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주의와 기후변화

상승하는 물결(www.risingtide.nl)

식민주의가 기후를 만난 곳에서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산업화된 국가들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기후 재앙을 초래

한 온실가스의 80%를 배출했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급속한 산업화의 팽창으로 인

해 초래된 것이다. 산업화는 식민지들로부터의 값싼 원자재의 유입으로 인해 이루어

졌다. 식민주의자들이 ‘제3세계’로부터 강탈한 상품들은 노예, 커피, 강철, 광물, 목화

등이었다. 무상의 노동력과 저렴한 식량 및 금속을 확보함으로써 식민지 개척자들은

자국에서 신기술에 투자, 발전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선진산업 세계의 사회, 경제적

발전은 식민지 국가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다.

유럽과 미국이 발전하는 동안에, 아프리카 대륙과 미주대륙은 각각 수세대에 걸친

노예 유출과 천연자원 강탈로 황폐화되었다. 이로 인해 식민지에서의 산업 발전이

가로막히는 결과가 초래되었고, 이들 나라는 오늘날까지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식

민 국가와 피(被)식민 국가 사이의 착취 관계는 오늘날에는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계속된다. 식민주의가 만연하던 시기에 식민지 개척자들이 전쟁과 공포, 폭력을 통

해 얻어낸 비교우위는 전지구적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과, 권력자들이 만들어내고 소

수의 이익을 위해 유지된 경제 체제의 결과인 환경 문제에서 분명히 남아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산업화 자체가 식민주의에 의해 연

료를 공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의 모습을 모양지운 세 가지 요인

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그 상호관계가 인식되지 않고 아무런 도전도 받지

않을 경우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다.

오늘날의 식민주의

기후변화의 역사는 식민 강대국의 산업화로까지 그 연원을 추적할 수 있지만, 대

기상의 여러 가스들의 알맞은 균형에 인간이 개입함으로써 나타난 이러한 결과로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하게 영향받는 이들은 산업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기후변화라는 암울한 이야기의 치명적인 아이러니는 오늘날 기후와 관련해 일어나

는 재앙들의 거의 대부분이 ‘개발도상’국들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나라들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는 현실적인 문제이고, 논쟁의 주제가 되거

나 미루어져서는 안될 문제이다. 우선, 미래에 이상기후로 인한 영향들은 불평등하

게도 대부분이 가난한 나라들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화된 국가들 내에서

유색인종이 빈민지역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인종주

의와 기후변화 사이의 연관성이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차원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기후변화가 일어날 경우, 가난한 사람들은 의지할 데가

전혀 없다. 그들은 이러한 극적인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보험도, 저축도 적절한 사

회복지 구조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죽고, 병에 걸리며 홈리스

가 된다던가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로 피난처를 찾아 떠돌게 된다. 미국, 캐나다,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나라들은 자국의 경제적 우위가 감소될 것을 우려하면

서 UN 기후변화회의의 진전을 방해하고 있는 주요한 나라들이다. 이러한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만을 목표로 행동함으로써, 전세계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적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다.

“인도나 중국과 같은 개도국도 지구를 뜨겁게 만들고 기후를 불안정화시킨 책임

에 대해 비난을 같이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환경 식민주의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인도 과학발전센터(CSD)

탄소 식민주의

기후변화가 실질적인 문제가 되어감으로써 가난한 나라가 받는 압력은 점점 증가

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각국 정부와 대기업, 일부 비정부기구들이 제안한 해결방안

은 기껏해야 현존하는 빈국과 부국 간의 불평등을 강화시키고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것들이거나, 심지어 최악의 경우 그러한 불평등을 훨씬 악화

시키는 것들이다.

그들이 제시한 해결방안 중의 하나는 ‘배출권 거래제(Emission Trade)’이다. 배출

권 거래제는 시장을 통해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적 사고에 기반

한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역사를 경제적으로 분석해보면 기후변화의 원인은 시

장에서의 소비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상품의 증대와 성장에 기반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이러한 사고에 입각한 해결책들이 적합한 것이라고 희망할

수 있겠는가?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에너지의 소비를 과감하게 줄여

야 한다. 이것은 단지 오늘날과 같은 에너지 사용량을 유지한 채, 공급원만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무제한적인 에너지와 상품의

소비는 토양의 침식과 산림 벌채, 수질오염, 생명종 다양성 저하 같은 수많은 환경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우리에

겐 다른 관련된 환경문제들을 제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된다. 따라서 우리

는 지구의 허약한 생태계에 참화를 가져온 시장세력들에 기반한 해결책을 용납할

수 없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시장을 근거로한 매커니즘들에는 이데올로기적 문제가 있지

