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환경]
금융 관계법, 형사소송법에 개악에 이어
전자주민카드 도입 국회 내무위에서 기습 통과
인권침해 소지 등의 이유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국회 내무위는
‘전자 주민 카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
다. 그 내용인 즉, 현행 주민등록증을 전자주민카드로 대체하고 주민등록 자료
이외에 주민등록 등 초본에 수록된 정보와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 한해 인감증명
법이 정하는 사항을 추가로 수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 88년부터 비공개로 준비해 온 ‘전자주민카드제’는 96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 정보 유출로 인한 인권침해 소지 등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무위에
서 기습적으로 표결 처리,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절차만 남기게 된 것이
다.
이에 ‘통합 전자주민카드 시행 반대와 프라이버시권 보호를 위한 시민단체 공
동대책위원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종교단체, 각 지역 대책위 등에서는 즉
각 정당 항의방문, 규탄집회 등 행동에 돌입하면서 내무위 국회의원 불신임 운
동, 불복종 운동 등 도입 저지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나섰다.
본지에서도 이미 ‘전자 주민 카드’ 도입에 따른 폐해를 지적한 바 있는데(4월
28일자 참조) 정부에서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주민 통제 강화, 전자 정보
독재 등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정부당국은 ‘전자주민카드 도입은 정보화 시대에 필연적 것’이라고 주장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전 국민들에게 의무적으로 ‘주민등록증’을 발급
하고,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나라는 전무하다. 여기에 더해서 상품의 원활한 재
고 관리를 위해 바코드가 붙어 있듯이 ‘전자 국민들에게 바코드를 부여해 개인의 신상 기록을 완전 통제 관리하겠다는 셈이
다.
초국적 거대 자본이 자기 나라에 앉아서 돈벌이에 필요한 세계 각국의 정보를
수집하려면 컴퓨터 등 첨단 정보 통신의 발달은 꼭 필요한 것이다. 곧 정보화란
초국적 자본의 탐욕스러운 이윤 추구의 수단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여기다 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 민중들에 대한 통제 강화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컴퓨터 기판만 누르면 전 국민에 대한 모든 신상 정보를 볼 수 있는
‘전자주민카드’는 그 백미인 것이다.
또한 최근 금융관계법, 행정소송법 개악 등 일반 민주주의조차 후퇴시키며 급
속히 반동화하는 김영삼 정권 말기의 움직임 속에서 보지 않으면 그간 탈법적
추진 과정, 막대한 예산 소요, 각계 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도입하
려는 의도가 충분히 설명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전자주민카드 도입을 추진하다 민중들의 반대로 계획을 취소한 근거가
되었던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의 판결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국가가 인간으로 하여금 그 인격에 관한 모든 것을 강제적으로 등록시키고
목록화함으로써 재고 조사가 가능한 하나의 물건처럼 인간을 취급하는 것은 인
간의 존엄에 합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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