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초점]

대공황과 노동운동의 대응

– 지금 즉각 총파업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제공 :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1998년 1월 7일 발표)

7. 4. 세 번째 질문 : 무엇을 요구하고 주장할 것인가

(3) 민주대개혁에 관하여

가)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은 노동자.민중의 대안이 아니다.

<1> 연말 연초 대공황의 전개 상황 ; 신자유주의적 개혁이 본격 추진되고 있

다!

외환.금융위기가 지난 연말을 기하여 한 고비를 넘기는 듯 하자, 개혁에 대한

논의들이 무성하게 제기되고 있다. 초국적자본이 시장경제로 개혁하면 살려주겠

다고 했으니, 그들의 지시대로 시장경제로 개혁하기만 한다면 된다는 듯이. 시

장경제로 개혁만 하면 전화위복이 된다는 듯이!(지배세력은 이를 두고 개혁이라

고도 하고 구조조정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초국적 자본들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국가부도를 막기 위하여 채무 상환 유예를 거론하는 등 완전한 파국을 방지하면

서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조정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1월 초순의 정세이

다. 이 정세는 외환이 다시 바닥이 나는 1월 말까지는 큰 파국을 맞음이 없이

계속될 듯하다.

그러면 이제 우리 노동자계급은 긴장을 풀고 개혁에, 그리고 재벌-행정의 개

혁에 몰두하면 될 것인가? 이런 정세 속에서 노동자계급의 주체적 대응을 수립

하려면 그들의 움직임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

아야 한다.

먼저 초국적 자본들이 하고 있는 공황의 관리를 살펴 보자.→ 그리고 공황을

관리하면서 그들이 관철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자.→ 그리고 그에 복무하

여 국내 지배세력이 추진하고 있는 것들―개혁―을 보자.→ 그리고 나서 과연

그러한 개혁들이 당면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적 과제인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

보자. 그러면 ‘IMF 신탁통치 반대 – 민주대개혁’이 우리의 중심과제라는 것이

뚜렷이 드러날 것이다.

1. 위기 조성과 압박을 통한 추가 요구 관철

국제통화기금과 주요 선진국들(G7)은 지난 연말 1백억 달러의 긴급 자금지원

을 결정했다. 그리고 각국 정부는 민간은행들에게 외채(단기)의 만기를 연장해

주도록 요청했다. 그럼으로써 우려했던 연말 국가부도는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

그리고 1월말 까지는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는 사태는 일단 모면하고 있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그 동안 은폐시

켜 왔던 외환위기가 다시 터져 나왔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과 금리는 폭등했

다. 22일 무디스와 23일 S&P는 한국의 신인도를 완전 정크본드로 떨구었다. 초

국적 자본은 김대중 당선자에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 재무부 차관이 직

접 방문하여 항복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김대중 당선자는 항복을 했고 정리해

고제를 받아들이겠다고 내외에 천명했다. 이에 힘입어 위기는 넘겨지게 되었다.

25일 임창렬 부총리는 밤 12시에 긴급 심야 기자회견을 가지고 IMF와 서방 선진

7개국으로부터 1월 초까지 1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앞당겨 지원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IMF가 30일까지 20억 달러를 지원하고, G7 국가들이 애

초에 분담했던 금액의 1/3을 조기집행하는 방식으로 80억 달러를 연초에 지원하

기로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IMF-미국-초국적 자본은 한국경제가 국가경제

적으로 파산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조성

하는 것을(병주고) 위협수단으로 하여 구제금융을(약주고) 무기로 하여 자신들

의 이해와 전략(초긴축, 재벌 약화, 국가개입력 약화, 금융 장악, 기업사냥, 노

동시장 유연화, 전면개방)을 관철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저들은 공황

을 유연하게(?) 관리하면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단계적으로 관철시키는 전략.

전술을 치밀하게 구사하고 있다.

이번 공세로 그들이 얻어낸 것은 무엇인가? 양해각서+α의 α는 무엇인가?

첫째, 노동시장의 유연화이다.(노사정 합의를 통한 정리해고제 조기도입)

둘째, 자본시장의 완전 자유화(추가)이다.(외국인 주식투자한도 55% 조기확

대, 1998년->1997년 )

셋째, 금융산업 구조조정 가속화이다.(외국인 M&A 허용)

넷째, 수입다변화제도 폐지이다.

이번 2단계 압박을 통해 그들이 노린 핵심지점은 은행과 기업에 대한 M&A의

실질적 조건(주식투자한도의 55% 확대로 경영권 확보) 확보였다. 정리해고 수용

도 요구했지만 이는 원칙적 수준에서의 관철이었다. 그래서 정리해고는 저항을

우려 입법을 뒤로 미루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면 이것으로 그들은 모든 것을 얻어냈는가? 아니다. 그들은 약속이 아닌

실행을 받아내지 못했다. 그들은 아직 노동자, 민중을 굴복시키지 못했다.*주1)

따라서 위기적인 상황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재벌은 더 무너져야 하고 노동자

의 저항도 제압되어야 한다. 그래야 값싼 거래비용으로 접수할 수 있다.

2. 공황의 심화와 국가부채 강요

1월에 접어들면서 IMF-미국-초국적 자본은 한국경제가 국가부도의 파국을 맞

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한편으로 공황을 심화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경제를 외채의 덫에 철저히 올가미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

다. 국가부도를 피하게 해주는 대신 기업을 쓰러뜨리고 (IMF 협약을 통해 통화

공급을 억제하고 있다) 그 빛을 국가가 떠맡게 하여 국가를 빚더미에 올려 놓는

것이 그들의 전략임이 드러나고 있다.

1) 금융긴축 -> 기업파산 압박

외환위기 상황의 일시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용공황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지난 12월 31일 기업어음(CP) 유통수익률이 사상최초로 40%를 넘어서고,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30.89%로 뛰어오르는 등 금리급등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왜 그런가? 우선, 은행들이 부실금융기관 정리를 앞두고 국제결제은행 자기자

본 비율 충족에 발이 묶여, 기업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2개월 상환만기 연장 약

속을 깨며 채권 회수에 나섬으로써 돈을 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정

부의 지원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입신용장 개설조차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금융긴축이다. IMF는 지난해 연말까지 M3(유동성) 증가율을

15.4%로 낮추도록 하였다.(올해는 이보다 6.4%(37조)나 줄어든 9%를 가이드라인

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은행, 종금사, 투신사 등에 지원키로 한

총 11조 3천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자금을 공급과 함께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회

수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니 현금이 마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회사채

시장 역시 발행후 대부분을 회수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상 마비상태에 처해 있

다. 연 60%까지 금리가 폭등한 사채시장 또한 일부 초우량기업 정도나 돈을 빌

려 쓸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일류재벌이라는 삼성조차 노동자의 연말 상

여금을 떼어먹으면서 간신히 부도를 모면하고 있는 것이다.

IMF는 금융긴축을 통해 물가안정이 아니라 기업의 자금난을 압박하는 것이다.

이들의 의도는 단기금리(콜금리)를 장기금리(회사채 수익률)보다 높게 유지하도

록 강요하는 데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주2) 부채비율이 높아 단기차입금 의존

도가 높은 부실재벌부터 조기파산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2) 국가부도 위기의 지속 ; 개별자본의 이해관계로 인한

12월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조흥.상업.한일.서울.외환.신한 등 국내 7개 시

중은행의 경우 해외차입금 중 상환기일이 연장되는 차입금의 비율(만기연장율)

이 지난 주 초만 해도 10∼15%에 불과했으나 이번 주에 들어 29일엔 33%, 30∼

31일엔 50∼60%대로 높아진 것으로 29∼31일 3일간 외국 금융기관들이 회수하려던 외화대출 중 4억 4천3백50만 달

러(33건)가 만기연장되었다.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이는 대한 투자 분위기

호전 덕분”이라며 “미국계 증권사인 JP 모건이 국제금융계에 제출한 ‘한국의 자

금조달 제안서'(초안)에 의하면 한국의 단기외채 재연장 및 신규자금 지원 규모

가 당초 한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키로 했던 1백억 달러보다 훨씬 많

아 최소한 2백억 달러 이상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자금 지원에 참여하는 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국계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모든

기관이 포함되며, 최소한 30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주3)

이와같이 연말.연초에 들면서 한국의 외환위기는 고비를 넘기는 듯이 비쳐졌

다. 그러나 진실은 어떤가? 초국적 금융자본들은 고삐를 조였다 풀었다 하고 있

는데 지나지 않는다. 초국적 금융자본들은 자금 지원을 잠시―극히 잠시 동안

연장해 준 것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과 주요 선진국들이 지난 해 말 1백억

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결정한 이후 국내은행들의 해외만기 연장율이 높아지

면서 우려했던 ‘연말 부도 위기’는 벗어났지만 아직도 외환위기가 끝난 것은 아

니”라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금융관계자들은 현재의 외환상황을 “국제금융계

가 한국에 대해 한달간 유예기간을 준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모라토리엄(대

외지급유예)을 피했다고 해서 정부.정치권의 구조조정 의지가 이완된다면 상황

은 전보다 훨씬 악화될 것이란 경고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주4)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개선되지 않고 △ 해외 차입

선들의 외채 상환조정 및 자금 지원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 만기연장도 단기

로 이뤄지고 있어서 외환수급 불균형은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 당

국자는 “외채 상환 연장율이 연말 70%선까지 높아졌지만 신규차입라인이 회복되

지 않았기 때문에 연장되지 않는 외채는 시장에서 조달하거나 외환보유고로 지

원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만기 연장율이 높아졌는데도 연말 환율이 오히

려 상승한 것은 금융기관들이 연장되지 않는 외채 상환금을 시장에서 조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월 중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외채 규모는 약 1백 50억 달러

에 달하고 있다. 단기 외채 만기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모두 갚아줘야 하기 때문에 이달 말 가용외환 보유고는 약 60∼

70억 달러(정부 추정 150억 달러)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

련 시중은행의 외환담당 간부는 “외채 만기 연장이 정상적 상황이라면 3∼6개월

씩 이뤄져야 하나 지금은 짧게는 하루, 길어야 한달 단위”라며 “외환위기는 한

달간 유예된 것이며, 이 기간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소멸

될 수도 재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주5)

