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의 기본적 인간 욕구의 충족을 보장하라

세계사회포럼 에릭 투생·아르노 자샤리

보편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은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식량, 의복, 주택, 의료, 기타 필수 사회 서비스를 비롯, 자신과 자신 가족의 건강 및 안녕을 위해 충분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 누구나 교육과 노동, 사회복지를 누릴 권리를 갖는다.”

유엔발전프로그램(UNDP)에 따르면, 10년 동안 매년 400억 달러 정도면 이 행성 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보장하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기초적인 교육, 기본적인 보건, 적절한 식품과 음용수, 공중 위생, 그리고 여성의 경우 산부인과 등을 수립,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4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전세계 최상위 부자 225명이 축적한 부의 4%도 안되는 수치이다”(UNDP, 1998, p.33). 다시 말해 유엔발전프로그램은 전세계 최상위 부자 225명의 재산에 대해 4%의 특별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인간 욕구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권을 보장하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지만, 밝히고 있다. 현재의 빈곤은 풍부한 가능성으로 변화될 수 있다… 다른 비용과 비교해보자면, 이 총액은 가령 군사지출의 5%, 또는 전세계적으로 선전에 지출되는 연간 비용의 4%에 상응한다.

시장과 이윤의 법칙이 필수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 기대할 순 없다. 13억 인구는 깨끗한 식수를 박탈당했으며 20억 빈혈환자들은 충분한 구매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오직 단호한 공공정책만이 보편인권선언의 실현을 보장할 수 있다. 공공당국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치, 재정적 수단을 갖추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필수적이고 실제적인 조치들을 요구하는 강력한 사회운동, 시민운동이 없다면 이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지옥 같은 외채 순환을 깨뜨리자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옹호자들은 (동유럽을 비롯한) 개도국들이 지속적인 자금 유입을 누리려면 대외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1982년 외채 위기 이래 자금의 흐름은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계속 이동했으며 국제금융기구들의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지난 20년 동안 주변부에서 중심부로의 대규모적인 부의 순이전(net transfer)이 진행되었다. 외채 상환의 메카니즘은 이전에 작동되던 메카니즘(불공정 무역, 자연자원 및 인적자원의 착취)을 강력하게 뒷받침하였다. 1982년 이래 주변부 나라 국민들은 마샬플랜의 몇 배에 달하는 자원을 채권자들에게 지불하였다(현지 자본주의 엘리트들은 그 과정에서 가장 좋은 부분을 커미션으로 취했다). 공식적 담론과는 정반대되는 견해-제3세계의 대외 공공 부채는 탕감되어야 한다-를 채택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정당화가 존재한다. 상세하게 조사해보면 (1982년 이래 4배로 상환된) 제3세계의 외채는 부유한 북반구 나라들이 역사적으로 제3세계에 지고 있는 사회적, 생태적 채무에 비교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1999년 현재 (동구 블록을 제외한) 제3세계의 외채는 약 2조 6백억 달러(이 중 75%가 공공 부채이다)에 이르지만, 거의 40조 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채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미국 한 나라에 대한 공공, 민간 부채 총액만도 15조 달러에 달한다). 채권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제3세계의 대외 공공 부채를 전면 탕감할 수 있다면 채권자들의 포트폴리오(금융투자) 중 5%에 불과한 얼마 안되는 손실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 마침내 외채의 짐으로부터 해방된 이들에게는 보건과 교육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목적으로 쓰여지게 될 이 액수는 매우 엄청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실제로 제3세계 대외 공공 부채의 상환은 평균적으로 대략 연간 2천억 달러의 지출을 의미하는데, 이는 유엔발전프로그램이 규정한 기본적 인간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액수의 다섯 배에 달한다.

또 다른 대중적 오해는 신규 차관이라는 형태로 주어지는 많은 액수가 제3세계가 상환해야 할 금액을 쉽게 상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1999년에 제3세계는 신규 차관의 형태로 받은 것(이 또한 물론 부채 총액에 더해진다)보다 1천억 달러 이상을 채권자들에게 이전하였다.

