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조조정 일정에 쫓겨 비현실적 ‘지급여력기준’ 강요
정부가 국내보험사에 현실과 동떨어진 ‘지급여력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생명·손해보험 등이 몰락할 위기에 처해 해당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무금융노련(위원장 김형탁)은 지난 12월15일 금감위 앞에서 1천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어 보험사 지급여력기준 철폐를 철폐를 촉구한 뒤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를 다짐했다. 연맹은 “연대 구조조정 마무리라는 정치일정에 쫓겨 재경부와 금감위가 국내 현실을 무시하고 내놓은 졸속적이고 즉흥적인 전시행정”이라며 강력한 대응투쟁 의지를 밝혔다.
연맹은 이와 관련해 국내 보험산업 발전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현실적인 기준을 새로 정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연맹 정종승 정책국장은 “정부는 IMF의 요구에 따라 금융기관 구조조정 수단으로 은행의 경우 자기자본비율(BIS), 증권사의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을 내걸고 있다”며 “보험사에 이어 내년에는 증권사, 협동조합, 금고 등 제2금융권 전체로 투쟁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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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여력기준이란>
지급여력기준이란 ‘모든 고객이 일시에 보험을 해약할 경우 보험사가 약속한 금액을 전액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모든 고객이 일시에 보험을 해약한다는 경우’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 기준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의 요구에 따라 유럽연합(EU) 국가 수준으로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여러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외국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륜이 짧은 국내 보험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정상영업중인 회사도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돼 부실금융기관으로 인식되면서 유동성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현재 40여개 보험사 가운데 11개가 이 지급여력기준에 미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5개사가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급격한 침체 등 여러 요인으로 내년 3월 결산을 확정할 때 적기시정조치 대상 기관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전체 보험사의 80%이상이 지급여력 1백%에 미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해당 사업장에게 “IMF와 다 끝난 얘기이며 개혁조치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용하라”고 강요하며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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