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과 이라크간 군사적 긴장 고조

걸프전 이후 7년만에 미국과 이라크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라크내

UN 무기사찰 활동을 둘러싼 양국간의 날카로운 대립이 군사적 충돌 가능성으로

까지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이집트에서 걸프전에 참여했던 7개국 5만여 명의 병력이 사

상 최대의 합동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이라크 공습을 준비하기

위해 터키 공군 기지에 전투기를 증강 배치했다. 또 걸프 해역에서 17척의 함정

으로 구성된 함대를 이끌고 있는 기하고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미 국방장관은 앞으로 사전경고 없이 군사행동에

들어갈 수 있음을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일 걸프지역의 해군, 공군력을 증강한

데 이어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고 유엔 안보리에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이라크도 탱크를 분산 배치하고 비상상태로 방공망을 가동하는 등

미국의 군사공격에 대비하고 나섰다. 이라크는 얼마전 자국 영공을 정찰 비행하

는 미 항공기를 격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전군 최고지휘관회의를 긴급 소집,

대책을 마련하였다.

이번 군사적 긴장의 직접적 발단은 지난달 26일 이라크 의회가 유엔의 추가

제재 조치에 맞서 유엔의 무기사찰을 동결하기로 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유엔 안

전보장이사회는 이에 앞서 지난달 23일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 사찰에 비협조적

이라는 이유로 이라크 고위 관리의 해외 여행 금지를 규정한 새로운 제재 조치

를 결의하였다. 유엔 무기사찰 특별위원회(UNSCOM)는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가

미사일 및 생화학무기 실태에 대한 정보를 숨기고 사찰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유엔은 지난 90년부터 이라크에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제재 조치 해

제를 위해서는 모든 대량파괴 무기를 제거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라크는 유엔의 무기 사찰 활동이 미국에 의해 독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

며 유엔 사찰 기구가 미국기구로 변질됐다고 비판하며 사찰단에서 미국인을 제

외시키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그러지 않을 경우 추방 조치를 취할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또한 이라크내 비행금지구역이 미국의 첩보활동 장소로 변질되었다고

폭로하면서 앞의 미 항공기 격추 경고가 나온 것이다. 이라크는 유엔의 사찰에

대해 협조를 다해 왔는 데도 미국이 제재 조치를 연장시킬 목적으로 부정적인

보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그 동안 대 중동정책에 있어 한편

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평화협상을 추진하면서도 반미성향의 이라

크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고립작전을 펴 왔다. 이번 이라크의 고위관리의 해외

여행 금지라는 추가제재 조치도 마찬가지로 미국이 주도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과 이라크간 군사적 긴장이 바로 미국의 일방적 공습으로 이

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라크가 유엔 중재단의 외교적 해결 노력

을 받아들이면서 미국인 추방을 연기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쿠웨이트 침공처럼 명분이 확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와 프랑스가

미국의 군사행동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중동질서 재편을 둘러싸고 경제적 이해

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선진국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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