결국 공식개발원조(ODA; 개도국에 대한 정부개발원조-옮긴이) 자금이 부채 상환의 부정적 효과를 중성화시킨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다. 1999년의 경우 공식개발원조 총계는 겨우 5백억 달러에 불과했는데 이는 제3세계가 외채 이자 상환에 지출하는 비용보다 여섯 배나 작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공식개발원조는, 유엔이 0.7%를 목표수치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국들의 국내총생산의 0.24%에 불과했다. 실제로 공식개발원조는 1992년에서 98년 사이에 33% 하락했으며, 이는 선진산업국 정부수반들이 1992년 히우데자네이루에 모여 한 약속과 극악한 모순을 보이고 있다.

외채 탕감에 있어서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유익한 효과를 보여준 역사적 사례들이 존재한다. 가령, 1953년에 있었던 전쟁 부채 51% 탕감으로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국이자 유럽연합 건설의 기관차가 되었다. 다른 역사적 전례들은 다음과 같다. 1917년의 러시아 외채 탕감, 1929년 위기 이후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외채 탕감, 1941년과 52년 일본의 외채 탕감, 1991년 폴란드에 대한 파리클럽(채권국회의-옮긴이)의 부채 50% 탕감 등등. 위에 언급한 모든 나라들은 탕감 조치 이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일부에서는 부채 탕감이 결국 국제자본에 대한 접근권으로부터 영구적으로 배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채무 위기의 역사에 관한 어떠한 진지한 연구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게다가 수년, 수십년 동안 국제자본에 대한 어떠한 접근권도 가져보지 못해온 대부분의 제3세계 나라들에는 이는 아무 의미도 없는 주장이다. 유엔발전프로그램은 “25개 개도국만이 민간 채권시장, 상업은행 차관, 포트폴리오 투자 등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UNDP, 1999, p.31). 유엔발전프로그램이 앞서 언급한 25개 국가에 동유럽 나라들을 포함시키고 있음을, 따라서 여기서 규정하는 개도국의 총수는 170개국임을 유념하라.

마지막으로, 국제법 상에 존재하는 개념이자 제3세계 채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악성 채무”라는 개념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제법에 의하면, 채무가 “악성”인 경우는 비민주적 정부에 의해 체결되어 채무국 국민이 그 수혜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국가의 필요와 이해에 합치하지 않은 채 독재 체제를 강화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국민들을 억압하기 위해 독재 권력이 채무를 체결한 경우, 이 채무는 해당 국가 전체 국민에게 악성이다. 이 채무는 해당 국민의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체제의 채무이며 이를 체결한 당국의 개인적 채무이다. 결과적으로 그 체제가 몰락하면 채무는 무효화된다.”(Willame, p.186) 채권자들의 책임은 의문에 처하게 된다… 다시 말해, 법리학은 국가 채무는 공공의 이해를 위해 체결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국 국민의 이해에 반하여 체결되고 사용되었음을 채권자가 인지한 채무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러한 채무 관계에 있어서 채권자들은 채무국 국민에 대해 적대적인 행위를 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독재 체제를 무너뜨린 국민들이 그 체제의 개인적인 악성 채무를 떠맡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보다 일반적으로 말해, 희생을 야기하는 부정행위와 부정한 목적을 위해 꾸며진 계획, 의심스러운 계약 등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북반구 은행가들과 세계은행 우두머리들은 채무국 국민에 대해 적대적 태도를 취한 죄를 범한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체결된 모든 계약은 따라서 완전히 무효이다.

외채 탕감이 인간 발전이라는 목적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채무 상환을 위해 지정된 돈이 해당 국민의 민주적 통제 아래 발전 기금으로 쓰여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단 외채 탕감이라는 첫 단계가 취해지면, 국제적 부채에 기반한 현 경제가 사회적으로 정의롭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로 대체되어야 한다.