<주요국 금융기관의 한국채권>

┌─────────┬──────┬──────┬──────┐

│국가 ; 연도 │97년 6월말 │ 96년말 │96년 6월말 │

├─────────┼──────┼──────┼──────┤

│ 일 본 │ 23,732 │ 24,324 │ 22,512 │

├─────────┼──────┼──────┼──────┤

│ 독 일 │ 10,794 │ 9,977 │ 8,529 │

├─────────┼──────┼──────┼──────┤

│ 프랑스 │ 10,070 │ 8,887 │ 6,994 │

├─────────┼──────┼──────┼──────┤

│ 미 국 │ 9,964 │ 9,355 │ 9,582 │

├─────────┼──────┼──────┼──────┤

│ 영 국 │ 6,064 │ 5,643 │ 4,140 │

├─────────┼──────┼──────┼──────┤

│ 벨기에 │ 3,899 │ 3,731 │ 2,312 │

├─────────┼──────┼──────┼──────┤

│ 네덜란드 │ 1,736 │ 1,926 │ 1,651 │

├─────────┼──────┼──────┼──────┤

│ 스위스 │ 자료없음 │ 1,609 │ 자료없음 │

├─────────┼──────┼──────┼──────┤

│ 이탈리아 │ 1,369 │ 1,208 │ 1,024 │

├─────────┼──────┼──────┼──────┤

│ 캐나다 │ 1,325 │ 1,355 │ 869 │

├─────────┼──────┼──────┼──────┤

│ 오스트리아 │ 1,212 │ 1,269 │ 1,257 │

├─────────┼──────┼──────┼──────┤

│ 룩셈부르크 │ 528 │ 539 │ 448 │

├─────────┼──────┼──────┼──────┤

│ 스페인 │ 546 │ 469 │ 357 │

├─────────┼──────┼──────┼──────┤

│ 핀란드 │ 106 │ 170 │ 147 │

├─────────┼──────┼──────┼──────┤

│ 18개국 총액 │ 103,432 │ 99,953 │ 88,027 │

└─────────┴──────┴──────┴──────┘

<자료: 국제결제은행, 동아일보 1998년 1월 6일자 재인용 >

* 주 : 올 상반기 만기 외채액 700억 달러

(표에서는 주요 14국의 채권만 표시돼 있어 97년 6월치의 경우

전체 채권과는 3백20억 달러 가량의 차이가 있음)

이렇게 구제금융지원은 단기채무 처리 문제에 묶이게 되었다. 초국적자본은

한편으로는 단기채무를 국가부도 압박을 통한 요구관철의 무기로 삼으면서 다

른 한편으로는 이 단기채무들이 기업 은행.부도로 실종될 것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바야흐르 초국적자본의 3단계 공세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압박

을 통해 노리는 핵심지점은 은행과 기업채무에 대한 국가보증, 정리해고제 법제

화, 외환관리법 철폐 등이다. 그리고 이는 경제파탄의 책임을 민중에게 전가하

거나 외환시장을 완전자유화하는 것으로서 하나같이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다.

이의 관철을 위해서 명분을 조성할 필요가 생겨났다. 그것이 금융개혁이니 행정

개혁이니 재벌개혁이니 하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개혁쇼이다.

3) 민간부채에 대한 국가책임 강요 움직임 가시화; 개별자본의 이해관계 보장

을 위한

한편 국제 채권은행단은 2일 한국의 단기채무를 정부가 보증하는 채무로 전환

하도록 다음 주 초 한국정부에 공식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국제 금융관계자들

이 밝혔다. 이들의 요구는 JP 모건이 주도한 방안으로서 “한국의 사기업 부문의

단기채무 중 150∼200억 달러를 정부가 보증하는 1년과 5년, 10년의 장기채무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전환 후의 금리는 연 10∼11%의 고금리인 것으로 알려졌

다. 이들 은행단은 또 외채상환을 전담할 정부기구 설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

졌다. 미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은 거대한 포커판과 다름없다. 한국을

상대로 도박을 하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고 한다.*주6)

3. 금융개혁, 행정개혁

이처럼 초국적자본이 3단계 공세를 개시한 가운데 이에 굴복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믿고 있는 국내 지배세력은 IMF의 요구에 따라 개혁쇼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속전속결식 금융개혁 법제화에 나섰다.

IMF 협약시 국회의장이 각서를 써 약속한대로 대선 직후 임시국회를 열더니,

그 국회는 대한민국 국민의 대의기관이 아니라 IMF 협약을 처리하는 통법부로

전락하였다. 법안 심사소위 활동이 진행되던 도중 금융개혁과 관련된 추가 양보

가 이루어졌고, 이에 대한 재경원 관료의 해석 한마디에 며칠간 심의해 여야간

에 합의한 사항도 즉각 뒤집어졌다. 그리고 12월 29일 국회는 본회를 열어 일사

천리로 금융개혁 관련 18개 법안을 졸속 통과시켰다.(예컨데 금융감독기구 개편

과 관련해 동일인인 금융감독 위원장이 은행감독원장을 지휘 감독하게 되는 모

순이 발생했다)

그 내용은 한은독립과 민주화를 통해 관치금융을 청산하겠다는 국민일반의

요구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개혁이 아니라 개악과 반동이었다. 먼저, 한국경제

의 명줄인 금융기관을 외국 자본이(한국 민중이 아니라)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

게 되었다.(물론 초국적자본들은 재벌들에게 출자범위 안에서 대출을 제한받는

조건으로 외국인과 함께 지분에 참여할 수 있는 떡고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자

제한을 철폐함으로써 투기를 무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이것이 금융부문에서

신자유주의 개혁의 백미이다) 또 금융실명제를 전면 유보(종합과세 무기한 유

보, 무기명 장기채 발행)하고 검은돈이 활개칠 수 있는 길(자금세탁방지법은 유

보)을 열어주었다.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통화신용정책을 실시하고, 금융감독기구를 재경원에서 분리시켜 총리실로 이관

한 것 등 권한 분산을 통한 합리성 제고를 꾀한 정도이다. 그러나 이 또한 재경

원을 약화시킴으로써 금융개혁을 자신의 주도로 이끌기 위한 초국적 자본의 요

구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주7) 하는 제반 권한을 금융감독위에 부여함으로써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금융개혁 법제화는 초국적자본이 재벌과 수구세력

의 금융실명제 유보 요구를 눈감아주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100% 관철시킨 것이

다. 이제 하시라도 은행이 외국 자본의 손에 넘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1월 국회가 열리면 한발 더 나아가 외환관리법 전면철폐, 적대적 M&A

허용, 외국인 직접투자 규제완화 등이 다루어질 것이다.

행정개혁도 원래 김대중 당선자가 취임후 6개월 동안의 여론 수렴을 거쳐 추

진하려던 계획에서 조기 추진으로 선회하였다. 이는 IMF의 초긴축 재정 요구에

따라 정부조직의 조속한 축소개편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대중 당선자는

(가칭)정부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신정부 출범전까지 행정개혁을 완성할 예정이

다.

김대중 당선자의 행정개혁의 목표는 신자유주의가 모토로 삼고 있는 ‘작고 효

율적인’ 정부이다. 이를 위해 조직축소, 효율성 제고(규제완화, 민영화,유연

화), 지방화를 행정개혁의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청와대 축소, 재경원 해체

및 축소, 부서 통폐합, 행정규제의 획기적 철폐, 우체국,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정부 및 정부투자기관의 민영화, 읍 면 동 폐지, 공무원 정리해고와 계약

직 공무원제 도입, 내무부의 지방자치처로의 전환, 지방경찰청 신설 등을 추진

하거나 시사하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김대중 당선자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국력을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신제국주의 앞에 더욱 무기력해질 민족국가의 국

력분산을 선택하고 있다.(이것이 지방화 이데올로기의 본질이다) 이러한 신자유

의적인 행정개혁 앞에 민주적 행정개혁은 설 자리가 없다. 안기부는 축소,해체

되는 것이 아니다 산업정보기관의 외양으로 변신될 뿐이다. 모두 줄이는 판에

여성부를 새로 만들겠다거나 중소기업청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실있게

실천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4. 소로스의 방한과 정리해고, 재벌개혁으로!

신년 벽두에 국제 환투기꾼 소로스가 방한했다. 그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로부터 극빈대접을 받았다. 소로스는 싱가포르 역

외 선물시장(NDF)을 배후조종하면서 원화폭락 사태를 촉발시킨 주범인데 이들에

게는 배알도 없단 말인가?*주8) 그는 방한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궁극적으로 한국경제는 희망적”

이라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정리해고책이 마련돼야 본격 투

자할 수 있다며 기업부채에 대한 정부보증을 주문했다.*주9) 또한 소로스는 김

대중 당선자와의 회동에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재금융공사와 같은 기구를 설립해

전환사채를 발행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주10)

여기에서 소로스가 부실 기업 외채에 대해 국가보증을 서라는 것은 무슨 말인

가? 바로 천민재벌과 부실은행이 지은 수천억 달러 빚을 국민이 갚으란 말이다.

국민이라면 가진자들이 금붙이라도 팔아서 갚을 수 있단 말인가? 바로 노동자

민중을 희생양으로, 담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초국적자본이 천민재벌과 부실은

행을 살려주면서 자신들의 고리채 투기자금의 원리금과 이자를 보장받겠다는 것

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흥정이다.

국제 환투기꾼 소로스와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회동의 진실은 한 주간지에 의

해서 잘 폭로되었다.*주11) 소로스는 자신이 구상중인 이른바 코리아 프로젝트

를 실행하기 위해 김대중 당선자에게 다음의 5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고 한

다. ㄱ)우량기업의 인수합병 완전자유화 – 소로스는 국내 최고 우량기업으로 꼽

히는 전자회사의 인수를 넘보고 있다 ㄴ)외국자본 투자에 대한 정부 보증 ㄷ)정

리해고 조기결정 ㄹ)부실 금융기관의 외국인 인수 허용 ㅁ)부실재벌의 해체 유

도가 그것이다.

이렇게 해서 2월 중(2월 2일)에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임시국회의 개원이 1월

로 앞당겨졌다. 정리해고 조기법제화와 단기외채에 대한 국가보증 동의안 처리

를 위해. 그리고 이렇게 금융투기꾼들의 요구가 국가정책에 직접 반영되면서

그 동안 은폐되어 있었던 여러 가지 규제 철폐들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

다.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소유 제한을 철폐하는 방침이 공개되고 있으며 헤지

펀드들의 방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초국적 금융자본들의 요구가 전면적으로 관철되는

속에서 김대중 정권을 비롯한 지배세력들은 그야말로 전화위복을 만들어내기 위

해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들은 이제 한 목소리로 초국적 자본의 요구에 따

라 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시장을 자유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주12) 구체적으

로 그들은 이제 재벌개혁(더불어 정부기구 개혁)을 제창하면서 노동시장 개혁과

한 묶음으로 조속히 해치워야 한다고 서두르고 있다.

