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재벌과 싸우고 있다”

지난 11월7일부터 40일 넘는 전면파업을 이끌고 있는 데이콤노조 이승원 위원장을 만났다.

△투쟁이 길어지는 이유는.

=노조는 단협요구안까지 철회하며 원만한 타결을 위해 애썼지만 회사쪽은 여전히 개악을 고집하고 있다. 열쇠는 전적으로 LG그룹과 회사쪽에 있다.

△조합원들의 참가율이나 결의가 매우 높은데.

=조합원이 흔들릴만하면 집행부를 고소고발하고, 직장폐쇄를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럴수록 조합원들은 더욱 단결했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도와준 꼴이다. 우리는 결코 공격적이지 않고, 방어적인 투쟁을 하고 있다.

△현재 가장 힘든 부분은.

=솔직히 힘든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집행부가 조합원을 격려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조합원들이 집행부를 격려하고 있어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 다만 우리가 사이버투쟁을 벌였을 때,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반대로 회사의 사주를 받거나 보수적인 사람들, 또 주주들이 우리 투쟁의 본뜻을 왜곡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언론이 제일 어렵다. 마치 우리가 지나진 요구를 한다거나, 회사의 인사경영권을 침해해서 벌어진 일처럼 왜곡보도하고 있다.

△이번 투쟁에서 꼭 쟁취할 목표는.

=구조조정이나 인사에서 노사합의를 지켜내는 것이다. 회사는 ‘협의’로 개악하자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회사가 이 개악안을 완전히 철회한다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 또 하나 회사가 주장하는 것이 무노동무임금이고, 고소고발 등 법적인 문제도 남아있다. 그러나 파업이 끝나도 현 경영진과는 같이 일 할 수 없다. 다음해 주주총회 등에서 회사가 LG재벌한테서 독립경영을 통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싸워나갈 것이다.

△이번 투쟁의 의의는.

=LG그룹과 회사쪽이 꾀하는 개별성과급·연봉제 도입, 사업·인력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위해 단체협약을 유지하는 사전투쟁의 의미가 있다. 연봉제, 구조조정 모두 관철되면 지금처럼 42일째 전조합원이 참여하는 완강한 투쟁을 할 수 없다. 이번 싸움에서 이기면 LG와 데이콤은 인력을 잘라내지 못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재벌을 타격하는 싸움이 정권 퇴진투쟁보다 어려운 우리나라 조건에서 LG그룹을 타격하는 데이콤 투쟁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전체 노동운동진영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쉽지 않겠지만 우리 투쟁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해 아쉽다.

이황미 leehm@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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