발전을 위한 국제 보상 기금

제3세계가 겪은 수세기의 고난을 인정하면서 그리고 현재 진행되는 논법으로부터 근본적으로 단절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역사적인 범죄에 대한 보상을 위한 발전 기금을 설립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남반구 엘리트들이 부정취득한 자산을 제3세계 시민들에게 환수하라. 지배 당국과 현지 자본가들이 부정하게 축적한 상당한 부는 민간 금융기관들의 적극적 공모와 북반구 정부들의 암묵적인 동의(이러한 관행은 오늘날까지 계속된다) 아래 대부분의 선진산업국들에 안전하게 자리잡아 왔다. 한 예로 고(故) 모부투 대통령의 돈(콩고민주공화국의 연간 국가예산의 10배에 상응하는 액수이다)의 상당 부분을 반환하는 것이 콩고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지를 상상해보라. 이러한 부정이득은 현지 국민들의 민주적 통제 아래 발전 기금으로 쓰여야 한다. 그러한 반환을 수행한다는 것은 이들 정부가 북반구와 남반구의 은행들에 보유한 자산에 대한 조사를 의미한다. 그러한 조사를 위해서는 전면적인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사는 다른 무엇보다도 부패를 저지른 이들이 처벌을 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투명성이 언젠가 부패를 이기려면(부패행위는 뇌물을 받는 자만이 아니라 이를 제공하는 자도 관계된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유일한 희망이다.

금융거래를 과세하라. 197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이 원래 제안한 이 아이디어는 다른 경제학자들에 의해 채택되었고 그 후 국제 네트워크인 시민지원금융거래과세연합(ATTAC; 이하 아탁)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과세는 상당량의 돈을 발전을 위해 자유롭게 쓰여질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추산에 따르면 1조 달러에 대해 매일 1%만 과세해도 연간 7천 2백억 달러가 될 것이다. 하나의 작업가설로서 그들은 이를 둘로 나눌 것을 제안하고 있다. 거래가 이루어지는 나라들의 사회, 생태 기금으로 3천 6백만 달러와 남반구 국가들을 위한 재분배 기금(보건, 교육 등)으로 3천 6백억 달러를 쓰자는 것이다. 두 기금은 시민사회와 각국 정부를 대표하는 혼성 이사회가 관리하게 될 것이다. 아탁의 국제 강령에서는 0.1%의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연간 1천억 달러를 조성하고 이를 불평등과의 싸움, 공중보건 및 교육 서비스 제공, 식량 안보 및 지속가능한 발전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분명 이러한 세금을 얼마나 부과해야 하는지를 졍확하게 계산하는 건 불가능하다. 과세율과 금융 유동량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빈의 초기 제안 이래 계속되어 온 시장의 세계화라는 견지에서 보면, 모든 금융거래(주식, 채권, 경화(硬貨), 파생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금융 운영자들이 다른 시장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를 회피하려 하기보다는 이러한 연대세(solidarity tax)에 “익숙”해지게 하도록 말이다.

최소한 국내총생산의 0.7%에 이르도록 공공발전원조를 확대하라. 부유한 나라의 정부들이 공식개발원조를 확대하기로 약속한 이래 아침이슬처럼 증발해버린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는 사실은 참을 수 없다. 0.24%라는 현재의 평균을 감안하면 공식개발원조는 앞서 행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 배로 증가되어야 한다. 공식개발원조가 5백억 달러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 배로 확대될 경우 전적으로 무상공여(보상금으로서, 즉 흔히 그러하듯이 수출에 대한 신용이나 양허성 차관(IMF의 빈곤감소 및 성장지원제도자금, 세계은행의 국제개발협회자금 등의 차관-옮긴이)의 형태로 주어져서는 안된다)로 지불되어야 하는 액수는 연간 천 5백억 달러에 달해야 한다.

최부유층의 재산에 대해서 특별세를 부과하라. 유엔무역개발회의는 1995년 보고서를 통해 최부유층의 재산에 대해 공통된 특별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부과되는 이러한 세금은 상당한 기금을 결집시키게 될 것이다.

