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고용(노동)허가제 도입됐으면”
버마출신 이주노동자 뚜라씨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선반제조업체 노동자 뚜라(Thura)씨의 새해 소망은 외국인 고용·노동허가제가 국회를 통과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한국에 체류하는 30만 외국인노동자들이 아무런 차별 없이 사람답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산업연수생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불법체류자가 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마 출신인 뚜라씨는 94년 한국에 산업연수생으로 와서 충북에 있는 한 자동차시트 제조업체에서 일했다. 버마에서 기계생산과 조립을 공부했던 탓에 산업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뚜라씨는 여느 외국인 노동자들처럼 기술도 배우고 돈도 벌 요량으로 한국에 왔다.
그러나 뚜라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푸대접과 질시였다. 얼굴 생김새가 다르고 가난한 나라에서 온 탓이다. 말이 서툰 탓에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루에 14시간이 넘도록 일해야 했다. 한달 잔업만 1백50시간이나 됐다. 월급이 제 때 나오지 않아 따졌더니 관리자가 “말이 많다”며 주먹을 휘둘러 제대로 항의할 수도 없었다. ‘우리도 사람인가’라는 생각만 머리를 맴돌았다. 뚜라씨는 결국 6개월만에 충북을 벗어나 서울로 왔다. 그러나 취업 알선업체를 통해 버마를 떠났기 때문에 그는 매달 얼마간 갚아야 할 돈이 있었고, 공장을 벗어난 순간 불법체류자가 되고 말았다.
천만다행으로 서울에서 묵고 있는 버마 출신 동료들을 통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러다 인천 남동공단까지 흘러온 것이다. 지금은 한국말도 아주 능숙하다. 불이익에 대해서도 대처할 만큼 한국생활에 적응이 됐다. 뚜라씨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미얀마공동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노동에 자다가 갑자기 죽는 동료들을 두 눈으로 보고 산재를 당해도 손을 쓸 수 없는 친구들을 위해 법률상담 등 여러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실은 당장 한국을 떠나고 싶지만 어려운 처지에 놓인 동료들을 위해 그럴 수는 없죠. 전태일 30주기 추모집회에도 나가고 우리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내년에도 싸울 거예요.”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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