원래 김대중 당선자의 연두 회견에서는 재벌의 구조조정은 3∼4월까지 자진해

서 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되더니 이번 주에 들어오면서는 재벌개혁에 대한 것을

다음 달에 입법화하겠다고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정권측은 상호지급보증 금지를

모든 기업에 확산하면서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재벌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하

고 있다. 이를 위해 출자총액 제한을 폐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지주회사에 의해 소유되면서 동시에 금융자본에 의하여 파악되어 투자자들이 수

시로 경영권을 탈취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재벌의 영향력은 약화되지만 재벌

은 해체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그리고 재벌의 영향력이 약화된 공간을 금융자

본, 구체적으로는 초국적 금융자본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지배세력은 금융산업을 외국자본에 팔아넘기는 것을 은행개혁이라고 말하고

있다. 행정개혁이라고 하면서 국가기구(공공적 권력에 의한)의 자본에 대한 통

제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이는 지난 시기 공공적이지 못한 것을 바로잡는 것

이 결코 아니다) 재벌개혁이란 다름 아닌 재벌살리기이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내외 독점자본(초국적자본의 지배하에)에게 천국, 노동

자. 민중에게 지옥의 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온각 개혁을 앞세워 초과착취

기만극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1월 임시국회에서 이 기만극이 법제화될 것

이다. 지난 4일 임창열 경제부총리는 KBS TV 정책진단 프로그램에 출연, 대외

채무에 대한 정부 지급보증을 약속하고, 전임 경제관료들이 그랬듯이 은행들의

수출신용장 기피를 둘러대는 속임수로 외환관리제도의 변화를 시사했다.*주13)

우리는 사기극에 속아서도 안되고, 차 지나간 다음에 손드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지금 즉각 총파업 준비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2> 금융개혁-행정개혁-재벌개혁이 아니라 총체적 민주대개혁이 되어야 한다!

1. 지금 문제가 되어야 할 것은 금융, 행정, 재벌 등등이 아니라 사회의 패러

다임이다.

재벌개혁, 금융개혁, 행정개혁―이것들이 현 시기 지배세력의 주요한 담론을

이루고 있다. 이것들이 과연 현 시기 우리 사회가 이루어 내야 할 주요 과제들

인가? 이것들이 과연 현 시기 우리들이 집중적으로 토의해야 할 의제들인가?

이러한 과제 설정, 의제 설정은 민족적으로나 민중적으로나 주체적인 설정이

아니다. 이 과제들, 의제들은 IMF-미국-초국적 자본이 강요한 것을 그대로 수용

한 것일 뿐이다. 이 과제들, 의제들을 주요 과제와 의제로 받아들인 바탕 위에

서 그 각각에 대하여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논하고 행하는 것은 저들이 짜놓

은 틀 또는 패러다임에 장단을 맞추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기껏해야 부분적으

로 심한 개악을 방어하거나 약간의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을 뿐이다.

지금은 틀을 새로 짜는 시기이다. 판을 새로 짜는 시기이다. 초국적 자본도

국내 지배세력도 모두들 지금은 틀을, 판을, 패러다임을 새로 짜는 시기라고 말

하고 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라 모두들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말하고

있다.

지난 12월 19일 김대중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에 나온 동아일보는

“총체적 개혁만이 민족자존 되찾는 길”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국가 상황은 정의와 행복과 번영의 황금시대를 의미하는 천

년제(千年祭), 이른바 ‘밀레니엄'(millennium)의 의미를 앞당겨 음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장 김 당선자를 기다리고 있는 화급한 과제는 되

물을 필요조차 없이 자명하다. ‘거품’을 ‘국력’으로 착각한 미망 끝에 경제주권

을 잃은 국가적 환난을 수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일이다. 하지만 아무

리 나라 형편이 궁박하다 해도 ’21세기 한국호’의 새 선장이 될 김 당선자에게

부여된 사명이 ‘미국행’ 한 가지로 상징되거나 집약될 수는 없다. 오늘날 우리

가 안고 있는 국가적 환부를 생각하면 그것은 더 이상 출혈을 막는 ‘지혈제'(止

血劑)에 불과하다. 김 당선자에게 부여된 진정한 과제는 다시 말해 과감하게 새로운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쳐온 환난은 오로지 ‘타율적 구조조정’이나 ‘달러’에 의존

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더 큰 불행의 시작일 뿐이다. 구조조정이

아닌 구조개혁을, ‘타율’이 아닌 ‘자율’의 힘으로 이루어 내야 한다. 그리고 그

범위도 금융계나 기업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분야들을 망라하는 ‘총

체적 개혁’, 어느 의미에선 ‘혁명적 개혁’이 요구되는 게 오늘의 상황이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눈앞의 과제인 총체적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때 ‘김대중 대통령’은 비로소 통일의 바탕을 마련한 새 천년제의 영광스런

제사장 자리에 앉을 수 있을 것이다.”*주14)

그렇다. 지금은 총체적 개혁, 혁명적 개혁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 인식은 진보적인 세력 쪽에서는 더욱 날카롭다. 월간 말 지는 98

년 1월호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저자인 작가 조세희 씨를 등장시

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억압하는 체제와 질서를 사회 대다수 구성원의

뜻과 힘으로 전복하지 못했다. 그것은 비약을 통한 질적 전환을 경험하지 못했

다는 것을 뜻한다. 이 시대의 악은 더 야비해지고 강고해져 가고 있다. 나는 혁

명가가 아니다. 그럼에도 혁명이라는 말 외에 다른 말을 찾을 수가 없다. 단언

컨대 우리에게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변화가 오지 않는 한 우리에게 21세기

는 오지 않을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에서 군부를 도운 자들은 모두 석.박사들이었다. 아프

리카 나라들에서 독재자의 하수인 노릇을 한 자들은 예외없이 외국에서 공부한

엘리뜨들이었다. 그들은 절대권력에 기생하면서 헐벗고 굶주리고 못 배운 동족

의 졌는가.”

” 내가 더욱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독재에 항거한 지식인들이 운동

을 팔아 입신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거짓말처럼 권력과 부를 나누어 갖는 대열

에 합류했다. 악은 얼굴만 바뀌었을 뿐인데 ” “운동이 없었다면 변절도 없었

을 것이다. 너무나 쉽게 변절의 길을 택한 지식인들이 우리 정신사(精神史)에

남긴 상처는 너무나도 컸다.” “나는 우리 땅 지식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늦었지

만 이제라도 ‘신채호 정신으로 돌아가자. 다산(茶山) 정신으로 돌아가자’라고”*

주15)

이만 하면 지금이 단지 이러저러한 부분적인 것들을 쓰다듬고 있을 때가 아니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조조정”을 말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

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떠한 모델을, 패러다임을, 틀을 추구할 것

인가이다. 여기에서 저들 지배세력과 우리 피지배세력은 뚜렷하게 대립한다. 또

이러저러한 중간적인 것들도 등장한다.*주16)

2. 지배세력이 추구하는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민주적 패러다임이 아니라 미

국형의 문명이다!

안팎의 지배세력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들이 제시하는 패러다임은 간

단히 말해서 신자유주의를 대거 도입하여 종래의 천민자본주의에다 접목시키자

는 것이다. 그들의 수사(修辭)는 신자유주의이다. 그러나 그들이 입으로 말하고

있는 그대로 자유주의를 신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

은 자기들의 나라에서도 자유주의를 진실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정부를 향해서 자신들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라고 탈규제를 요구하면서 그와 동

시에 노동조합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회보장비는 줄이라

고 아우성을 치면서 투자유치를 위해 보조금 지급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신자유주의는 거짓 자유주의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는 천민자본주의와

얼마든지 동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패러다임은 간단하다. 첫째로 시장을 대외적으로 완전 개방하는 것이

다. 그렇게 해서 초국적 자본의 지배질서에 철저히 통합되는 것이다. 그리고 둘

째로는 대내적으로 내외 독점자본의 이윤추구 활동을 자유롭게 보장하는 것이

다. 특히 외국 초국적 자본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그리고 금융

자본이 산업자본을 금융이윤(이자 및 배당 등) 추구의 대상으로 삼아 자유롭게

사냥할 수 있게 하는 방향에서! 천민자본주의의 초과착취를 지속시키는 바탕

위에서! 이것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그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 패러다임은 누가 만들어서 추진하고 있는가? 이 패러다임은 국산품이 아니

다. 시중에는 지금 부즈 알렌 & 해밀턴 사의 ’21세기를 향한 한국경제의 재도

약’이라는 용역 보고서가 날개달린 듯이 팔려 나가고 있다. 공무원들에게는 필

독서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것을 참고서로 채택하기로 하겠다. 이 보

고서는 [1] 경제 기적의 끝(the end of economic miracle) [2] 행동은 없고

논의만 무성(words without deeds) [3] 한국 경제의 비전(strawman vision)

[4] 변화를 위한 전략과 실천과제로 되어 있다. 이 가운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3]과 [4]의 부분이다. 그 제목들만을 간략히 소개해 보자.

[3] 한국경제의 비전

* 한국이 구조적 취약 요인과 지식 격차, 그리고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

하에서의 도전과 기회 상황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제 패

러다임이 절실함.

*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해서는 다섯 가지 명제의 달성이 필요함.

(1) 시장-주도(market-led)

(2) 지식-기반(knowledge-based)

(3) 기업가 정신 고양(entrepreneurial)

(4) 지역적 통합(regionally integrated)

(5) 전 세계와의 연계(globally connected)

*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정부, 기업, 개인 간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

하는 신사회계약(new social contract)을 요구함.

<신사회계약 하에서의 경제주체별 역할과 책임>

–개인(individual) : 고용, 보건, 교육 문제는 각 개인 스스로가 해결

하고, 정부는 높은 삶의 질과 풍부한 기회를 제공.

–기업(entreprise) : 기업은 주주들에 대해서 책임. 기업은 근로자들

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

–정부(government) : 국민의 삶의 질 보장. 매력적인 경제환경 조성.

기업보다 개인을 중시. 경제를 주도하는 현재의 행정 방식 탈피.

