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배가 요즘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성경험을 이야기하는 게 좋을지, 아닐지를 물어왔다.

“내 성적 경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처녀막 수술이라도 하겠다는 사람들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가요.”

참 중요한, 매우 현실적인, 그리고 많은 여성들을 곤경에 빠뜨렸던 고민이다.

이런 상황에 부딪쳤을 때, 아주 많은 시행착오와 오랜 ‘숙고’와 실험들 끝에 내린 내 결론은 이렇다. “테스가 되지 맙시다. 우리 죽지도 말고, 고백하지도 맙시다.”

테스, 첫날 밤 남편에게 성폭행 당했던 과거를 `고백’해 결국은 살인의 죄를 짓고 쓸쓸히 죽어간 여자를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으므로.

고백콤플렉스. 웬지 죄 지은 거 같아서 지레 자수하는 심리에 빠져 있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상대방이 캐묻는다 해서, 혹은 캐묻지도 않는데 양심에 찔려서 미리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성적 경험이 있고,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을 이미 몸과 맘으로 알고 있다면. 아무말 없이 분위기에 맞춰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자꾸 궁금해 한다면, `나는 지금 너 만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고 말해 주는 것이다. 만일 그를 정말로 좋아하고 있다면 말이다.

“성경험이 있느냐”며 을러대고, 과거의 경험이 용납 안되는 남자라면 차라리 헤어지는 편이 낫다고 본다.

이렇게 자신의 성적 경험에 대해 스스로 편하게 반응할 수 있으려면, 구태여 남자친구나 남편에게 고백하지 않아도 편안해지는 힘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승인’하는 데서 나온다.

혹여 스스로 `순결을 잃었다’는 낙인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면, `나는 한 남자와 성적인 친밀감을 나누는, 성숙의 과정을 지나왔다’거나 `나는 사람과 몸과 맘으로 관계맺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해 보았다’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나처럼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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