새로운 발전 전략

채권자들이 남반구 국가들에 대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강요하게끔 하는 현재의 발전 전략 대신에 내생적이고 통합적인 발전 전략이 채택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세 단계를 통해 수행될 것이다.

구조조정 정책을 종식시켜라.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외부의 변동(물가 하락, 투기자본의 공격 등)에 대한 의존성을 높임으로써 각 국가들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여하한 형태의 사회적 발전(교육, 실업, 의료 접근권 등)을 가로막으며 주변부 시민들로 하여금 물가가 상승(부가가치세, 통화가치 하락, 물가임금연동제 폐지 등)하는 동안에도 소득은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기만 하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중단되어야 한다.

부분적으로 자기기반적인 발전 모델을 채택하라. 이러한 모델은 국가로 하여금 국제 교역에 개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충분히 견고한 국내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발전은 정치, 경제적으로 통합된 지구들을 창출하고 내생적인 발전 모델에 집중하며 국내 시장을 강화하고 자체 자금조달을 위한 국내 저축 기금을 창출하며 교육 및 보건을 발전시키고 누진 과세 및 부의 재분배를 위한 기제들을 확립하며 수출을 다변화하고 소농들에게 보편적인 토지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농업개혁을 도입하는 등 여러 결과를 수반한다. “주변부”는 모든 기술과 자본을 보유한 “중심부”에 원료와 값싼 노동력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사고에 근거하여 구성된 오늘날의 전지구적 구조물은 지역적 경제 그룹화로 대체되어야 한다. 오직 이러한 자기기반적인 발전만이 제3세계의 경제발전(그 결과 확대해서 보면 세계 그 자체의 경제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인 남-남관계를 태동시킬 수 있다. 이러한 통합된 지구들은 경제, 사회적 규제 권한을 갖는 지역 당국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통상 규칙을 수정하라. 현재의 세계 통상 규칙은 남반구 상품에 대한 북반구 나라들의 보호주의에 다름아니며 동시에 남반구 국가들에게 북반구 상품에 대해 자국 시장을 개방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역전되어야만 한다. 남반구의 상품이 북반구 시장에 광범위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남반구 국가들에게는 영양 자급자족을 우선에 둘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보호주의가 용인되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세계 통상 규칙은 엄격한 환경, 사회, 문화적 기준에 종속되어야 한다. 보건, 교육, 수자원, 문화는 세계 통상의 영역에 자리잡을 수 없다.

자본 통제 메카니즘을 복원하라

자본이동을 통제하라. 국제자본의 무자비한 흐름이 낳는 파괴적 효과를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적절한 조치 가운데 하나는 의무가변예치금제를 수립하는 것으로 모든 자본 유입에 대해 투자 총액의 30%를 1년 동안 예치하도록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만 투자하도록 장려받는) 투자자는 1년 후에 예치금을 돌려받는다. 이 예치금에는 이자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매도 전 최저 1년간 주식 및 채권 보유 의무화, (금융 조작을 제외한) 상거래로 환전 제한, (경제학자 베른트 슈파흔이 제안한) 지나친 파동의 경우에 대한 중과세 등 다른 수많은 통제 조치들이 있다.

금융시장을 재규제하라. 통화시장의 탈규제는 금융투기의 과도한 발전을 낳았다. 단기투자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복잡한 신규 금융상품이 매일 발명되는, 민간계약에 의한 파생상품 사업의 경우에 규칙이나 통제의 부재가 더욱 두드러진다. 투자자들이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밀 가격과 원유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를 추측해서 투기할 수 있는 회랑상품(corridor products)이 가장 주목할만한 예이다. 밀과 원유는 그로부터 시세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가 파생하는 ‘기초’ 자산이라 불린다. 두 당사자에 의해 미리 정해진 대로 두 상품의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가 일정한 한계(회랑) 안에 유지될 경우 투기자들 중 한편이 승리하게 된다. 상관관계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경우 다른 편 투기자가 초과분을 챙긴다. 분명 어느 쪽도 “기초” 자산의 본성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는 밀과 원유는 (주가지수 대신) 한 달 동안 투기할 수 있는 변동상품에 불과하다. 실물경제 상의 가치는 돈에서 돈을 버는 게 유일한 목적인 이러한 조작의 결과에 따라 변동한다. 이제는 모든 금융조작을 추적하고(누가 무슨 일을 무슨 목적으로 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그에 따라 적절히 규제하는 수단을 수립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통화시장을 재규제해야 할 때이다.

