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간부 합동수련회, “이번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도입하자”
‘민주노총에도 여성할당제를 열어 젖혀라.’
노조 여성간부들이 지난 12월15일부터 이틀 동안 한 곳에 모였다. 지부장, 부위원장, 사무장, 상집간부, 간사 등 다양한 직책의 여성간부 30여명이 합동수련회를 연 것. 민주노총에 여성할당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공유하고 실천을 결의하기 위해서다.
수련회는 1시간의 강의와 30분의 발제에 이어 모두 토론으로 진행됐다. ‘할당제를 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에 관한 토론결과가 흥미롭다. “노조내 관료화 극복이나 민주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성노동자의 역량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여성문제 해결에 보탬이 될 것이다”, “한국노총과의 차별성도 높이고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 “술자리 중심으로 주요정보가 공유되는 노조문화를 바꿔낼 것이다”, “중기적으로 조직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성문제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여성조합원들의 대변인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문제점도 제기됐다. “할당제가 된다고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게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과 “할당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장기적인 것과 단기적인 것으로 구분해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거나 남녀의 연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반대논리에 대해 설득력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제기도 있었다.
이어서 민주노총 2001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할당제를 관철하기 위한 실천과제를 놓고 연맹별 토론이 진행됐다. 각 연맹별로 파견대의원들을 적극 설득해 나가는 한편 자신이 속한 연맹과 단위노조에서도 할당제에 대한 여론을 형성해 나가자는 데 대체로 뜻이 모아졌다. 특히 금속산업연맹은 “민주노총 대의원의 다수를 우리 연맹이 차지하는 만큼 책임이 크다”고 밝혔으며, 여성조합원이 70%가 넘는 보건의료노조는 ‘30% 할당을 넘어 70% 비례제를 향하여’ 라는 구호를 선보이고,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 스스로의 자각이 높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며 본조 차원의 논의를 당부했다.
한편 민주노총에 하고싶은 말을 쓰도록 한 평가서에서는 “총연맹이 여성사업을 하나의 부서사업으로만 보고 있는 것 아닌가”, “단위노조에서 외롭게 일하고 있는 여성간부들이 함께 모여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달라”, “회의문화 등을 보면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전반적인 고려가 없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광주에서 참가한 간부가 데려온 다섯 살 난 아이가 부르는 동요를 격려가 삼아 시작한 결의대회를 끝으로 수련회를 마무리했다. ‘할당제 도입’부터 민주노총 여성사업에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작지만 아름다운’ 여성간부들의 고민이 또다시 좌절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혜순/민주노총 여성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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