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들의 노래 문화를 일구어가는 햇빛세상을 찾아서…
“드럼을 치고 노래에 몰입해 있노라면 덜컹덜컹 거리는 기계소리가 느껴집니다.”
기자의 엉뚱한 물음에 햇빛세상에서 드럼을 치는 김덕성씨(남.34.엔지니어)는 이렇게 대답했다.
‘거제에서 구로까지 사슬끊고 외쳤던 날을…’
민중가요의 가사처럼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구로공단 오거리 부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래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포부를 가진 건강한 사람들 햇빛세상을 만났다.
햇빛세상은 1989년 구로 지역의 산돌 노동 문화원의 노래모임 ‘노동자 합창단’으로 구로지역 생산직 노동자 23명이 모여 결성되었고 현재는 햇빛세상이라는 이름으로 30여곡의 창작곡을 발표하고 20여회나 되는 콘서트를 가져왔다.
한때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멤버였고 현재는 햇빛세상에서 기타를 치는 문진오씨(남.36.컴퓨터기사)는 “노동자 합창단 시절에는 소비에트 레드 아미 코러스(웃으며)를 지향한다고 게인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며 현재 구로공단 지역에서 일어나는 공장들의 이전,노동자들의 이주,청소년층의 유입등의 변화들에 대해 가슴아파 하였다.
아울러 햇빛세상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들에 맞추어 변화해 왔다고 한다.
현재 멤버들은 과거처럼 모두 생산직 노동자는 아니고 주부,조율사,학생,엔지니어,서비스직,생산직등 다양하다고 한다.
작업복 차림으로 노래를 부르던 햇빛세상의 대표 김태열씨는”20대 초반 산돌노동문화원에 들어와서 선배들과 함께 ‘나이서른에 우린’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서른에는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보곤 했는데 어느덧 내 나이가 서른을 넘어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라는 노래를 즐겨듣곤 한다”며 햇빛세상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었다.
— 햇빛세상 10주년 공연 팜플릿 내용중에서—
’89년 산돌 노동문화원에서 운영한 “화요일의 노래마당”은 그 당시에 가장 활발했던 노래를 찾는 사람들. 노동자 노래단 등의 전문 노래패들의 공연으로 성황을 이루었고 매주 200여명의 노동자들이 자연스레 모일수 있었으며 그것을 계기로 산돌노동자합창단은 23여명의 회원들을 구성하여 노동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삶을 노래 하기 시작했으며,공단 지역의 많은 노동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지금,산돌 노동자 합창단은 햇빛세상으로 이름을 바꾸어 꾸준히 활동해 왔으며 지역 노래패로서 중심적인 자리매김을 하였다.10년전 선배들이 외치던 그 시절의 치열함과는 조금 다를지라도 햇빛세상은 대중들과 호흡할수 있는,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을 노래로 이야기하며 지금 까지 우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작업복 차림의 된장국 웃음으로 노래하던 김태열씨
드럼치며 공장기계들이 돌아가는 리듬을 느낀다던 김덕성씨..
한편 햇빛세상은 산돌노동문화원이 팔려나가는 사건으로 가슴아프게도 그동안 정들었던 산돌 노동문화원 지하의 연습실에서 나와 7월 15일이면 10여평 남짓한 지하공간으로 이사를 간다.
7월 14일 토요일 그들은 산돌노동문화원에서 ‘아듀!! 산돌문화원’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콘서트를 갖는다..
노동이 끝나고 나서 마지막 콘서트에 여념이 없는 햇빛세상 멤버들을 뒤로 하고 비가 내리는 공단 오거리를 걸어가며 그들이 생각하는 세상과 그들이 꿈꾸는 노래 문화를 상상하며 햇빛세상의 창작곡인 소금꽃 앞에서(작업복에 땀으로 피어있는 꽃)를 흥얼거려본다.
햇빛세상의 콘서트 “아듀 산돌문화원”은 2001년 7월 14일 늦은 6시부터 산돌 노동문화원 지하 콘서트장에서 진행된다.
문의 전화는 햇빛세상 대표 김태열씨 017-257-247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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