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에겐 아직 희망이 있다” (참세상 인터뷰)=이정민 씨(노들장애인학교)
주말이면 오가는 시민들로 더욱 분주한 서울역 광장, 한 구석, 휠체어를 힘겹게 이끌며 이리저리 서명을 받는 지체부자유자에 속하는 하반신 마비의 1급 장애인들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걷지도, 움직이지도 못했지만, 늘 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신체불구가 결코 인생의 불구가 되는 법은 없다” 라며 미소를 머금는 이씨는 올해 벌써 나이 서른이 다되었다.
노들야학, 내 제 2 인생터전
“노들 야학이 저의 또 다른 삶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라며 안색이 밝아진, 이 씨의 이마엔 여유의 땀방울이 흥건히 맺혀졌다. “어쩔 떈 살기조차 싫고 제 자신을 혐오하기까지 했어요”, “집안에선, 저를 돌봐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 제가 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사실 우리 나라에 이 씨와 같이 1급 장애인의 수는 전체 장애인 수의 절반을 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수만큼이나, 행정당국과 정부차원에서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생활보호 대상자’ 라는 동사무소에서 매달 몇 십 만원 나오는 혜택이 전부라는 게 현 장애인 복지 대책의 현실이다.
“그나마 생활보호 대상자 혜택을 받는 분들이면 다행이죠, 야학에 있으면 저보다 안타까운 사람이 더 많습니다” 라며, “더욱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면 바로 이 사회의 철저한 차별과 무관심입니다”.
“나를 더욱 슬프게 하는 건 사회, 제도가 아니라, 그런 한계 속에 지쳐 가는 제 자신이 더욱 방어적이고, 회의적이게 된다는 것” 이라며, “그래도,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보면 제가 더욱 부끄러워 져요” 라며 연신 얼굴에 수줍은 희망의 미소를 지어낸다.
현재 서울도시철도공사 통계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8개 노선 300 여 개의 승강장 중, 장애인 용 승강장과 리프트가 그나마 제대로 설치된 곳은 100 여 군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100 여 군 데조차, 이들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엔 너무 문턱이 높고, 이동시간이 많이 걸려 차라리 지하철을 타지 마라는 것” 이라며, 이 씨는 말했다.
다시 희망의 미소를 머금고
이 씨가 있는 이곳 서울역 광장은 잠시 후 장애인 연대회의에서 주최하는 문화재 가 열린다. 행사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이 씨는 더욱 바빠지는데 “여기 서명하세요, 저희들은…”라며 목청껏 외친다.
드디어 행사는 시작되고, “저는 절대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잖아요” 라며, 문화공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이 씨는 연신 흥얼거리며 시나브로 앞 뒤, 행사장 참가자 모두와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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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1: 45 : 09초
이관욱 기자 (tolerance@jinbo.net) 기사 제보 및 문의 02-7744-551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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