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2일 12시 세종문화회관 뒷 편에서는 판견철폐공대위의 48차 수요집회가 있었다. 이날 수요집회는 장애인 이동권 연대와 함께 진행되었다. 그러나 집회는 평소와 같이 진행될 수가 없었다.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경들은 집회장소로 사용되는 인도 앞의 절반에 폴리스라인을 치면서 집회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집회는 12시 30분이 지나서야 겨우 시작 할 수 있었다.

집회가 끝난후 파견철폐 공대위 활동가들과 장애인 이동권 연대 활동가들은 이날 집회의 관할 경찰서인 종로 경찰서에 항의 방문을 갔다. 그러나 종로경찰서는 사람수가 많다고 대표 몇 명만이 들어 갈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렸다.

항의 방문을 간 사람들이 직접적인 책임자인 서장이 나오지 않으면 모두 민원증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는 와중에 종로경찰서장이 외부로 나가기 위해 나왔다가 한마디를 하였다. “처음엔 우리 애들이 실수했는데(인도 가운데에 폴리스라인을 친것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거고, 앞으로는 계속 수요집회에 폴리스라인을 칠거다.”라며 자가용에 올라탔다.

종로경찰서장을 수행하러 나왔던 조성배 정보과장은 종로경찰서장의 말을 받아 해명을 하기 시작했다. 조 과장은 “그 동안에도 당연히 폴리스라인을 쳤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수요집회는 탈법이 없었기 때문에 라인을 치지 않았다. 그러나 탈법의 소지가 있을 경우 쳐야 한다.”

이런 박과장의 발언에 활동가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장애인이 집회에 나가면 다 격리 시키겠다는 것이냐?” “신고된 집회 가운데 라인을 치는 것이 당연한 것이냐?” 이런질문에 박과장은 “쳐도 된다. 인원이 작으면 아무데나 쳐도 된다. 나중에 서장님이 인원이 작으니까 뒤로 쳐주라고 하셨다. “라며 궁색한 변명만 할 뿐이었다.

결국 박 과장은 “장애인이어서 라인을 친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제가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런 마음이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들게 했다면 차별하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과 드리 겠습니다.” 라며 잘못을 시인하였다. 종로경찰서가 갑자기 48차 동안 안 해 오던 라인을 치고 병력을 증강 시킨 것이 그간 장애인들의 싸움이 계속 있었던 것에 대한 무리한 추측으로 범죄자 취급했던 부분에 대해 인정한 것이다.

항의 방문을 온사람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신고된 합법적 집회 장소 한가운데 라인을 친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왔다. 일단 오늘 있었던 탈법의 가능성에 대해서 해명해 달라” 이런 요구에 박 과장은 다시 한번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 한다면서도 “거기에 대해서는 그간 장애인들이 탈법을 저지르지 않았느냐? 오늘 비록 파철에서 신고한 집회라 하더라도 위법의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중간에 폴리스라인을 쳤다.”라고 밝히자 다시한번 활동가들은 두가지 사항을 명확히 확인하였다. 하나는 “라인을 집회장소 중간에 쳤다는 것” 또 하나는 “여태 합법인데 불법 전력이 있어 부득이 하게 라인을 쳤다는 것”에 대해 과장의 시인을 받아내고 항의 방문을 마쳤다.

한편 파견 철폐 공대위는 이날의 집회방해에 대해 “파견철폐공대위는 오늘의 사태가 전경의 우발적 실수가 아니라 도심집회인원을 500명 이하로 제한하려고 시도하는 등 집회참석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여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이를 제한하고, 봉쇄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최근 경찰 및 행정당국의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나나 장애인들의 이동권이라는 최소한의 생존권요구에 대하여 혐오감을 준다는 등의 행정편의적 발상으로 장애인들의 집회를 가로막아왔던 것의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합니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이후 고소고발, 종로경찰서 항의집회를 통해 오늘 사태의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징계를 끝까지 요구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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