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노동계 강경 대응과 보수연합 기류
민주당은 지금의 위기 국면을 돌파를 위하여 한편으로는 노동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진행하고 있고, 다른한편으로는 보수연합의 재편에 따른 국정쇄신을 진행하고자 함.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4일 최고위원들과의 회동에 이어 당 고문단과 오찬회동을 갖는 것은 국정쇄신 구상을 가다듬기에 앞서 광범위한 의견수렴 작업의 일환인 것으로 보임. 또 김 대통령이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 3여 고위당직자들이 포함된 국정협 의회 참석자들과 만찬을 함께 하는 것은 최근 초·재선 소장파들이 당 정체성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 3여 공조의 틀을 굳건히 유지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 이에 앞서 3여는 오는 26일 국정협의회를 갖고 6월 임시국회 운영과 국정현안에 대한 논의를 가질 예정.
그러나 이러한 국정쇄신의 보수연합의 방향은 당내 갈등으로 인하여 통합성을 획득하면서 진행되는 것으로보이지는 않음. 민주당내에 “세대교체”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 당초 이해찬 정책위 의장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겨냥해 세대교체론을 제기 했으나, 여권내 일부 차기주자가 이에 가세하면서 50대와 60대 주자간 갈등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것임. 60대인 김중권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 세대교체는 있을 수없다”며 논의확산을 차단.
이에 이인제 김근태 최고위원 및 노무현 고문 등 50대 주자 “트리오”가 즉각 그 당위성을 주장하며 불지피기를 시도하고 나섬. 김근태 최고위원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영국·일본·독일 등 각국의 지도자가 모두 세대교체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엔 산업화 세대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차기 대선에서의 세대교체를 기정사실화 함. 노무현 상임고문도 “97년 대선때는 “정권교체가 중요하며 세대교체론은 사이비 “라고 주장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거론할 때가 됐다”며 “왜곡된 우리 정치문화에대한 변화요구와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세대교체론으로 집약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 이에 앞서 이인제 최고위원은 19일 저녁 한 강연에서 “통치의 시대, 수직의 시대 는 가고 경영의 시대, 수평의 시대가 왔다”며 “이는 세대교체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이에 맞게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 민주당내에서 일고있는 이 같은 세대교체론은 특히 “이회창 대세론”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음.
한나라당 보혁갈등 심화
김대중 정권의 통치능력의 취약성에 따라 한나라당은 권력창출을 위한 길을 걸어가고 있음. 한나라당은 21일 당사에서 이회창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국가혁신위원회 1차 워크숍을 갖고 혁신위의 과제와 방향에 대한이념무장을 시도했음. 이 총재는 국가의 비전을 제시할 기구로 의미를 부여했고, 유승민 여의도연구소장은 국가 정체성과 경쟁력·신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과 국가경영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밝힘.
한나라당 이회창은 23일 “386세대” 모임인 “파워비전 21(회장 김 준길)”회원 20여명과 대담을 갖는 등 청년층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음. 파워비전 21은 변호사, 박사, 공인회계사 등 “신보수” 성향의 전문가 집단으로 이번 대담은 정치지도자 초청 대담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짐. 비운동권 출신 현역 학생회장 20여명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짐. 이 총재는 이에 앞서 20일 저녁에는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 중앙간부 30여명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대화. 이 총재는 최근들어 청년층과 접촉을 확대하고 있고 이를 두고 여권일각에서 “세대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함.
한나라당은 당내 보혁갈등이 불거지고 있음. 북한상선 영해침범 사건에 대한 당의 강경대응에 제동을 건 김원웅 의원의 19일 의원총회 발언을 계기로 한나라당내 보혁 갈등이 재연될 조짐. 당 지도부는 “당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 속에서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보수 중진들은 “더이상 당 을 같이할 수 없다”며 문제제기를 할 태세다. 이에 대해 개혁파 의원들은 “최근 당이 지나치게 우경화되고 있다”며 “할 소리를 한 것 아니냐”며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기배 사무총장은20일 “김 의원 얘기는 매일 하는 소리 아니냐”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고, 김만제 정책위의장은 “우리당이라고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과민반응은 옳지 않다”고 유연한 대처를 강조했다. 당내 보수진영에서는 그러나 “김 의원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등 도가 지나치다”면서 “더이상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얘기가 터져나오기 시작.
대표적 보수파인 김용갑 의원은 “우리편 축구선수가 우리 골대에 골을 차 넣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강한 불쾌함을 표시한뒤 “당은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지지를 얻어야 하는 만큼 어느 시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선정국으로 향하면서 애매한 상태로 가서야 되겠느냐”고 말해 `출당’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자세를 취했다.
