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18일, ‘호전광’ 부시의 방한을 반대하며 대북

강경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이 각계에서 터져 나왔다.

아침 10시, 명동 YWCA 강당에서는 각계 인사 7백인의 평화선언이 발표됐다. 선

언에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 이효재 여성단체연합 고문, 도종환 시인, 임기란 민

주화실천가족협의회 회장 등이 동참했다. 각계인사들은 미국에게 “한반도를 전쟁

으로 몰고갈 초강경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김대중 정부에게

는 “부시 대통령에게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되며, 북한의 대량살

상무기 문제도 국제적 논의의 틀 안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확

고한 입장을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아침 11시 30분 서울 세종로의 미 대사관 옆 열린 시민공원에서는 민중연

대, 소파개정국민행동 등의 연대기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부시 방한 반대 시국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시국농성에는 정현찬 전국농민회 의장, 성유보 민주언론운

동시민연합 이사 등 200여 명의 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부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어

떤 방법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둥 호전적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며 규탄했

다. 이어 “부시는 1백여 대의 F-15K전투기를 비롯해 이지스함, PAC-3 등 4조원

에 이르는 무기의 강매를 중단해야 할 뿐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긴

장을 고조시킬 MD체제로의 편입을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외신은

부시 대통령이 1백대의 F-15전투기 구입을 김 대통령에게 요청할 거라고 보도

했다.

이후, 홍근수 목사, 오종렬 의장, 허영구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앞서 발표

된 7백인 평화선언문을 미 대사관에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들이 이들의 통행을 가

로막아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편, 시국농성자들 중 39명은 시민공원에서 농성 중 오후 5시께 경찰에 연행돼

북부경찰서와 종암경찰서에 구금됐고 나머지는 명동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농성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낮 12시 50분 경 한총련 학생 27명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45층 미

상공회의소를 점거하고 ‘전쟁확대 무기강매 부시방한 반대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채 농성을 벌이다 오후 3시30분 경 출동한 경찰 특공대원들에 의해 전원 연

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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