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제]
미국, 한국에 대한 IMF 경제 신탁통치
강도와 방향을 둘러싸고 내분 조짐
IMF의 경제 신탁통치에 대한 한국 민중의 저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배후조종한 미국내 지배세력 안에서 그 강도와 방향을 둘러싸고 내분 조짐을 보
여 주목된다.
언론들이 먼저 과도한 경제침략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고 나섰다. 뉴욕 타
임즈는 7월 4일자 사설을 통해 ‘ IMF와 한국간 합의조건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
면서, 한국이 95년의 멕시코처럼 큰 재정적자나 무역적자가 아닌데도 IMF가 한
국을 지나치게 몰아세웠다’고 보도했다. 다음날인 5일자 신문에서는 ‘한국인들
이 미국이 시장개방을 위해 IMF를 배후조종했다고 비판하고 있다’며 반미 감정
의 고조를 우려했다. 같은 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권은 IMF 지원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강요당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 주도의
IMF 구제금융 전략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외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소개했
다.
이와 같은 언론의 비판은 곧바로 의회로 옮겨 왔다. 잭 켐프 공화당 의원은
‘ IMF가 역경에 놓인 나라를 상대로 저성장과 재정긴축, 통화가치 절하 등 독약
같은 주문을 내놓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상하 양원 합동 경제위 위원
장인 짐 섹스턴 공화당 의원도 경제단체의 압력 속에 구제금융의 위험성을 경고
하며 이에 가세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클린턴 행정부의 대 한국 IMF 정책을 문
제삼아 정치 쟁점화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IMF의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 강요 과정은 미국인의 눈에도 전례
없이 비상식적일 뿐만 아니라 무모하게 비쳐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무리수는 미
국 클린턴 행정부가 미 주도의 동아시아 지배질서 재편 전략으로 한국에 대한
IMF 경제 신탁통치(내용적으로 경제침략을 통한 식민지화)를 필사적으로 추구하
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우선 경제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초국적 자본 주도의 신자
유주의 질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 동아시아에서 일정하게 제한 요소로 작용
하고 있는 국가자본주의적 발전 모델-한국 모델이 본보기-를 깨뜨리겠다는 저
의이다. 이와 함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그들의 정치, 군사적인 책략이다. 냉
전 해체 이후에도 여전히 긴장이 상존 하고 있는 동아시아는 지난 몇 년동안 세
계 어느 곳보다 군비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군사대국화하였다. 따라서 미국은 자신의 군사적 패
권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지속적으로 주둔시키면서도)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군비를 축소함으로써 한반도를 명분으로 한 양국간 군비증강을
제어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수순으로 4자회담 본 회담을 앞두고 남한의 군
비축소부터 강제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역시 한반도 지배
의 영구화를 위해 군사력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확실히 식민지화 해 명줄을 틀
어쥐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남쪽을 경제 식민지화하고 북쪽도 자신의 경제적
영향하에 둠으로써 한반도 전체를 자신의 확실히 수중 하에 넣으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4자 회담 본 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해 새로운 식량을 지원키로
하고 경제 제재 해제 방법을 통보 한데서도 분명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정치, 군사적 책략은 구제금융 협상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IMF
캉드쉬 총재가 느닷없이 군비축소를 요구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그리고 내
년 국방예산 중 2조원이 삭감될 예정이다. 따라서 환차손을 감안하면 신규 방위
력 개선 사업의 전면 보류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남북 분단의 한국 현실에서 그
동안의 방위비 증액에 비추어 볼 때 가히 변혁적인 조치이다.
이 지점에서 미국내 자본 분파와 이를 대변하는 정치세력간의 이해관계 대립
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바로 초국적 자본을 대변하는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와
군산복합체(이들은 방위비를 늘려 계속 무기를 팔아 먹어야 한다) 등 국가독점
자본을 대변하는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간의 갈등이다. 이들의 내분은 IMF의 신
탁통치 계획에 대한 한국 민중의 저항이 커지고 것이다. 현재 공화당은 소수 의견을 형성하고 있지만 사태가 악화될 수록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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