[4] 변화를 위한 전략과 실천과제

* 한국경제의 구조적 제약 요인을 제거하고 지식에 기초한 국가로 재도

약하기 위한 3단계 실천전략을 권고

–시장주도

(1단계 : 도화선 점화)

.정부 : 미시적 정부개입 축소

.금융 : 기업자금 조달시장 자유화

.노동 :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2단계 : 개혁의 제도화)

.금융개혁 완료

.정부의 잔존 규제 철폐

.독점적 정부투자기관의 민영화, 자유화

(3단계 : 개혁의 완수)

.농업부문의 자유화

.독점적 정부투자기관의 자유화 완료

.정부 구조개편 완성

–기업가 정신

(1단계 : 도화선 점화)

.자유경제원 (LPB : Liberalization Policy Board)을 설립 : 향후 10∼

15년간 다음의 경제가 완성되도록 총괄 기획, 지휘, 감독

(1) 경쟁이 보장되는 자유화된 시장주도의 경제

(2) 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

(이하 생략)

–지역적 통합

(이하 생략)

–범세계적 연계

(1단계 : 도화선 점화)

.자유경제원(LPB)을 설립

.향후 10∼15년간 다음의 경제가 완성되도록 총괄 기획, 지휘, 감독

(1) 경쟁이 보장되는 자유화된 시장주도의 경제

(2) 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

(2단계 : 개혁의 제도화)

.외국인 직접투자 적극 유치

.외국인 전문기술 유치 촉진

.국내외 관광 장려, 국가 홍보

.해외투자 장려

.다음의 개혁 프로그램 준비

–지식 기반

(1단계 : 도화선 점화)

.자유경제원 (LPB)을 설립

.향후 10~15년간 다음의 경제가 완성되도록 총괄 기획, 지휘, 감독

(1)경쟁이 보장되는 자유화된 시장경제

(2)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

(2단계 : 개혁의 제도화)

.고등교육제도 개선

.산학 연계 강화

.전자 상거래 촉진

.지적재산권 보호

(3단계 : 개혁의 완수)

.다음 개혁 프로그램 준비

이것들을 통해서 미국-초국적 자본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는 대강 짐작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를 미국이 지배하는 신제국주의 세계체제에 외형적으로 통

합시키는 데 머무르지 않고 10∼15년이라는 중.장기에 걸쳐서 자유경제원이라는

지휘.감독 기구의 통제 하에서 한국경제를 미국식의 패러다임으로 철저히 개조

하는 것을 그들은 전망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규제를 철폐하라고 그렇게 목

청을 높이고 있는 자들이 자유경제원에 의한 기획, 지휘, 감독을 전략의 핵심으

로 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그들의 신자유주의는 하나의 수사에 불과하다

는 것, 거짓이 충만한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다시 한번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들

은 그러한 수사와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한국경제를, 나아가 한국사회를 서구

자본주의적, 아니 미국적 문명으로 완전히 개조하려는 엄청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 사람들은 많은 고통을 겪어야 체질을 고칠 수 있을 것이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야만 자기들 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단군이 시키는대로 백일 기도를 해서 곰이 사람으로 되었다는 단군신화

가 연상된다!) 심지어 천하의 투기꾼에다 희대의 사기꾼인 조지 소로스 같은 자

까지도 한국경제의 앞날은 희망적이지만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는 지금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격게 될 것이라며 ‘고통’을 경고하고 있

다. 이는 1월 3일 입국하면서 한 말인데 신년 인사 치고는 참으로 고약하다!

이들은 왜 이렇게 남의 체질까지 고쳐 주려고 하고 있는가? 왜 그같이 무모

한 기도를 하고 있는가? 완전한 대답은 아니지만 우리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

명의 충돌”에서 그 대답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동아시아 금

융공황을 아시아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미국적인 패러다임의 다. 그리고 승리감에 아주 들떠 있다. 이들은 왜 이러한 “문명충돌”적인 말들을

만들어 내서 퍼뜨리고 있는가? 해답의 실마리는 아무래도 이 “문명충돌’에 있는

것 같다.*주17)

그렇다. 그들은 서구문명을 강요하지 않고는 자본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지배

적인 생활양식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제국주의적인 지배가 순조롭게 관철

되려면 피지배 민족들의 생활양식을 자본주의적인 생활양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데!) 그렇다. 자본주의는 철두철미 서구적인 것이다. 서구문명과 자본주의는 동

전이 앞뒷면과 같은 것이다. 임노동제는 설사 인류의 역사발전 단계에서 보편적

인 것일는지 모르지만 인간을 철저히 “사적인 개인”으로 파악하고 서로 이기적

으로 관계 맺게 하는 자유-자본주의, 서구 자본주의 패러다임은 원시공동체의

공동체적인 요소들을 철저히 파괴하고 다른 종족들을 노예로 삼아 문명을 시작

한 서구 문명에나 어울리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자본주의를 전 지구적으로 강요하고자 할 경우 자본주의적인 서

구문명은 비자본주의적인 문명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미 중동 지역과 회교

문화권에서 두 문명이 날카롭게 충돌하고 있듯이!

미국 초국적 자본은 냉전이 끝나고 세계를 유일 패권자로서 지배하고자 하면

서, 전 세계를 새롭게 또는 재차 획득하고자 하면서 소련 사회주의라는 상대 대

신에 다양한 문명이라는 이 새로운 상대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싸움에

서 승리하기 위해서 그들은 지난 냉전 시기에 반공을 위한 쇼우 윈도우가 필요

했듯이 비서구 지역에 서구식 자본주의의 쇼우 윈도우가 필요하게 되었다. 아시

아, 아프리카 및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 각기 그런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

서 남아프리카의 만델라, 멕시코의 세디요 등이 지금 미국의 각별한 환대를 받

고 있다.

그리고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을 자신의 하위 파트너로 복속시켜 통합시키

고 한국을 저들의 예속 하에 저들을 본받는 모범생으로 만들고자 하고 있는 것

이다.*주18) 이렇게 함으로써 동아시아의 중국 이외의 민족들을 자신의 패권적

지배 하에 순조롭게 통합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통합을 통하

여 중국 문명의 세력 확장을 효과적으로 포위.봉쇄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화경제론의 창시자인 홍콩의 황즈롄 박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번 금융풍파는 동.서양의 충돌이란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를

틈타 아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우위를 확립시키려 했다는 측면을 놓치지 말

아야 한다.”라고.

이러한 사회적이고 역사적이며 나아가 문명 충돌적인 의미를 가지고 추진되고

있는 패러다임 개조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세계적인

대세, 기성의 현실이라고 인정하고 그런 바탕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그 여

지를 모색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것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우리의 것을 창조해

나가야 하는가? (서구 자본주의 문명은 ‘문명(文明)’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부적합하다. 우선 그것은 밝지 못하다! 또 글보다 총칼을 앞세우고 있다! 그래

서 그것은 ‘문명’이기보다 ‘야만’이다!) 그 답은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후자 쪽

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거부하는 데에 머무르지만은 않아야 할 것이다. 유연

한 포용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지를 이야기하자면 설명이 좀 길

어지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문명적이고 역사적인 것은 잠시 접어두고 사회적인

차원에 국한해서 검토해 보겠다. 이 패러다임은 과연 쓸 만한 것인가? 사람을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패러다임, 틀, 모델인가?*주19)

3. 미국.영국형의 패러다임으로는 안 된다.

요즈음 “희망”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주20) 또 행복이니 복(福)이니

하는 단어도 빈번히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은 아예 약방의

감초가 되어 있다. 이 말이 빠지면 말이 안된다는 듯이! 모두들 이번 파국을,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개혁을 해서, 패러다임을 바꾸어서, 부즈 알렌& 헤밀턴이

제시하는 바와 같은 시장주도의 모델을 채택해서, 고통을 겪으면서 체질을 개조

하자고 떠들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복을 불러오자, 행복을 맞이하자, 좌

절하지 말고 그런 희망을 가지고서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자, 더욱 졸라매자고

떠들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진실성을 모조리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렇게 하면

참으로 복이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

키기 위해서 거짓말인 줄 알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쨌건

이러한 전망은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것이 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현

실성이 없고, 그것을 희망으로 가지게 되면 헛꿈이 될 뿐이라는 사실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천민적 지배세력에게 또다시 속고 당하지 않기 위하여!

그들이 강요하는 모델 하에서 경제와 사회의 성장.발전의 전망이 있다면, 그

리고 노동자.민중의 인간다운 삶의 질이 보장된다면 우리는 굳이 민족주의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그들의 강요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

야 할 것이다. 배타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일체의 것을 과감히 내버려야 할 것이

다. 이땅의 지배세력들이 현재 그렇게 행하고 있듯이! 또 그렇게 이! 그리고 일부의 진보적(?)인 지식인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듯이! 그러나 그러

한 경제 패러다임 아래에서는 국민의 절대다수인 우리 노동자.민중에게는 결코

희망적인 전망이 있을 수 없다. 몇몇 잘 배운 자들, 가진 자들에게는 희망적일

지 모르지만! 이미 그런 패러다임을 택하고 있는 나라들의 현실이 그 점을 생

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과 힐러리는 좋아라고 해변에서 팬티 바람에 몸을 부비며 춤을 추고 있

지만(1월 6일자 신문들에 일제히 실렸다. 그것도 천연색으로!) 바로 그 순간 미

국의 노동자들과 유색인종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

다. 이것이 그들이 권고라는 이름으로 강요하고 있는 패러다임의 실체이기 때문

이다.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IMF 내부문서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

들이 강요하는 고통이 단지 양해각서에 적혀 있는 것처럼 3년에 그치지 않는다

는 것을! 이 신탁통치 기간 동안 패러다임 전환을 “점화”하고 “제도화”해서 식

민지 경제로 지속시키겠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노동자.민중이 원하는 패러다임

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게 틀을 짜겠다는 것을!

중앙일보의 보도를 그대로 옮겨 보자.

“IMF는 한국의 긴축재정이 향후 9년간 계속될 것이며 한국의 외환위기가 5년

뒤 재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의 국제

금융 소식통들이 2일 입수한 IMF 내부문서에 따르면 ‘IMF는 총 570억 달러의 지

원금 중 향후 3년 간 한국에 2백10억 달러를 지원키로 합의했다’며 ‘그 중 1백

10억 달러가 2002년에 집중 상환될 예정이어서 한국은 이때 또 한 번 외환위기

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국정부는 이에 따라 2006년까지 차입

금 상환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고 재정긴축 등 엄격한 경제운용이 불

가피할 것이라고 IMF는 전망했다.”

