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단결이 무너진다.

노동자의 가장 기본적이고 큰 무기는 단결이다. 그러나 헌법에도 보장된 단결권이 현실에서는 만만치 않다. 노동자들이 목숨걸고 파업을 할 때 일부 노동자는 잔업에 특근까지 한다. 결국 단결이 무너지고 노동조합은 그 기능을 상실하여 노동자는 다시 자본가의 노예가 된다. 숨막히는 현장, 휴가조차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살아간다.

전국적으로 레미콘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전개할 때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레미콘 노동자들은 물량이 넘쳐나 평소보다 많은 돈을 번다.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가? 매번 겪으면서도 가슴을 치며 술을 들이붓는 거 말고 뾰족한 수가 없다.

미래의 가치를 당겨 쓰다.

물론 예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자본가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노동조합을 배신하고 동료를 배신하는 노동자들은 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마치 마약에 중독 되어 버린 것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대립이 극단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과 인간으로써의 고뇌도 없이 오히려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을 범죄자 취급을 하면서 말이다.

인간이 이토록 비인간화된 것은 자본주의가 개별 노동자들을 공범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될까? 외환위기는 빌려쓴 돈을 값을 길이 없을 때 발생한다. 돈을 많이 번 선진 자본주의 국가는 돈을 굴리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차관으로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먹는다. 차관을 빌려쓸 국가는 자신이 갚을 수 있는 미래의 가치를 저당 잡히고 돈을 빌려온다. 그러나 그럴수록 독점은 심화되고 다시 빚을 얻어야만 국가는 유지된다. 시간이 갈수록 이 차관의 규모는 커지고 미래의 가치는 더욱더 많이 저당 잡히게 된다. 이것이 국가적 단위에서 이제 국민 개개인에게까지 널리 퍼져 모두가 자신의 미래를 저당 잡히고 마는 꼴이 되어버린다.

자본의 위기가 노동의 위기가 되다.

저임금에 시달려 자신이 생산한 상품을 살 수 없는 노동자들, 자신이 만든 아파트에서 살지 못하고 자신이 만든 자동차를 타지 못하는 노동자들과 이를 팔아먹기 위해 자본가들이 고안해 낸 것이 바로 국가적 차원에서는 차관이고 국민 개인으로 보면 대출이다. 자신의 노동으로 발생할 미래의 가치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고 차를 장만하는 노동자들이 생겨나고 이것저것 할부로 구입하고 카드를 돌리게 된다. 한번 자신의 미래가 저당 잡힌 노동자들은 이제 과잉생산시기에 알아서 경쟁을 하게되고 살아 남기 위해 자신의 영혼마저 팔게되는 것이다. 당장에 지금의 일자리를 잃게되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듯 자본의 위기는 곧바로 노동자의 위기가 되어 삶을 지배해 버린다. 지구 환경의 가치를 이윤을 위해 마구 끌어다 써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듯 말이다.

그러나, 자본의 위기는 결코 노동의 위기가 아니다.

더 이상 당겨쓸 가치가 없어진 사회!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조정이 불가능한 사회! 이 사회를 멈추지 않고서는 도저히 화해와 협력이 가능하지 않은 사회! 미래의 가치와 영혼마저 빼앗겨 버린 노동자들!!

답은 쉽지 않다. 노동자들이 자본의 위기를 자신의 위기로 받아들이는 이상 말이다. 금융 위기가 온다고 해서 농사가 망하거나 공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불할 돈이 없다고 해서 땅속에 기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위기는 단지 자본가들의 이윤율의 위기이기에 결코 노동의 위기가 될 수 없다. 이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김대중 정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운동 내부에 노동자 개개인에게도 이미 자리 잡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부터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을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고서는 이 악마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저당 잡힌 자신의 미래에 대한 자본의 환수에 과감히 NO를 외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파산 신고하고 공동체로 모여 살기!!

극단적으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지불능력이 없으면 파산신고를 하고 파산신고한 사람끼리 모여 살자! 개인의 재산을 가지지 말고 서로 협력하며 기본적인 먹거리는 자급하면서 말이다. 그런 공동체들이 하나 둘 생겨날 때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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