국회 동향
민주당 이상수 원내총무는 21일 국회법개정안의 상정문제에 관해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운영위원장 직권으로 운영위에 상정, 법안심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음. 국회법 개정안은 원내교섭단체 의석수를 현행 20석에서 14석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현재 소속 의원수가 20명인 자민련이 개정안의 운영위 상정·처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
20일 국회 교육위에선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 19일 한나라당에서 사학법 개정안 반대성명을 내놓으면서 “민주당 개정안은 일부 단체의 주장만을 수용했고 제2의 교육대란을 자초할 것” 이라고 주장한 대목을 놓고 공방이 오감. 민주당 개정안의 핵심은 재단이 갖고 있는 교원 임면권을 학교장에게 주는 것임. 회의가 시작되자 민주당 임종석 의원은 “우리 당이 낸 사학법 개정안이 제출된 지 두 달이 지나도 상정조차 못되고 있는데 오늘 상정해서 논의를 벌이자” 고 주장. 이어 “한나라당이 우리를 매도하는 것은 법 개정의지가 없음을 감추려는 정치술수” “한나라당의 성명은 우리들에 대한 인격적 모독이자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 등 민주당 의원들의 격앙된 발언. 그러자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의료개혁도 의욕만 앞세우다 국민을 혼란 속에 빠뜨렸다. 사학법도 현장에서 의견차가 큰 만큼 일단 기다릴 필요가 있다” 고 반박. 같은 당 현승일 의원은 아예 “국론 분열을 야기하고 있는 사학법 개정안은 국회에 상정할 가치도 없다”고 잘랐다. 이에 민주당 설훈 의원이 “차라리 사학비리를 방조하겠다고 말해라. 양심도 없냐” 고 소리를 질렀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말조심하라” 고 고함.
돈세탁방지법이 4월 임시국회에 이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도 처리가 무산. 여야는 18일 정치자금법 위반을 규제대상에서 빼는 대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계좌추적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돈세탁방지법에 잠정 합의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발과 야당의 합의 번복으로 처리하지못했다. 여야는 협의를 계속해 25일 본회의에서처리를 재시도키로 함. 정치권은 이날 시민단체에게 △정치자금 제외, FIU에 계좌추적권 부여 △정치자금 포함, FIU에 계좌추적권 불허의 2가지 방안 중 택일할 것을 제의했으나 시민단체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짐.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치자금을 뺄수도, FIU의 계좌추적권을 포기할 수도 없다”며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은 시민단체를 협박하는 것과 같다”고 말함.
노동계 파업에 대한 자본·국가, 국외 자본측 이데올로그들의 공격 총체화
전경련은 14일 오후 전경련회관에서 6월 월례 회장단회의를 열고 노동계 연대파업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노동계에 불법파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정부에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을 요구할 방침. 경영자총협회는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이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함.
이한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노동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법과 절차를 무시한 불법파업과 폭력시위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 특히 정부는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불참,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 보호대책 등 노동현안에 대한 논의는 외면하면서 보안법철폐, MD(미사일방어)체제반대 등 정치적 주장을 내걸고 국민불편을 담보로 하는 항공사와 병원 등의 파업을 배후 조정, 주도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 대검 공안부(박종렬 검사장)는 13일 전국 대형병원 노조의 파업돌입과 관련, 각 사업장별로 파업의 위법성 여부를 검토, 불법파업으로 판단될 경우 엄단할 방침이라고 밝힘.
정부와 민주당은 14일 오전 민주노총 연대파업에 대한 대책회의를 열어 병원노조 등의 파업동향을 점검하고 불법파업 행위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 입장을 재확인. 김호진(金浩鎭) 노동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화와 설득을 통한 조기해결을 유도하되 불법파업에 대해 엄정한 사법처리를 해나갈 것”이라며, “대한항공(KAL) 노조간부 14명에 대해 이미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힘.
경제전문가들은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자동차 등 한국 경제의 회복 여부를 가름할 외자유치, 해외매각 건들이 노동계의 강경 분위기 때문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 제프리 존스 주한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최근 한국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노사문제”라며 “엄격한 법 집행을 통한 강력한 노동정책과 사회 안전망 구축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
일본과 미국의 통상대표단이 잇따라 한국 노동계가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음. 미국 통상대표단은 12-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자동차협의회에서 “대우자동차 노조 움직임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차 인수 협상에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함.
6.12 연대파업 이후 구속노동자 급증
6.12 연대파업 이후 민주노총에 대한 정부의 강경 방침이 계속되면서, 구속·체포 노동자도 급속히 증가. 19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6월 들어 18일간 구속노동자는 30명에 이르러. 이는 올해 5월까지 구속노동자가 평균 18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도 안돼 평균을 훌쩍 넘어섰고 현재 체포영장 발부자만 48명에 이르고 있어, 구속자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현재 체포영장 발부자는 민주노총의 단병호 위원장, 이홍우 사무총장, 신현훈 대외협력실장 등 3명, 서울본부의 한아무개씨 등 지역본부 4명, 공공연맹 양경규 위원장, 대우차 12명, 여천 NCC 5명, 캐리어사내하청 4명, 건설운송노조 4명, 효성 6명, 동아공업 6명, 보건의료노조 3명 등. 게다가 19일 오전 여의도공원에서 70일째 농성 중이던 건설운송노조 레미콘조합원 농성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해 301명을 연행했고, 18일 동아공업에 역시 경찰병력을 투입해 9명을 연행해 구속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임.
특히 이같은 정부의 강경방침 속에서 검·경이 18일 집시법을 엄격히 적용해 도심집회 제한과 손해배상 소송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노-정간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우려돼 구속·체포 노동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이번 방침대로라면 지난 대우차 정리해고 사태 때 부평상황이 재연될수도. 당시에도 정부는 화염병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 대우차노조가 주최하는 모든 집회를 불허해 불법시위를 불러왔고, 결국 대우차 조합원에 대한 폭력진압. 한편 올해 총 구속노동자는 모두 120명이고, 현 정권 3년5개월동안 후 559명에 이르고 있어, 김영삼 정권 5년동안의 507명보다 이미 52명을 더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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