만, 또한 국제 정치와 인간 행동이라는 냉엄한 현실에 뿌리를 둔 문제들도 있다. 기

후변화 조약 중 하나의 옵션으로써 탄소의 거래는 그 과정에서 한 나라 또는 기업

에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배출권 거래제로부터 돈을 벌어들이

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축 타겟이 아주 낮아서 그들이 쉽게 그에 도달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남은 여분을 팔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유엔이 유연성 메커니즘의 이행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세계은행은 새로운 탄소 방출 시장이 33조 3천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미 각 국가들은 서로간에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영국은 이산화탄소 감축목표가 12%였는데, 실질적으로 20%를 감축하게 됨으

로써 그 남은 차액인 8%를 미국에 1억 파운드에 팔았다.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식민주의와 연결되는가? 오늘날 세계의 정치, 경제적 구

조는 주로 앞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역사적인 과정 속의 식민지 황폐화로 인해 각 국

가간에 극단적으로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배출권 거래는 이러한 관계와 무관

하게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고 수백 년을 거쳐 계속되고 있는 억압과 불평등을 통해

만들어진 구조 속에서 작동할 것이다. 즉, 배출권 거래제는 이 구조 속에서 만들어

진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거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산업화를 통

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사용하지 않은 온실가스의 여분을 판매함으로써 재정적인 이

익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은 그들이 팔 값싼 상품이 더 이상 아

무것도 남지 않을 경우에는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며, 그들은 불안정한 시장의 움직

임에 따라 언젠가는 오염을 배출했다는 것에 대한 값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의 전지구적 경제 속에서 기존과는 다른 개념의 상품이 만들어짐에 따라, 세계에서

강하고 부유한 나라들은 오염에 대해서 값을 지불할 여유가 있겠지만 가난한 나라

에선 그렇지 못할 것이다. 단지 이러한 문제만이 아니라, 부유한 국가들은 자국에서

온실가스 방출량을 줄이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재해들은 증가할 것이

며 그에 대한 복구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가난한 나라들은 더욱 가난해질

것이다. 단순히 사람들이 재앙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 이외에도, 영국

국방부에서 결론지은 보고서에 의하면 미래에 일어날 전쟁의 대부분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초래된 자원의 부족(주로 물)에 기인할 것인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전쟁을 위해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누가 이익을 얻게될 것인가…?

기후변화와 인종

따라서 기후변화를 분석할 때엔, 반드시 사회 정의를 고려하는 속에서 이루어져

야 한다. 기후변화에 있어서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의 관계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

함으로써 세계 여러 민족들 사이의 불평등한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악화시키는 정

치, 경제 체제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아무 것도 변화, 개선되지 않을 것이며 사태가

악화되기만 할 것이다. 사회정의와 환경정의 사이의 연결에는 인종주의라는 보다 큰

차원이 존재한다.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의 대다수는 유색인종이며 이는 선진국 국민

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편견과 뗄래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연결된 빈곤으로 고통받

을 뿐만 아니라, 소수의 이익을 위해 작동되는 체제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적 위험

속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다. 1987년에 인종정의를 위한 위원회(CRJ)가 현실을 생생

히 폭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80년대 중반 미국에서 운동이 힘을 얻기 시작했

다. 이 보고서는 독성 폐기물 매립장이 빈민 지역이나 유색인종 밀집 지역에 압도적

으로 많이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또한 이러한 지역에서 환경 법

규를 위반하는 기업들에게 부과되는 과태료가 부유한 백인이 사는 지역에서보다 적

게 부과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리하여 미국 전역에서 변호사, 대학교수, 지역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결집이 시작되었다. 이것이 환경정의 운동의 시작이었다.

이 운동은 이제 흥미로운 국면을 지나고 있다. 점차 세계적인 규모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세계 민족 사이의 국제적 관계에 기초한 원칙들을 적용하고 있다. 환경정

의 운동은 인종, 경제, 정치, 환경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다. 지역 환경

과 세계 환경은 민족들 사이의 관계의 표현태이다. 유색인종이 거주하는 가난한 지

역에 독성 폐기물 매립장의 대부분이 건설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의 효과

또한 비슷한 양상을 띤다. 게다가, 기후변화에 대해 제시된 또다른 해결책은 원자력

의 사용이다. 이 계획은 부유한 나라와 기업들이 자국에서 탄소를 배출하기 위해 개

도국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기후변화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이 절대적으로 되어야 할 부유한 나라에서의 탄소

배출은 줄이지 못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을 핵폐기물과 재해 등으로 영구적으로 황폐

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기후 부정의에 저항하기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우선

적으로 부정의를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인종주의와 경제적 불평

등과 같은 맥락에서 기후변화의 환경적 측면과 사회적 부정의 사이의 관계를 주목

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일반 대중, 정부, 비정부기구들에게 너무 오랫동안 단

순히 환경 문제로만 여겨져왔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무서우면서도 생명

을 위협하는 문제들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 문제가 발생하기까지의 사회

적인 기본요소들을 인식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게 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고려하고 분석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

순히 이 문제를 또다른 어떤 시점으로 미루게 됨으로써 더 큰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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