조세피난지들을 없애라. (매년 5천억에서 1조 5천억 달러 정도가 돈세탁되는) 조세피난지는 금융거품을 팽창시키고 합법적인 경제를 약화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또 다른 조치들

무기생산을 전폭적으로 감축하라. 전세계적으로 긴축예산이 강요되는 한편에서 군사예산 감축은 여전히 금기사항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저지되어야 한다. 부유한 북반구 나라들은 많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단 세 나라가 전세계 무기판매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 50%, 프랑스 15%, 영국 15%).

여성의 해방. 세계여성행진이 지적했듯이, “여성들이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상황은, 서로를 자원으로 이용하고 서로서로 지탱해주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가부장적 태도라는 두 가지 전세계적 현상의 결합된 힘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두 현상은 절대 다수의 여성을 문화적 열등성, 사회적 평가절하와 경제적 주변화, 여성의 존재와 그들의 노동의 비가시성, 여성 육체에 대한 상품화 등의 상황에 성공적으로 묶어두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진정한 ‘아파르트헤이트’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여성행진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세상, 여성들이 가정폭력, 강간, 매춘, 인신매매, 성희롱, 사회적 폭력, 국가 폭력 등 모든 종류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세계여성행진은 여성들이 감내해야 하는 빈곤과 폭력의 구조적 원인을 다루고 구체적인 요구를 제시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다른 많은 조치들이 있지만 여기서 모두를 나열할 수는 없다. 몇 가지만 언급하겠다.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임금소득자와 실업자의 공존을 낳은 현재의 노선과 정반대되는, 노동시간의 근본적 단축을 통한 보편적 고용권, 이동과 정착의 자유, 긴축정책을 야기하고 시민들의 소득을 대규모적으로 자본 소유자에게 이전시키는 결과를 낳는 공공 부채 메카니즘의 중단 등이 그것이다. 모든 시민에 대한 보편적 소득이나 사회적 조항의 작성 등 보다 복잡한 다른 문제들도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리카르도 페트렐라가 지적하듯이, “정치적으로 긴급한 문제가 충족되는 것은 오직 공공선을 추구하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는 무엇보다도 우선 인류 공통의 유산이라는 지위를 부여받아야 하는 수십억 인류의 존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활조건(공기, 깨끗한 물, 대양, 태양 에너지 등)의 보호와 복원을 의미한다… 전지구적 정치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과제는 모두를 위한 안보(식량, 환경, 금융, 건강), 평화, 문화적 다양성, 인류에 대한 범죄 제지 등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무역기구의 규범으로부터 단절하는, 새로운 전지구적 금융, 통화 체제와 국제무역의 새로운 규칙을 규정, 수립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긴급한 문제이다.”([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999년 8월호).

* 이 글은 에릭 투생·아르노 자샤리 저, {세계화에 도취한 배: 지구촌의 기항지}(Toussaint Eric et Zacharie Arnaud, Le Bateau Ivre de la Mondialisation. Escales au sein du village plan taire, CADTM -Bruxelles / SYLLEPSE – Paris, 2000, 264pp)에서 영역한 것이다.

1> 에릭 투생, {당신의 돈인가 아니면 삶인가(Your Money or Your Life)} 6장을 보라.

2> 크리스 조슈닉, “외채에 대항하는 새로운 합법적 길: 국제법정에의 청원”(Chris Jochnick, “Nuevos caminos legales para enfrentar a la deuda: una peticion a la Corte Mundial”, in Un Continente contra la deuda, Quito, 2000)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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