위에서 경제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우선 외국자본의 종속에서 벗어나 자립적인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게 절실하다. 또한 소수에 집중된 소유구조, 비민주적 경영, 관치경영 등 우리경제의 암적 요소를 청산해야 한다. 나아가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 국가경제 전반에 걸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3년의 실정 속에서 올바른 교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진정 위기에 빠진 경제를 구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한다면 우리의 경고와 제안을 흘려듣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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