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일하고 싶다!
삼미특수강 등 장기파업 해 넘긴 사업장, 10여 곳 넘어
새해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 여느 사람 같았으면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방안에서 새해 소망을 가슴에 품었을 2000년 12월 31일, ‘동지’들과 함께 농성장에서 새해를 맞은 사람들이 그들이다.
5년간 고용승계 투쟁을 하고 있는 최장기 투쟁 사업장인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을 비롯해, 투쟁 200여 일을 넘긴 이랜드 노조, 140일째 천막농성 중인 평화택시 노조 등은 해를 넘긴 대표적인 사업장들이다.
이들의 새해 소망은 단 하나. ‘일할 권리를 되찾는 것’이다. 지난 해에 풀지 못한 과제들을 고스란히 안고 맞은 새해, 장기투쟁 사태 해결을 위해 새로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최장기 투쟁사업장의 대명사가 된 삼미특수강노조(위원장 김현준)는 지난 97년 포항제철로 인수된 이후 180여 명의 조합원이 5년 동안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장기투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비관자살한 사람도 있고, 뇌경색으로 쓰러진 사람도 있다. 지금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2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김현준 위원장은 “억울해서 그만 못 둔다. 대법원 판결이야 어떻게 나든 끝까지 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회를 열고 있는 이랜드노조(위원장 배재석)는 대표적인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사업장이라고 할 수 있다. 8일로 파업 208일째인 이랜드노조는 지난 해 6월 비정규직 분회가 임금인상과 불법도급 철폐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후 사무전문직, 아울렛분회 등이 잇따라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후 회사측과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위원장, 분회장 등이 삭발·단식 투쟁을 벌여왔으며, 12월 8일에는 공권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현재는 12월 29일 재개된 교섭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랜드와 함께 현재 ‘뜨거운 감자’인 한통계약직노조도 무기한 상경투쟁을 결의하고 나섰다. 한국통신은 교섭기간 중에도 계약직원에 대한 계약해지를 강행하는 등 교섭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관련기사 7면).
또한 100여 일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창프라자시설관리노조, 철도차량3사노조, 평화택시노조 등도 해를 넘기며 장기간 투쟁 중이다. 특히 군산개정병원지부는 임금체불 20개월째, 병원정상화 투쟁 700여 일 째를 맞고 있으며, 천막농성투쟁 400여 일을 훌쩍 넘겼다.
이밖에도 무수히 많은 사업장들이 해를 넘기며 장기농성 중이다. 오늘날 한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투쟁사업장. 여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이들에게 ‘투쟁의 승리’로 따뜻한 봄을 선사하는 것이 함께 하는 자들의 몫일 것이다.
이현주 / lhj@lef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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