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은 악법일 뿐

총선연대 지도부, 정죄된 것은 낙선운동이 아니라 선거법 그 자체

총선연대 지도부는 서울지법이 작년 4.13총선 시기 낙선운동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판정하고 지난 12일 벌금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 위헌소송을 낼 방침이다.

서울지법은 “총선연대 활동의 공은 인정하지만 현행법에는 위반된다”며 작년 불구속 기소된 총선연대 최열·지은희 전 공동대표와 박원순 전 상임집행위원장, 장원 전 대변인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씩을 선고했고, 김기식씨 등 3명에게는 벌금 300만원씩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총선연대쪽이 ‘선거 후보자한테 적용돼야 할 선거운동 규제 조항을 유권자 운동 진영에 적용하는 것은 참정권, 표현의 자유 등을 보장하는 헌법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제기한 위헌제청 신청에 대해서도 “현행 선거법은 적절하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벌금대신 감옥을 택하겠다고 선언한 장원씨이외 지은희씨 등 5인은 어제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재판부는 실정법 위반으로 낙선운동의 지도부를 정죄하였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정죄된 것은 낙선운동이 아니라 선거법 그 자체”라며 “유권자들의 자구적 참정권 운동에 유죄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국민의 참정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것을 그 본래적 목적으로 하는 선거법의 기본정신은 질식당하였고, 법으로서의 정당성과 권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말았다”고 대응했다.

또한, 이번 형량에 대해 “이번 벌금형은 16대 총선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원들이 최근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등에 비교할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불법을 일삼는 낡은 정치인들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정치개혁을 위해 나선 유권자들의 자구적 행동에는 철퇴를 가한다면, 이런 선거법이 과연 무슨 소용이며 재판부는 어떤 정의를 위해 존재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총선연대 변호인단이 요구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재판부가 국민 대다수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평화적인 참정권 운동인 낙선운동의 헌법적 정당성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외면”했다고 밝히고 유감을 표명했다.

작년 총선 당시 국민으로부터 80%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냈던 총선연대 활동은 우리 나라 정치풍토 개선에 결정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정치개혁의 가능성을 열어준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선거법은 선거기간 내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종류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개정이 요구된 바 있다. 현재 총선연대 지도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위헌소송을 낼 방침인데, 이후 상급심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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