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지법 형사 항소 6부(재판장 주기동 부장판사)는 지난 1998년 검찰이 청소년용 만화 ‘천국의 신화’에서 음란한 내용을 표현했다는 혐의를 씌워 미성년자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던 만화가 이현세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우리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는 ‘천국의 신화’를 음란물로 기소했던 시점부터 검찰의 판단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폭압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왔으며, 자의적인 판단으로 표현물에 대한 규제를 일삼는 검찰과 청소년보호위원회의 분별 없는 행태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한편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는 ‘천국의 신화’ 관련 공청회를 통해 ‘천국의 신화’가 결코 음란물이 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탄압은 시민들의 기본적인 문화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는 점을 밝혔다.
또한 검찰의 반문화적인 판단에 이어지는 공소권의 남발이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문화산업의 진흥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는 자충수라는 사실도 충고했다.
따라서 “음란성, 폭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이번 사법부의 판단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판결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보통 만화의 표현을 현실로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라는 판결문은 매체와 수용자의 관계를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문구로서, 표현물에 대한 마녀사냥에 혈안이 되어있던 검찰과 청소년보호위원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일부 보수적인 시민단체들이 경청해야 할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우리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는 판결문에 대한 환영과 함께 일단의 우려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표현물 등급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게 책정되고 있으며, 이로서 표현물에 대한 시민들의 해석과 판단 능력 또한 계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는 이번 판결문에서 “이 작품의 구독대상은 전체 미성년자라기보다 신화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중 고교생 이상으로 봐야 한다”라고 함으로써,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는 이 작품을 전체 미성년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포를 두었으며, 아울러 “일부 장면을 제외하곤 이들이 볼 때 음란 잔인성을 느낄만한 장면을 찾기 힘들다”라고 하여 ‘일부 장면’에 예외를 두었던 것이다.
시민들의 문화물에 대한 해석과 비판 능력은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절실하게 요구되는 교양이자 덕목이다. 이러한 덕목의 부재로 현재 우리는 김인규 교사가 기소되는 우스꽝스러운 촌극을 빚는 사회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는 사법부의 시각이 더욱더 미래 시민의 덕목을 키우는 전향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것을 바라면서 이번 판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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