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판정 이후 전원 해고하고, 군부대까지 동원한 파업대책 세워
대송텍노조, 노동부 시정지시 이행 촉구하며 국방부 면담, 대한송유관 항의집회
불법 파견 판정 이후 직접 고용 등으로 고용안정을 강구하라는 노동부 시정지시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전원 해고 통보를 하여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대표이사 조헌제)가,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에 대해 군부대까지 동원한 파업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7일 각 저장소에 시달한 6일자 「(주)대송텍 근로자 불법 집단행동 대비책」이란 공문을 통해, 경찰서/군부대와의 협조체제를 이미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노조의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문건에 따르면 경찰뿐 아니라 인근 군부대에 현상황을 수시 통보하고 각 저장소에서 집단행동시 군부대 등에 병력출동을 요청하여, 출동병력이 조합원 철수조치, 출입통제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문건대로라면 조만간 노조 파업현장에 군부대가 출동하여 진압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포항에서 의정부까지 기름을 수송하는 TKP(한국종단송유관) 업무를 국방부로부터 위탁받아 다시 용역업체인 (주)대송텍에 도급을 주어 운영해왔으나, 지난 7월 19일 성남노동사무소로부터 불법파견 판정과 더불어 직접고용 등으로 이를 시정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이를 이행하기는커녕 대한송유관공사는 고용불안을 야기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노동부 지시를 정면으로 어기고, 3일 대송텍을 통해 당해 노동자들을 전원해고하고 인력을 대체 투입키로 하면서 노노갈등까지 부추겨,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러고 내놓은 것이 바로 위 파업대책이었다.
이와 관련 대한송유관공사는 TKP 시설이 국방부 소유라면서 군사시설보호법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스스로 전혀 법을 지키지 않고 있으면서 평화적으로 노동부 시정지시 이행을 촉구하고 있는 대송텍노조에 대해 군부대를 동원하여 파업을 진압하겠다는 발상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노동계는 보고 있다. 특히 대우자동차, 효성, 건설운송노조 등에서 보듯 경찰병력 투입이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켜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부대까지 동원한 파업대책은 군사정권시절에서도 흔치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동조합 최병운 위원장은 “대한송유관공사가 불법파견·부당해고도 모자라 군부대까지 동원한 파업대책을 세운 불법파견 사용으로 한 번, 부당해고로 두 번, 군부대를 동원한 진압으로 세 번 노동자를 죽이겠다는 발상”이라면서 더욱 단호하게 투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동조합은 8일 국방부 면담을 시작으로 이어 대한송유관공사 항의집회를 개최하고 6일부터 진행한 각 저장소별 현장사수투쟁을 더욱 강화하고 대한송유관노조와 연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한만큼, 추후 쟁의행위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TKP 소유자인 국방부도 노조의 면담요청을 수용한 상태여서, 8일 면담 결과 국방부가 대한송유관공사에 대한 감독을 어떻게 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같이 대한송유관공사의 불법 부당행위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정작 시정조치를 내린 성남노동사무소는 대한송유관공사에 대해 이후 실질적인 관리 감독을 하지 않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6일 정수복 노동사무소장은 “우리는 더 이상 취할 조치가 없다”면서 시정의지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고, 오히려 “노동조합이 상급단체를 끼고 강경대응으로 나온 결과, 전원 해고는 당연한 수순이다”라는 비상식적인 말까지 늘어놓았다. 이에 노동조합은 8일 성남노동사무소장 등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소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노동부의 책임있는 관리 감독을 촉구해나갈 방침이다.
이전에도 불법파견을 당한 노동자들이 이를 시정해달라고 진정을 냈으나, 이랜드, 인사이트코리아, 캐리어 등에서 불법파견 판정 이후 오히려 계약해지 등으로 해고되는 사태가 빈발해,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었다. 이는 사용자들이 불법으로라도 비정규직을 계속 사용하려 하고 노동부가 이를 방치, 방조함으로써 이뤄진 결과로서, 이같은 일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비정규 노동자들의 지위는 끝을 모르고 추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 또한 노동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가 대한송유관공사의 불법 부당행위를 근절하고, 노동부 시정지시를 즉각 이행토록 하여 불법파견을 당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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