이들의 전망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이 2천억 달러대의 천문학

적 외채를 지고 있다는 점(IMF협약으로 외환위기를 막기 위해 빌린 대기성 차관

까지 합치면 3천억 달러대에 육박한다!), 이 금액은 매년 2∼3백억 달러의 무역

수지 흑자를 내더라도 (원금과 이자를 합산해서 보면) 10여 년을 뼈빠지게 계속

해도 다 갚아나가기 어렵다는 점 등 지극히 개략적인 계산만을 가지고 보더라도

그들의 전망대로 될 가능성은 아주 농후하다. 게다가 그들이 현재 한국의 경제

에 대한 신탁통치 당국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전망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그들

의 전망목표를 말해주고 있다. 즉 그들은 주기적으로 외환위기를 조성하면서 이

를 계기로 하여 한국경제의 패러다임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조하는 작

업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주21)

그러면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초긴축이 가해질 때 경제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 구조조정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재정.금융의 초긴축이 다는 것은 초과적으로 높은 이윤율과 이자율, 높은 실업률과 낮은 실질임금(낮

은 명목임금과 높은 물가수준)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경제의 성장

과 자본의 축적이 다소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노동자.민중에게는 고통을

지속시키는 속에서의 축적과 성장일 따름이다. 즉 불황 속의 성장, 스태그-그로

스(stag-growth)일 것이다. 마치 오늘날의 영국이 그러하듯이! 또 멕시코가 그

러하듯이!

그리고 국가는 국가의 구성원인 민중의 권익을 도모하는 정치체가 아니라 내

외 독점자본의 자본축적 운동을 옹호하는 경찰로 전락할 것이다. 구조조정 가운

데 가장 큰 구조조정이 바로 이렇게 국가를 노동자.민중을 억압하는 자본의 도

구로 삼는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경제에서도 금융자본의 힘과 논리가 실물 생

산 부문에 대하여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기업경영의 금융화, 돈놀이화, 재테크

화가 정착될 것이다. 기업은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은

약화되고 돈놀이 하는 측면이 강화될 것이다. 사람들은 돈독이 올라 매일 주식

가격이 오르는 데 목을 매달 것이다! 주식가격이 오른다면 전쟁도 찬성할 지경

으로 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우리의 21세기의 노동자.민중의 삶의 모습으로,

나라 경제의 모습으로 삼을 수가 없다. 이 모델, 이 패러다임은 거부되어야 한

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노동자의 경제적 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즉 고

용과 소득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전망해 보자.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패

러다임 하에서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먼저 고용을 이야기해 보자. 요즈음 대통령 인수위 주변에서는 금년도의 실업

자가 1백20만 명이 될 것이며 정리해고에 의한 실업까지 가세하게 되면 2백만

명 이상에 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한다. 실업자 수를 가능하

면 적게 잡으려는 경향이 있는 노동부에서 이렇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물론 우

리나라에서 실업자라고 할 때 불완전 취업자를 제외한 완전 실업자만을 지칭하

는 것이므로 불완전 취업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까지 포함할 경우 실업자는 3∼4

백만 명에 이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수위는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해서 지난 3일 이기호 노동부 장관의 보고를

받고도 이를 보안에 부쳤다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 해고될 사람이 주로 도시의

30∼40대 화이트 칼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전의 단순직 실업자 증가와는 질적

으로 다른 문제”라고 하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주22) 그러면 이러한 우

려는 금년 한 해로 끝날 수 있는 문제인가? 그들의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부즈

알렌 & 해밀턴 보고서는 “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로 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노동력의 절반 가량이 대졸자(전문대를 포함)인데 지식 산업

이 단기간 내에 얼마나 급속히 발달을 해서 이들을 다 고용해 준단 말인가? 제

조업이 위축되는 속에서 이들은 대량 실업 상태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배세력은 노동시장이 유연화된 미국에서는 실업율이 서구 선진 자본주의 가

운데 가장 낮다고 하며 미국.영국 식을 따르면 실업율은 점차 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사회보장 제도가 매우 부실하기 때문에 실

망 실업자(여성이나 나이 많은 노동자들로서 취업 가능성이 없어서 취업을 아예

포기한 사람들을 말한다)들이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

면 미국의 실업율이 유럽에 비해 결코 낮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구나 미국과 영국에서는 고용의 불안정성과 불완전성이 아주 심하다. 단지

실업자냐 아니냐 하는 것만이 아니라 고용의 이러한 질적 측면도 아울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잘 알다시피 미국에는 불완전 고용 또는 과소고용 형태인 부분시

간-노동자(part-timer)가 엄청나게 많다. 지난해에 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파

업이 터져나왔던 ‘합동 소화물 서비스'(United Parcel Service) 사의 경우 부분

시간-노동자의 비율이 전체 고용인력의 60%에 달했다. 그리고 이들의 시간급 임

금은 전(全)시간-노동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시간-노동자의 임금은 시

간당 19.95달러인데 비해서 부분시간-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9.65달러에 지나

지 않았던 것이다.*주23) 미국과 고용관행이 비슷한 영국에서는 부분시간제 일

자리가 전체 일자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주24)

고용의 불안정성도 마찬가지이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된 이들 나라에서는 임시

직 노동자들의 비중이 아주 높다. 계약직이라고 하여 평생직장을 허용하지 않

고 반년 또는 1년씩 고용했다가 해고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용역

회사를 통하여 파견되어 평생고용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번

에 IMF는 근로자 파견제의 조속한 도입을 압박하여 정부와 정권측의 이행 약속

을 받아냈다. 그밖에 외형상은 사업주의 형태를 취하지만 실제로는 하루하루 노

동을 팔아서 먹고사는 자기고용 노동자도 많다. 즉 이들은 법적으로는 사장이고

실제로는 노동력을 팔아서 먹고사는 노동자이다. 이들은 우리나라로 치면 일용

노동자인데 노동관계법 상으로 노동자로 취급해 주지도 않는다. 그러니 산재보

상도 받을 수 없다.*주25)

그 위에 일시해고(lay-off)가 수시로 행해지고 있다. 노동자의 밥줄은 자본

가 맘대로인 것이다. 이것이 지구상에서 가장 경제력이 부강하다고 하는 나라의

노동자의 고용 사정이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면서 지배세력에서는 “이제 평생직장의 시대는 갔다”고 나

팔을 불어대고 있다. 그 대신 평생고용을 하면 된다고 하면서! 그 평생 고용이

라는 것이 바로 위에서 말한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고용인데!

과연 높은 실업률에다 더하여 이러한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고용형태를 대거

도입했을 때 노동자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인가 저하될 것인가? 이것은 물어볼

필요조차 없다.

다음으로 노동자의 소득은 그러면 어떻게 될 것인가?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또 노동자 내부에서 예전에 비해 보다 평등해질 것인가? 그래서 사회적 갈등이

점차 해소되어 갈 것인가? 답은 전혀 아니올시다 이다. 소득분배는 오히려 양극

화할 것이다.

이것을 증명하는 근거들은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

다. 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 미국에서는(년 5%대의 성장이 이루

어지고 있다) 지금 무엇보다도 두드러진 것이 빈곤의 증대이다. 그리고 빈부의

양극화이다. 이 나라에서는 지금 19세기에 마르크스가 이야기했던 자본주의에서

의 “노동자의 절대적.상대적 빈곤화”라는 법칙이 글자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미국은 역설적이게도 마르크스의 이론을 입증해 주고 있다. 미국 경제가 잘 나

가고 있다고 오만을 떨면서 자기를 본받으라고 클린턴은 유럽의 정상들에게 큰

소리를 쳤지만*주26) 미국은 레이건 이래 지속적으로 노동소득이 감소하고 소득

분배가 불평등화 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다음의 <표>는 긴 설명을 생략하고 그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표> 선진국의 소득 불평등의 변화

(남자) 최상위 10% 계층 소득 / 최하위 10% 계층 소득

┏━━━━━┯━━━━━━━┳━━━━━┯━━━━━┯━━━━━━┓

┃ ┠─────┼───────╂─────┼─────┼──────┨

┃ 불평등의 │뉴질랜드 ┃2.72( 84) │3.16( 94) │ 0.044 ┃

┃ 큰폭 ├───────╂─────┼─────┼──────┨

┃ 증가 │미국 ┃3.18( 79) │4.35( 95) │ 0.027 ┃

┃ ├───────╂─────┼─────┼──────┨

┃ │이탈리아 ┃2.29( 79) │2.64( 93) │ 0.025 ┃

┃ ├───────╂─────┼─────┼──────┨

┃ │캐나다 ┃3.46( 81) │3.74( 94) │ 0.021 ┃

┃ ├───────╂─────┼─────┼──────┨

┃ │영국 ┃2.45( 79) │3.31( 95) │ 0.020 ┃

┣━━━━━┿━━━━━━━╋━━━━━┿━━━━━┿━━━━━━┫

┃ 불평등의 │오스트레일리아┃2.74( 79) │2.94( 95) │ 0.013 ┃

┃ 소폭 ├───────╂─────┼─────┼──────┨

┃ 증가 │일본 ┃2.59( 79) │2.77( 94) │ 0.012 ┃

┃ ├───────╂─────┼─────┼──────┨

┃ │오스트리아 ┃2.61( 80) │2.77( 94) │ 0.009 ┃

┃ ├───────╂─────┼─────┼──────┨

┃ │네덜란드 ┃2.51( 85) │2.59( 94) │ 0.009 ┃

┃ ├───────╂─────┼─────┼──────┨

┃ │스웨덴 ┃2.11( 79) │2.20( 93) │ 0.008 ┃

┃ ├───────╂─────┼─────┼──────┨

┃ ┃ ├───────╂─────┼─────┼──────┨

┃ │덴마크 ┃2.14( 80) │2.17( 90) │ 0.003 ┃

┃ ├───────╂─────┼─────┼──────┨

┃ │프랑스 ┃3.39( 79) │3.43( 94) │ 0.002 ┃

┣━━━━━┿━━━━━━━╋━━━━━┿━━━━━┿━━━━━━┫

┃ 불평등의 │벨기에 ┃2.29( 85) │2.25( 94) │ -.004 ┃

┃ 감소 ├───────╂─────┼─────┼──────┨

┃ │노르웨이 ┃2.05( 80) │1.98( 91) │ -.006 ┃

┃ ├───────╂─────┼─────┼──────┨

┃ │독일 ┃2.38( 83) │2.25( 93) │ -.013 ┃

┗━━━━━┷━━━━━━━┻━━━━━┷━━━━━┷━━━━━━┛

자료 : Freeman, R. B., ‘When Earnings Diverge: Causes, Consequences, and

Cures for the New Inequality in the US’, Prepared for the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Study Group unpublished, ?에서 재인용

이것은 무엇에 그 원인이 있는가? 바로 그들이 그처럼 역설하고 있는 “노동시

장의 유연화”에 힘입고 있다. 이 점에 관하여 다음의 인용문은 그 사정을 압축

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경쟁적 노동시장이 내재한 큰 문제점은 지난 20년 동안 실질

