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두운 세상이다. 그러나 투쟁하는 노동자에겐 희망이 있다!
여름휴가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를 기다리는 소식들이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
지난달 27일 대법원은 96년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에 대한 포철의 정리해고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진형구 공안검사의 파업유도 발언은 취중 실언일 뿐이라 무죄라는 판결도 있었다. 정의를 심판하는 최후 보루여야 할 법원마저 노골적으로 가진 자들의 편을 들고 나온 것이다.
뒷배경이 그렇게 튼튼해서일까.
오늘로 파업 74일차를 맞는 효성, 파업 56일차를 맞는 태광과 고합, 파업 23일차를 맞는 버스에서 자본은 한결같이 고압적인 태도로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6일 오후 현대미포조선에서는 산재사고가 발생하여 하청 노동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3일 산재사고로 조합원 1명이 사망했는데, 불과 한 달 사이에 또다시 대형 산재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는 건 어두운 소식만은 아니다.
5년의 투쟁 끝에 허탈하게 맞이한 대법원 판결에도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은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우리는 대법원 판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든 일터를 되찾기 위해서 투쟁했던 만큼 정당한 복직투쟁을 계속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2월에 하청노조를 만들어 수없이 얻어맞으면서도 줄기차게 투쟁하던 캐리어 하청 노동자들 가운데 2년 이상 근무자 87명이 1일부터 캐리어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출근을 시작했다. 아직 아무런 돌파구가 없는 2년 미만 하청 노동자들을 위해서 노조발전기금으로 1인당 300만원씩 내기로 하면서.
5월에는 54년만에 철도민주노조가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지난달에는 발전산업노조에 전력산업에서 56년만에 민주집행부가 들어섰다.
그리고 무엇보다 효성 태광 고합의 화섬 3사와 민주버스 울산본부의 파업투쟁이 휴가를 뚫고 당당하게 계속되었다.
그렇다. 어둡기 그지없는 현실이지만 결코 절망하지 않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느낀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삶의 벼랑끝에서 허우적대야 하는 부당한 현실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한, 기필코 시대의 흐름은 바뀌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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