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압을 이겨내고 타오른 투쟁의 불꽃
따스한 3월의 봄빛은 부평에도 예외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부평역과 부평공장 일대는 모심어 놓은 것처럼 전경들이 쫙 깔려 준전시상태다. 현재 부평공장으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은 전투경찰에 의해 봉쇄돼어 있다.
전경이 4인 1조로 공장 내 중심도로를 순찰한다.
부평공장내 노조사무실은 ‘원천봉쇄’되어 있다. 노조사무실로 통하는 모든 통로가 용접되어 있다. 그 공장안을 수십대의 전경차가 자기집 안방인양 차지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군대를 막 제대한 것으로 보이는 용역들을 투입하여 식당 등 노동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조합원들을 감시’한다.
자본의 마수가 장악한 ‘절망의 공장’이 여기 있다.
하지만 절망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지난달 17일 순식간에 부평공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정리해고를 마무리하려 하였지만 그 작전은 분명히 실패하였다.
노동자들은 비록 공장을 빼앗겼지만 1750명의 정리해고에 맞서 짱돌과 화염병으로 투쟁의 불꽃을 살려왔다. 지도부는 부평의 산곡성당에서 거점을 확보하여 투쟁을 지휘하고 있다.
부평일대는 2001년 정세를 돌파하는 노동과 자본의 격전장이 되었다. 그 투쟁들이 확대되어 지방 노동청에 화염병 투척시위가 연이어 터지고 있으며, 지난 한달 간 집회가 매주 열리고 집회장마다 투쟁의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다.
이렇게 단기전으로 마무리하려던 투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정권은 속이 타고 있다. 빨리 투쟁을 정리시켜야 팔아먹을 수 있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고 있는 것이다.
화염병관련자 신고포상금을 만들겠다, 화염병전담반을 구성한다는 등 정권의 과민대응은 대우자동차투쟁으로 촉발된 전선이 이미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급기야 DJ는 2박3일의 방미일정 동안 GM 사장을 찾아가야 할 지경이 되었다.
며칠 전 아더앤더슨 명의로 ‘대우차가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는 부평공장을 3~5년간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라는 보고서가 보도되었다.
사측이 발행하는 ‘한마음’에도 “필요하다면 뼈를 깍는 심정으로 또 정리해고를 할 수도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이처럼 1750명 정리해고도 결국 정상화를 위해서 한 것이라기보다는 어떻게 GM에 매각할 수 있을까만 생각하여 저지른 짓이라는 것이 너무도 투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
대우자동차 투쟁은 한국경제를 철저하게 신자유주의로 재편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결국 노동자에대한 철저한 탄압과 희생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3월7일 대우자동차가 조업을 재개하던 날 백운공원에서 출근을 막으려는 조합원과 가족들에 대한 야만적 폭행은 이미 저들이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차별 연행은 물론이요, 19개월 된 아기까지 닭장차에 실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이미 도를 넘고 있다.
이제 정리해고의 아픔과 분노를 넘어 정리해고를 분쇄하는 투쟁으로 이어가야 한다.
이 투쟁은 1750명의 정리해고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국적 투쟁으로 확대되고 민주노조운동이 총력투쟁으로 2001년 정세를 돌파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는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RV동지들의 구로사업소에, 부평의 사원아파트와 가대위에, 산곡동성당에, 부평거리와 서울의 거리에 똑같이 내리쬐는 봄빛을 맞으며 무럭무럭 싹트고 있다.
동지들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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