임금의 저하와 소득 불평등의 증대를 초래하여 경제성과를 모두에게 분배하는

데 실패하였으며,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임

금(봉급: 필자) 계층의 실질임금은 크게 증대한 반면 저임금 계층의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빈곤 비율 역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감소하지 않는 상태가 크게 지

속되고 있다. 지난 1973∼95년 동안 민간부문 생산직 노동자의 평균 시간당 임

금은 12%나 감소하였다. 또한 <표> 소득불평등 지표를 보면, 미국이 가장 높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지난 80∼90년대 동안 뉴질랜드를 제외하고 불평등이 가장

크게 증대하였음이 두드러진다. 단체교섭과 최저임금제 등의 제도가 기능하는

유럽과는 달리 시장의 힘을 통한 임금결정이 소득분배의 양극화를 가져온 것이

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에 미국형 노동시장 유연성을 도입하도록

권고해 온 OECD조차 미국의 경제 성공이 불평등과 저임금 계층의 빈곤화라는 결

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OECD, Employment Outlook, 1996, Chapter

3)”*주27)

이러한 간단한 고찰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저들이 도입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긍정적이지 못하다. 이것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 평

화까지 파괴한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높은 실업율에다 한 번 실업자가 되면 다

시 취업하기가 별따기처럼 어려워지면서 정부에서 지급하는 사회보장 급여만으

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게 되자 마침내 실업 노동자들의 항쟁이 거세게 터져 나

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진보정치세력이 집권하고 있어서 이 실업 노동자들의

요구를 가능하면 수용하고자 하지만 그동안 워낙 구조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인 것

이 많이 도입되어 있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거기에서도 문제는 정책의 수준

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경우는 천민자본주의 위에다 신자유주의를 덮어씌우려 하고 있

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재벌을 개혁한다고 바람을 잡고 있지만 실은

최대급 재벌 하나쯤을 시범적으로 쓰러뜨려서 재벌의 기세를 꺾은 다음 재벌을

지주회사 형태로 개편하여 다소 약화된 상태로 유지.온존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것을 재벌 개혁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재벌은 해체되는 것이 아

니라 단지 초국적 자본이 개개 기업을 사냥하기 쉬운 상태로 개조될 뿐이다. 법

에도 없는 그룹 회장이 이제부터는 합법적으로 지주회사의 회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천민적 철학은 지주회사의 자회사들의 경영에 그대로 관철될 것

이다. 이렇게 천민자본주의를 유지시키는 바탕 위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첨가

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는 천민자본주의의 초과착취에다

유연화-착취가 첨가되어 “유연화-초과착취”되는 더욱 악화된 조건으로 굴러떨어

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전제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저러한 개혁에 대하여 크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들은 그들의

이해관계를 위하여 그들 식으로 개혁을 하는 것이다. 초국적 자본의 이해과 국

내 지배세력의 이해관계를 위하여! 그러한 방향 하에서, 신자유주의적 방향 하

에서! 그러한 범위 내에서, 재벌과 정부기구와 노동시장을 한 셋트로 해서 개혁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렇기 때문에 그들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에 대

해 아주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개혁이라고 다 좋은 것

이 아니 것이다! 신자유주의 개혁은 나쁜 개혁인 것이다!

이런 전제 위에서 저들의 개혁 하나하나에 대해서 바판해야 한다.. 그리고 우

리들이 왜 그것을 거부하는지, 그 이유를 내외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어떤 것

은 개악임을, 어떤 것은 개선이지만 불철저하므로, 또 어떤 것은 잘못된 방향이

므로, 그래서 전체적으로 나쁜 것이므로 반대한다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저들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거부하면서 우리의 이해관계에 따

라서 우리의 모델을, 우리의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의 개혁,

우리가 바라는 한 무더기의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은 어떤 모델, 어

떤 패러다임을 취할 것인가 하는 것을 놓고 내외 지배세력과 노동자.민중이 한

판 대결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 유의할 것은 재벌개혁 하나, 행정개혁 하나, 노동시장 개혁 하나를 각

기 떼어놓고서 흥정하는 식의 접근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재벌 문

제에서는 자본측이 이렇게 양보하고 노동시장 문제에서는 노동측이 이렇게 양보

하는 식의 흥정을 하고 거래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왜 안되는가? 그런 식

의 흥정을 하다보면 결국 함께 신자유주의 모델을 함께 만들어 가는 꼴이 될 것

이기 때문이다. 왜 그런가? 흥정할 의제들을 그들이 미리 정해 놓고 있기 때문

이다. 즉 재벌의 투명성 제고, 정부 규제의 완화, 금융의 상업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등 의제가 그들에 의해 정해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껏해야 신자유

주의적인 개혁 의제를 가지고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갑론을박하게 될 것이기 때

문이다. 그리고 결국 신지유주의 개혁에 약간의 제동을 거는 수준에 머무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노동시장 유연화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재벌을 개혁하고 행정을

개혁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모델이므로! 그것이

개혁 의제에 올라 있으므로!

4. 그러면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모델은 어떤 것인가? : 첫째로 자주.통일

지향의 모델이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모델은 대외적 측면과 대내적 측면을 동시에 포괄해야 한

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대외적 측면을 바르게 설정하지 않고는 경제모델을 설정

할 수가 없다. 예컨대 자본주의 세계체제에 완전 개방된 사회주의란 존재할 수

없다. 또 폐쇄된 자본주의도 유지.발전할 수 없다. 즉 사회주의라면 기본적으로

폐쇄적일 것이며 자본주의라면 기본적으로 개방적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

던 것을 취해야 할까?

대외적 관계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모델은 민족적 자주와 민족의 통일을 지향

하는 모델이어야 한다. 따라서 그것은 신제국주의 세계체제에 전면적으로 통합

되는 전면개방체제일 수가 없다. 아무리 자본주의 모델일지라도! 전면개방체제

를 받아들이게 되면 초국적 자본이라는 강자와 개발도상국이라는 약자는 그 강.

약이 부동하므로 개발도상국의 민족경제는 초국적 자본의 사냥터가 될 수밖에

없다. 거듭 이야기해 왔듯이 그들은 금융시장을 장악하여 돈줄을 틀어쥐고서 한

국경제를 쥐락펴락할 것이다. 그리고 알짜 기업을 먹어줄 것이다. 그리고 초긴

축을 강요하고 초과착취를 강제할 것이다. 초긴축은 곧 대량실업이고 저임금이

며, 초과착취이고 초과이윤이다! 고 이러한 조건 위에서 자유로운 돈놀이를 통해 초과이자를 가져갈 것이다.

또 상품시장은 그들의 강한 경쟁력에 압도될 것이다. 농산물, 비농산물 가릴

것 없이 그들의 상품이 범람할 것이다. 앞에서 인용한 부스 알렌 & 해밀턴 보고

서에 보면 저들은 농업 부문의 자유화를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 곡물 농업은 지난날 면화, 밀 농업이 사라지듯이 사라지게 될 것이

다. 이 문제는 민족 주권의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미국-신제국주의는 지금

식량을 단지 경제적인 이윤추구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정치 무기로 삼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는 식량자급률이 30%에도 미달하고 있다. 식량

안보가 미국의 손 안에 들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인 것이다.*주28)

이렇게 전면개방은 무제한적인 착취. 수탈의 허용 뿐 아니라 심각한 주권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세계경제는 매우 긴밀하게 교류하는 상태에

있기 때문에 전면개방에 반대하여 완전한 폐쇄경제를 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그 동안 수출 주도형 모델을 취해 온 한국경제로서 일거에 대외관계를 차단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단계에서는 초국적 자본에 대해서는 일정한

제약을 가하거나 제한하고 그 대신 경제력이 비등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서는 시장을 상호 개방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등 민족경제의 자주성을 향상시키

는 방향에서 대외관계의 재설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금융.자본 시장의 전면 자유화는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금융.

자본 시장의 자유화에서 채권시장의 자유화는 심각한 경제주권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강도 높은 재정.통화 긴축정책에 따라 연 25%대의 고

금리체제를 유지하고 기업들의 은행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은행 대신 채권시장

에서 직접 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서, 앞으로 채권시장이 현재

의 몇배 수준으로 비약적으로 커지고, 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투자규모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채권전문가들은 한국 증권거래소 전망대로 외

국인 채권자금이 11조 6천억 원 가량 밀려들어올 경우 이들이 헷지 비용과 자국

내 금리를 제외하고도 연간 최소한 1조 3천 5백억 원여의 천문학적 초과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 법정관리에 따라 엄청난 국부의 유출이자,

수술비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이 진짜 우려하는 대목은 바로

유사시 채권 투자자금의 급속한 국외탈출이며 이에 따라 야기될 미래의 엄청난

금융.외환 불안이다. 앞으로 개방된 우리 채권시장을 찾아올 주된 고객은 헷지

펀드 등 참을성이 부족한 단기성 자본이 주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

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이들의 기본적 노림수는 우리나라와 선진국간에 형성되

어 있는 10∼20%대의 금리차이며, 이에 따른 금리차익이다. …. 국내 정치 또

는 경제가 일대 혼란 상태에 빠진다거나 해서 이들이 국내에 투자한 자금의 회

수가 불투명해 질 때에는 이들은 보유하고 있던 천문학적 규모의 전체 채권을

일순간에 팔고 미련없이 우리나라를 이탈할 것이다. 이럴 경우 최근 우리나라가

경험한 것보다 몇배나 큰 금융.외환 쇼크가 우리 경제를 강타할 것이며, 다시한

번 이런 사태를 맞는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다”*주

29)

특히 현재 미국 초국적 자본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외환관리가 전면 폐지

된다면, 언제든지 그들의 외환투기 조작에 의해 외환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 그

리고 그 때마다 우리나라는 그들의 이해관계와 요구를 다 들어주어야 할 것이

다! 주한미국 상공회의소(AMCHAM,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Korea)는

그 유명한 AMCHAM 리포트에서 ‘외환시장의 규제 해제에 가속도를 붙여라’는 것

을 첫번째로 들고 있다. 이 보고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새 상품

(파생금융상품을 의미하는 듯)을 개발해 팔 수 있는 자유와, 외환시장 포지션에

대한 제거다”라고 말하고 있다.*주30)

오늘날 세계경제는 초국적 금융자본이 지배하고 있고 그들은 매우 투기적이

다. 그리고 그 투기는 주로 외환거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점까지 고려하

면 외환관리가 전면 폐지된다는 것은 우리 경제를 초국적 금융자본의 투기장으

로 내맡기는 것이 된다.*주31)

이에 더하여 금융 개방의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금융은 오늘날 초국적 자

본 안에서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에 대해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막강한 힘을 자

랑하고 있다. 금융은 또 국가경제의 거시적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이 부분이

초국적 자본에 장악 될 때 경제의 주권은 지켜질 수 없다.*주32)

이렇게 금융.자본.외환 시장이 전면적으로 경제는 최소한의 자주권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러한 경제를 민족경제(국민경제)

라고 말할 수조차 없다.

