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최근 우리 정부에 대해 호주제 등 성 평등에 어긋나는 제도의 폐지와 이를 위한 예산의 여성부 배정 등을 권고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이하 사회권위원회)가 11일 부계혈통만 인정하는 호주제와,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여아 낙태, 직장내 성폭력과 성희롱의 만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심화 등 한국 여성의 불평등한 지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 정부에 이를 시정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가 채택됐다고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최근 밝혔다.

보고서에는 신설된 여성부가 법률과 사회에 성평등적 관점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0.003%에 불과한 예산을 충분히 배정할 것과, 남아선호와 낙태를 뿌리뽑기 위한 광범위한 대중 캠페인을 벌일 것을 한국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정부가 지난 99년 제출한 제2차 정기 보고서를 검토·심의한 결과를 담은 최종 견해이자 유엔이 한국 호주제의 남녀차별성과 반인권성을 지적한 두번째 경고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99년 11월 `호주제가 여성을 종속적인 지위로 규정짓는 가부장적 사회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강화시킨다’며 호주제의 폐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하고도 `가족 성씨 선택의 자유권'(제16조)만은 유보해 놓았고, 지난해 114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낸 `호주제 폐지를 위한 청원’은 국회 상임위의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못했다.

여성단체연합은 “사회권 규약은 생존, 노동, 건강, 교육, 주거, 사회보장, 문화 등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를 담은 것으로 우리나라도 90년 비준했다”며 사회권위원회의 최종 견해는 가입국으로서 당연히 이행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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