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포기하면 끝없이 밀린다”

정부·자본 공세에 저지선…개별투쟁 모아 전선확대 방침

민주노총이 복수노조 금지조항 전면폐지와 근기법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 즉각 도입을 위한 공세적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 2월9일 노사정위가 복수노조 금지조항 삭제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5년 동안 유보키로 합의한 데서도 볼 수 있듯 정부가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깨트린 채 자주적 단결권을 제한하고, 노동시간 단축까지도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노사정위 합의가 국회에서 법개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쟁취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당장 대중투쟁으로 맞서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전국의 단위노조 대표자 5백여명이 모이는 비상결의대회로 포문을 열었다. 우선 간부대오를 중심으로 투쟁결의를 모은 뒤 이를 현장에까지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현안문제와 관련한 요구를 밝히는 한편 정권퇴진투쟁으로 힘을 모아나간다는 결의를 모았다. 이는 약속을 어긴 채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김대중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월차·생리휴가 폐지, 변형근로도입 등 대대적인 근기법 개악을 꾀하고 있는 자본쪽의 움직임에 맞서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복수노조 유예에 대해서도 ‘자주적 단결권 완전보장’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하면서 복수노조의 교섭창구 자율화, 교사·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 등 전향적 조치를 촉구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회쟁점으로 떠오른 뒤 지금도 주요현안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법·제도개선을 강력히 추진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계약직 채용 엄격제한 △위장자영업자(특수고용형태) 노동자성 인정 △파견법 철폐 △시설관리 노동자 고용승계 규정 마련 △단시간노동자 보호규정 마련 △비정규노동자 균등대우원칙 규정 △비정규직 사회보험 전면적용 △명예근로감독관제 도입 △근기법 상습위반 사업주 처벌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구조조정과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싸우는 사업장들과 장기투쟁 사업장들을 묶어 투쟁전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자동차노조(위원장 김일섭)는 예정대로 2월16일 1천7백85명의 정리해고자 명단이 발표되면 곧바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기획예산처가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관에 대한 예산편성을 유보하고, 이를 받아 해당기관 사용자들이 퇴직금누진제와 학자금을 폐지하는 등 전면적 단협개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공공연맹(위원장 양경규),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차수련), 사무금융연맹(위원장 김형탁)이 공동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세 조직은 이미 기획예산처 앞에서 두차례 항의집회를 가진 바 있고, 국립대병원 노조들은 지난 5∼7일 퇴직금누진제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오는 2월27일에는 기획예산처 앞에서 대규모집회를 연 뒤 임단협과 연계해 공동투쟁전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IMF와 IBRD의 요구라며 금감위가 손해보험, 생명보험업계 등 제2금융권에 ‘지급여력비율’을 강요하고 있어 보험사의 80%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떠올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사무금융연맹 산하 손보·생보노조들은 공투위를 구성해 지난 1월7일 합동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을 결의해 두었다. 이어 2월9일에는 금감위 앞에서 집회를 가졌으며 2월19일부터 나흘동안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3월중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노조 역시 2월 임시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을 개정한다는 목표아래 17일 영남지역 교사결의대회를 여는 등 단위학교 투쟁을 사립학교법 개정투쟁으로 집중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와 함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4년째 싸우고 있는 삼미특수강노조를 비롯해 정규직화와 불법도급 철폐를 요구하며 파업 석달째를 맞고 있는 한국통신계약직노조,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징계철회를 요구하며 여덟달째 싸우고 있는 이랜드노조, 위장폐업 철회와 병원정상화 등을 위해 장기투쟁중인 동광주, 군산개정, 진해현대병원노조, 또 CBS, 국민일보, 자동차운전전문학원노조 등 장기투쟁 사업장들을 묶어내 현안해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황미 leehm@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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