한국경제는 폐쇄경제로 갈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전면개방, 완전자유화를 허용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할 때 개방과 규제의 최저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경제의 주권을 보존하는 것이다. 지금은 바로 이 주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다.

노동자.민중이 살려면 민족경제로서의 경제주권이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 경

제주권이 없는 식민지경제인가, 비록 국제관계(시장 메커니즘 및 국제기구 등)

에 의해 제약되지만 주권을 발휘할 수 있는 민족경제인가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

는 것이다. 그 답은 말할 것도 없이 민족경제이다. 주권을 가진 민족경제로 되

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세 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외환에 대한 주권적인 통제이다.

둘째, 금융기관에 대한 초국적 자본 지배의 거부이다.

셋째, 자본시장에 대한 주권적 통제이다.

넷째, 기업사냥에 대한 제한이다.

다섯째, 식량농업에 대한 보호이다.

이것들은 IMF 요구를 거부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서는, 추가협상을 하는 것으로서는 실현될 수 없다. 지난번 협약을 무효화

하고 재협상하는 것을 통해서만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IMF 요구

거부와 재협상만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우리의 힘에 비해 IMF-미국-초국적 자본

의 힘은 월등히 우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은 ASEAN 국가들과 더불어 동아

시아 경제협력체를 구성하는 속에서만 충족될 수 있다. APEC이 아니라 동아시아

경제회의를! 동아시아 경제회의를 동아시아 경제협력체로!

미국은 지금 세계 정치전략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들은

지금 서구 자본주의 문명을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모델로 확산시키고자 하고

있다. 그렇지 못할 때 자신들의 패권적 지배는 유지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

이다. 이런 시각에서 그들은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자신들의 하위 파트너로 삼

고 나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하고 있다. 이 구도는 동아시아에 긴장을

격화시킬 위험성이 농후하다. 그들은 중.일의 경쟁을 제한하기 위해 자신이 필

요하다고 말하고 있다.(김대중 당선자도 같은 입장에서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역

할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동아시아는 동아시아에 맡겨야 평

화가 온다.

다음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모델은 또한 남북간의 경제협력을 강화하여 남.북

한간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파국적인 상황 속에서는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위에서 말한 경제주권의 수호는 성공하기 어렵다.

정치.군사적 대결이 지속될 때 역량의 많은 부분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그러할

때 현재 안고 있는 엄청난 외채를 갚아 나가기 어렵고 경제식민지를 거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한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천박

한(?) 생각을 하는 부분들도 있다. 그러한 접근은 진정한 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한이 과연 그렇게 높은 기술 수준에 도달해 있는가? 북한은 남한 자

본의 노동력 공급처라고 사고할 때 진정한 상호존중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남한 안에서도 지역 차별이 심각한 정치적 갈등을 빚어왔는데 그러한 차별 정도

를 넘어 식민지적인 사고를 한다면 협력은 증진되기는커녕 갈등을 증폭시키게

될 것이다.*주33)

오히려 민족 시장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북한

경제가 활성화되면 국내기업의 시장은 그만큼 확대될 것이다. 예컨대 북한의 개

방지역에 합영기업을 설립하고 그곳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남북한을 망라한 민족

시장에서 소화시킨다면 여러 면에서 좋은 효과를 낳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민족시장이 커지게 될 것이고 민족 동질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쪽의 기술(소비재나 중간재의 품질면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과

북쪽의 기술(중화학공업의 기술은 군수산업을 중심으로 상당한 수준에 있다고

볼 수 있다)이 서로 교환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분명히 서

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주34)

이렇게 민족 내적으로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동아시아 경제협력을 높여

가는 속에서만 경제주권은 지켜질 수 있다. 이런 틀 안에서는 일본이 설사 생산

력에서 매우 앞서 있다고 해도 미국이 중남미에서 행사하는 것과 같은 제국주의

적 패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 또한 생산력의 수준이 그리 높지 못하

기 때문에 상당 기간에 관한 한 중화주의적인 패권을 추구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이 지역에는 문화적 정체성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종교면에서 유교,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가 다. 또 사회체제도 다양하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 및 북한이 있는가

하면, 일본, 남한을 비롯한 자본주의 나라들이 있다. 이러한 다양성으로 인해,

그리고 어느 한 나라가 패권국가가 되기 어려운 역학관계로 인해 동아시아는 상

호의 주권을 인정하면서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기에 아주 유리하게 되어 있는 것

이다.

그리고 지리적으로도 바다를 통하여 값싼 운임으로 교역할 수 있는 좋은 조건

을 가지고 있다. 또 생산력 수준에서 앞선 부분, 중간 부분, 뒤진 부분의 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서로 보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

서 패권을 방지하기만 하면 평화에 입각한 공동의 번영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

에 남북한 간의 평화와 협력까지 추가된다면 이러한 질서야말로 희망적이다. 이

에 비하면 미.일의 신제국주의-신자유주의 패권에 통합되는 질서는 감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주35)

5. 우리의 대안은 민주적 시장경제가 아니라 민주적 혼합경제이다.

다음으로는 대내적 개혁, 총체적 민주대개혁이다. 경제.사회의 대내적 모델

내지 패러다임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오늘날은 시장제일주의가 횡행하고 있다.

시장은 합리적이고 공정하다는 신화가 풍미하고 있다. 하이에크가 추앙받고 있

고, 밀턴 프리드만이 뭇사람의 스승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

이 그들의 이론은 과학이라기보다 이데올로기이다.*주36)

왜 그런가? 자유주의에서는 자본주의 사회를 자본에 의한 노동의 착취관계로

파악하지 않고 자유로운 개인들의 경쟁관계로 파악하고 있다. 과연 자본과 노동

이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 경쟁하고 있는가? 자본주의에서! 시장에서! 이처럼 신

자유주의 이론은 허구이다! 자유주의 이론은 개인들간의 작은 구별은 중시하면

서 지배자와 피지배자라는 보다 커다란 구별을 무시하고 있다. 경쟁은 오직 이

커다란 차별의 틀 안에서의 경쟁이다. 시장이란 이렇게 자본이 노동에 대하여

지배를 관철시켜 나가고 자본 상호간에 우열관계를 결정해 나가는, 즉 힘의 관

계가 이루어지는 매카니즘에 지나지 않는다.*주37)

또 오늘날 자본주의에서는 비슷한 힘을 가진 자들간에 우열을 다투는 것–이

것이 진정한 의미의 경쟁인데–은 존재하지 않는다. 외형적으로는 경쟁은 존재

한다. 그러나 그것은 독점과 계획(시장의 독점에 대한)을 위한 쟁패이다.*주38)

다른 한편 시장을 거부하고 계획을 대안으로 했던 소련식의 모델도 실패했다.

시장이 없이 계획적으로 공동생산, 공동분배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에는

민중의 물질적, 주체적 조건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러한 성숙은 아주 오랜 ‘역사’를 경과하고서나 가능할 지 모른다. 물론 북한에

는 지금도 자유경쟁 시장이 없다. 그래서 사회주의 완전승리를 이야기하고 있

다. 하지만 북한 사회주의는 강한 민족주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제국주의

와 첨예하게 대결하는 군사적 상황에서 형성되고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없어졌을 때에도 그러한 완전한 계획경제가 유지될 것인지는 미지수이

다. 특히 그것이 생산력을 향상시키고 노동자.민중의 삶의 질을 높게 만들어 줄

것인지는 무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완전한 계획

이 이상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오늘날에는 상식이 되어 있다.

그러면 이렇게 시장도 계획도 완전하지 않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시장은 민주

주의를 가져오지 않는다. 더구나 오늘날의 시장은 독점시장이다. 따라서 시장에

만 맡길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분단된 나라의 자본주의적 부분이다. 이 현

실을 인정(긍정이 아니다!)한 바탕 위에서 현실적인 패러다임을 건설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시장을 인정하지만 그것만을 주장하는 신자유주의가 아닌 것을 추구

해야 한다! 그것은 시장과 계획의 혼합이다. 혼합경제체제이다.

그런데 이때 계획을 국가기구가 차지하게 되면 이 혼합경제는 국가자본주의적

인 것 또는 국가독점자본주의적인 것이 된다. 그리고 국가기구와 시장이 결탁하

여 노동자.민중을 초과적으로 착취.수탈하는 것으로 된다. 이것이 지난 시기 국의 경제모델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계획을 부정적으로 바라

보게 만들었다. 소련의 계획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처럼 실패한 계획은 ‘관료적 계획’일 뿐이었다. 그리고 모든 계획은

이러한 괸료적 계획인 것은 아니다. 민주적 계획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다! 그런데도 신자유주의자들은 시장을 계획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적인 오류는 계획은 곧 관료의 계획으로 등치시키고 있는 점

이다.

지난 시기 소련의 계획이나 국가독점자본주의의 계획은 관료의 계획이었다.

이 관료의 계획은 구 사회주의 나라에서는 노동자 대중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하여 실패했다. 국가독점자본주의에서는 더 이상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지 못

하여 관료의 계획이 실패했다. 한국의 관료적 계획은 생산력을 향상시키지 못하

고 분배를 악화시켜 실패했다. 즉 소련에서는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반영되지 못

하여 실패했고, 선진독점자본주의에서는 자본의 이해가 반영되지 못하여 낡은

것으로 거부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민중의 이해가 반영되지 못

하여 부정되는 동시에, 자본의 이해관계도 반영하지 못하여 관료의 계획은 부정

되고 있다. 이와 같이 계획은 원천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어서 실패한 것이 아

니라 대변해야 할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실패하거나

낡은 것으로 되고 만 것이다. 따라서 계획을 폐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계

획이 대변해야 할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하는 계획으로 재구성되어져야 한다.

자본주의에서는 진보가 이루어지려면 노동자.민중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계

획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계획을 통해서 시장의 힘, 자본의 힘을 견제하면서

노동자.민중의 이해관계를 증진시켜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계획이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계획의 담당자인 국가기구가 노동자.민중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도록 민

주화되는 것이 그 관건이다.*주39) 그러므로 시장을 대신하는 계획에 있어서는

민주성이 그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즉 ‘민주적 계획’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있으면 계획은 부정적이기보다 긍정적이다. 따라서 민주적 계획과 시장

의 혼합으로 경제가 움직여가게 해야 한다. 이때 노동자.민중의 힘은 계획으로,

자본의 힘은 시장으로 대변될 것이다.

