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달 6월5일 대우차 정상화 추진위원회 150여명이 금속연맹 사무실에 모여 “GM매각 반대 결사대”를 보낸 금속연맹 항의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대우자동차 노조 ‘최종학’ 대변인은 “민주노조운동 역사상 단사 조합원들이 상급단체사무실에 몰려가 항의 집회를 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개탄하였다”
7월 10일 열리기로 했던 임시대의원대회가 공장 내부 대의원들의 조직적 불참으로 무산되었다. 이에 대하여 현집행부와 정리해고 조합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대의원대회가 갖는 비중을 생각하여 다른 어느 때보다도 집중적으로 대의원을 조직하여 상경하였던 5개 지부 대의원들은, 정상화추진위원회(아래 정추위)에 대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과 분노를 표출하였다.
그 전날까지도 산곡성당의 집행부는 대의원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하여 비공식 간담회를 통해 정추위에서 요구하였던 6개 사항에 대하여 의제로 다룰 것을 약속하였으며 그 대신에 정리해고자 문제를 추가안건으로 처리해줄 것을 요구하였던 바 있다. 이에 대하여 정추위측은 ‘정리해고자 문제가 들어가면 매각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며 설왕설래를 계속하다가 급기야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간담회를 종료했던 바 있다.
무엇 때문인가? 사실 이번 대의원대회는 오히려 정추위쪽에서 대의원들의 서명을 받아내는 사전작업등을 거쳤던 것만 보아도 집행부보다도 오히려 정추위에서 더욱 적극적이었다. 그러니 만큼 정추위쪽에서 대의원대회를 불참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한일이다.
지엠에게 부평공장 문제는 꽃놀이패
그것은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매각협상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엠과 정부측은 제 3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매각협상을 진행하였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유회되었으며, 7월 내로 3차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의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부평공장 문제이다. 지엠측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한국시장과 동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형차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부평공장은 별로 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입장이 완전히 정반대이다. 정리해고로부터 4월 10일 경찰폭력에 이르기까지 이미 대우는 전사회화되어 있는 문제이다. 이런 상태에서 부평공장에 대해서 최소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자신들의 정치적 존립과도 긴밀히 관계되어있기 때문에 부평공장을 반드시 끼워서 팔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것은 지엠측에서 보자면 꽃놀이패일 뿐이다. 단가를 후려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부채탕감, 각종 세제상의 지원 등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김대중 정권 역시 딜레마에 빠져있다. 단가를 포함하여 다른 부분에서의 지나친 특혜는 또다른 정치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군산과 창원공장을 분리해서 매각하고 인천공장은 독자회생을 추진한다’ 라는 보도가 신문에 실린 바 있다.
이에 대하여 회사는 모든 것을 감수하더라도 부평공장을 포함하여 일괄매각되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에서 말한 단가에서부터 그 밖의 각종혜택과 함께 지엠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강성노조에 대한 정리를 미리 단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바로 회사는 현 집행부를 철저히 무력화시키면서 정추위만을 대화 파트너로 삼아서 지엠 매각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회사는 고용보장과 단협승계 및 노조승계가 핵심적으로 되어 있는 정추위의 매각조건 강화론조차 적지않게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매각에 약간이라도 걸림돌이 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인 것이다. 그래서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바로 며칠 뒤, 회사와 사무노위 그리고 정추위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범대위가 회사의 적극 지원 속에서 임시대의원대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대다수 대의원까지 참여하면서 발족식을 가졌던 것이다.
새로운 결의로 7월 투쟁의 선봉에 서야
상황은 분명하다. 그동안 노동조합은 회사 내부의 여론을 최대한 수렴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정추위와 수없이 많은 공식 비공식 간담회를 통해 입장의 차이를 조율하려고 했다. 외부에서는 ‘투쟁을 접은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아가면서까지 정추위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면서 공장정상화와 노동조합의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금 정추위는 단지 자신들이 요구했던 대의원대회조차 책임질 수 없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회사의 요구에 충실히 복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더 이상 대화는 커다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대명사인 ‘정리해고 철회’야말로 이 집행부가 어느 순간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정추위와는 분명히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 투쟁은 결코 외로운 투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정리해고 조합원들만이 아니라 회사 내부의 다수의 조합원 역시 공권력이 상주하고 관리직의 고도한 노동탄압으로 인하여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지만, 그것이 노동조합에 대한 암묵적 지지까지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다음과 같은 정서가 그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정추위에서 유인물을 뿌리면 사람 얼굴을 먼저 쳐다보지만 집행부에서 뿌리는 유인물에 대해서는 내용을 먼저 보려고 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