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위 결정 잇따라…대법판례는 부인해 법개정 시급

그 동안 ‘노동자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을 빚었던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등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가 잇따라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있다. 이는 근기법 조항을 들어 이들의 노동자성을 부인한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것이어서 관계법 개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지노위는 지난해 9월 관악CC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한데 이어 12월19일에도 한성CC 노동자들에게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경기지노위는 이와 관련해 “한성CC가 ‘경기보조원 없이 골프장을 운영하겠다’며 지난해 9월8일부터 이들의 출입을 막은 것은 부당해고”라며 노조(위원장 이영화)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회사(대표이사 강병준)는 해고된 노동자들을 원직에 본직시켜야 한다”며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회사쪽은 지난해 6월 노조가 설립된 뒤부터 업무배치와 교섭, 합의서 서명을 거부하고 가스살포, 폭행 등을 일삼았으며, 노조는 이에 맞서 부당노동해위 구제신청을 낸 바 있다.

경기지노위는 △업무와 출·퇴근을 회사가 지휘·감독하는 점 △캐디피 책정과 지급에 회사가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점 △임금체계·무보험관계 등 만으로 노동자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이들이 노동자임을 인정했다.

한편 대법원은 골프장 경기보조원,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지입차주, 텔레마케터 등 특수고용직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사용자들은 그동안 이를 빌미로 ‘노동자가 아니다’며 교섭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 판례는 특수고용직이 노조법상 노동자여서 노조결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근기법 조항을 들어 노동자임을 부인하는 모순을 안고 있어 학계와 노동계의 비판을 사왔다.

민주노총 권두섭 법규차장(변호사)은 이와 관련해 “근기법상 노동자는 사업장내 출퇴근이 일정한 정규직 노동자로 제한될 소지가 있는 반면, 노조법상 노동자는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및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자로 밝혀 보다 포괄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산업사회가 발전할수록 재택근무·파트타임·자기소유의 생계수단을 활용하는 경우나 제3자의 조력을 받는 경우 등 노동자의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어 이같은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과 비정규 노동자 기본권 보장과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지난해 ‘비정규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노동자의 규정을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는 제공하는 자’로 개정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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