문제는 계획과 시장이라는 이 두 가지를 어떤 비중으로 혼합하고, 어떤 방식

으로 결합시킬 것인가이다. 여기에는 많은 창조적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

나 기본적인 점은 말할 수 있다.*주40)

첫째, 생산력의 향상을 담당하는 기간산업 부분과 공공성이 두드러진 공공부

분은 공유로 경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국가 부문의 역할 속에서 생산력의 질적

고도화와 공공서비스의 제공이라는 민중적 이해는 담보될 수 있다.

둘째, 재정이 경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기간산업,

공공서비스 부문을 뒷받침하는 것과 더불어 뒤에서 말할 사회보장 지출을 담당

하기 위한 규모가 되어야 한다.

셋째, 금융은 자본의 사금고화로 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관료의 통제 하

에 둘 경우 관료적 계획의 폐해가 극복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금융은 사회화되

어야 한다. 즉 금융산업의 노동자, 일반 주주 및 공익을 대표하는 사람들로서

구성된 통제기구(예컨대 독일 기업의 감독위원회 같은)에 의해서 전문경영인이

통제되면서 대자본과 국가기구로부터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

넷째, 기업은 각각 독립성을 가지고 생성.발전.소멸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해야 한다. 기업이 기업을 소유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금융기관도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수는 있어도 경영권을 행사하지는 못하게 되어

야 한다. 경영권은 당해 기업의 노동자와 관리자 및 일반 개인 주주들에 의해

통제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기업이 기업을 소유.경영할 수 있고(지주회사를 통하여), 금융자

본이 기업을 소유.경영할 수 있게 될 때 기업은 생산활동을 통한 이윤 추구보다

자본거래에 의한 지대(地代) 추구로 내달리게 될 것이다. 지대 없는 자본주의―

지대에 의한 자본주의의 전형이 재벌이다―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현재 재벌개

혁이 구상하고 있는 재벌의 지주회사로의 대체가 아니라 재벌의 완전한 해체이

다!

다섯째, 공공부문, 민간부문을 가릴 것 없이 산업민주주의가 획기적으로 강화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본과 국가기구의 결탁이 방지된다. 사외 이사제를 도

입하더라도 얼마든지 담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 산업민주주의가 이루어져서 부

조리가 노동자에게 즉시즉시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을 때에만 검은 결탁은 근절

될 수 있다.

여섯째, 정부의 규제는 직접적 규제가 아니라(인.허가권 (노동조합으로 말하면 허가주의가 아니라 신고주의!)로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

조금을 지급하는 선택적 규제는 최소화되어야 한다. 예컨대 농업과 같은 경제주

권의 관련되는 분야에 한정되어야 한다.

일곱째, 정치의 민주화가 충실화되어야 한다. 정치의 민주화에 의해서 국가기

구의 행위가 통제되지 않을 때 아무리 산업민주주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국가 관

료와 기업의 결탁관계를 재생산하고 그들의 특권적 이해관계에 따라 규제가 이

권과 교환되는 구조를 재생하게 될 것이다.

끝으로, 의료.교육.주택.노년 등의 사회보장은 대폭 확충되어야 한다. 나아

가 사회복지적 지출이 대폭적으로 학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노동력의 재

생산을 공적 부문이 맡아주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은

긴축이 아니라 확충되어야 한다. 왜 그런가? 우리나라는 자본주의가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이제 더 이상 노동력 재생산 부담을 전가할 농민이 존재하지 않기 때

문이다. 이 점이 지난 시기와 질적으로 달라진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군

사비와 같은 비생산적이고 비복지적인 지출은 최대한 축소되어야 한다.

이런 모델을 무엇이라고 이름할 수 있을까? 교과서에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한마디 말로 압축할 수도 없다. 굳이 압축한다면 자주.통일지향의 민족경제이면

서 민주적 혼합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모델을 건설하는 방향에서 재벌은

해체되고 국가기구는 개편되고 노사관계는 혁신되고 금융도 개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치가 노동자.민중이 주인으로 역할할 수 있게끔 민주적으

로 대개혁, 나아가 변혁되어야 한다.

지금은 총체적으로 대개혁하여야 할 때이다. 민주적으로 개혁되어야 할 때이

다. 민주변혁을 지향하여 전진해야 할 때이다. 경제주권의 수호를 대전제로 해

서.

□ 주 ———-

1) 기아자동차 인수의사를 밝힌 포드사 부커 부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아노조와 한국민의 일반적인 정서가 포드의 기아차 인수를 용납할 것인지

보장할 수 없다. 포드가 기아차를 인수하면 한국민이 기아차를 사줄 것인가?

한국민의 감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선일보

1998년 1월 6일자 참조.

2) 한국은행은 IMF의 요구에 따라 통안증권 금리를 연 35%로 정했으며 앞으로

이 이상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 참조.

3) 조선일보 1998년 1월 1일자 참조.

4) 한국일보 1998년 1월 4일자 참조.

5) 월 스트리트 저널은 IMF와 G7들이 지원하기로 했던 금액도 지급 시기를 연기

할 가능성이 있다고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 신문은 IMF가 한국에 대한 추가

지원에 앞서 단기채무의 만기연장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IMF는

8일로 예정된 한국의 금융개혁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20억 달러를 지원키

로 한 당초 계획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 등

13개국이 지원키로 합의한 80억 달러도 IMF의 추가지원 계획과 연계되어 늦추

어질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6) ㄱ. 일부 은행들은 지난 해 12월 29일 합의를 본 150억 달러 단기차관에 대

한 상환만기 연장을 이행하지 않았다. 일부 은행들이 이 중 10%인 15억 달러

를 연장해 주지 않고 회수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지난 달 31일 이

를 외환보유고 달러로 메워야 했다.

ㄴ. 만기연장 문제에는 중소 규모의 은행들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

다. 이들 은행은 무작정 만기를 연장할 경우 1월 말에는 단기차관이 3백억 달

러까지 불어난다면서 한국이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원

금에 이자까지 챙기려고 선뜻 만기연장에 나섰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

이다.

ㄷ. 국제 채권은행단은 1백억 달러 규모의 신규차관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로

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고 있다.

7) 김대중 당선자가 강력히 주장해서 이렇게 되었다. 매일경제 1997년 12월 30

일자 참조.

8) 매경 1998년 1월 5일자 기자수첩 참조.

9) 매일경제신문 1998년 1월 6일자 참조.

10) 한국경제 1998년 1월 5일자 참조.

11) 일요신문 1998년 1월 18일자 참조.

12) 매일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 기자수첩 ‘다른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

는다’ 참조.

13) 한국경제신문 199년 1월 5일자 참조.

14) 동아일보 12월 19일자 “민족의 힘 모아 경제주권 회복부터” 제하의 이도성

기자의 글을 참조..

15) 월간 말 98년 1월호, 권두 인터뷰를 참조..

16) 이러한 중간적 패러다임으로는 생태주의 패러다임, 민족.사회 개량주의 패

러다임이 있다. 전자는 최근 강수돌 교수가 신동아 1월호에서 이야기하고 있

다. 후자는 당대비평2, 97년 겨울호에서 김대환 교수가 주장하고 있다. 강수

돌 교수는 신동아 98년 1월호, “임금도 줄고 일자리도 줄고, ‘킬러 자본주의’

의 함정”라는 제하의 평론의 맺음말 부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대안은 이렇다. 즉 모든 지구촌 사회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 생

산하고 골고루 소비하는 자급자족 원칙의 새 패러다임을 개발하되, 서로 부족

한 부분은 ‘이웃 사촌’과 같은 개념으로 긴밀한 연대감 속에 상부상조하는

‘네트워크’형 자급자족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과 관련하여 민

주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온갖 사회적 분열과 파괴성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신바람나는 건강한 지구촌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이다”라고. 이것은 관념적으로 꾸며낸 매우 이상주의적인 그림이다. 인간성을

옹호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저항의 주머니들 속에 인류의

희망이 있다는 사파티스타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전망과 비교해 보면 이 그림

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저항 및 투쟁이 없이 민주적 합의로 그러한 패러다

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비현실적인 전망은 민중에게 희망

을 주기보다는 자칫하면 환상을 주기가 쉽다. 한편 김대환 교수는 당대비평2,

97년 겨울호, “한국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평론 중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라는 소제목 부분에서 이렇게 결론을

짓고 있다. “세계화의 대세를 인정하면서도(이것이 이 패러다임의 현실-타협

주의적인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다!) 현실적으로는 산업구조의 미시

적 조정뿐 아니라 지배구조의 개혁을 통하여 구조적 건전성이 도모될 수 있

다. 이러한 현실적 접근은 어디까지나 성장체제 패러다임의 극복을 염두에 두

고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 현실적으로 성립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이렇듯 이 패러다임은 무척

이나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현실성은 실은 현실-타협주의의 다른 표현

일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타협주의적인 태도는 세계화의 냉혹한 현실 앞에

지금 비현실적인 것이 되고 있다. 세계화의 현실은 이 패러다임이 꿈꾸는 구

조적 건전성–지배구조의 민주적 개선을 의미한다고 할 때–을 근본적으로 허

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세계화의 대세를

거부할 때에만 구조적 건전성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 냉엄한 현실인 것이다.

이에서 보듯이 중간적인 패러다임들은 대체로 지식인들의 관념적 이상주의의

소산이거나 현실-타협주의의 표현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공통적

인 것은 민중의 저항과 투쟁에 대한, 특히 변혁지향적 투쟁에 대한 경시 또는

경원이다.

17) 새뮤엘 헌팅턴은 미국 기업연구소, 올린 연구소 등이 스미스 리처드슨 재단

의 후원 아래 추진한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미국의 국익’이라는 프로젝트를

에서 그는 동아시아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아시

아인은 자신이 가진 가치관과 제도를 점차 긍정하고 있으며 서구문화와 비교

했을 때 자기 문화의 우수성을 강하게 의식해 가는 추세에 있다.” “한편 미

국은 특히 냉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로 자신의 가치관과 제도가 보편타당하

다고 믿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들의 국내정책과 외교정책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힘이 여전히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

계질서 또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미국은 중국이 주도하

는 아시아 질서 또는 중국의 헤게모니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일본은 미

국이 주도하는 중국견제 연합에 동참할 가능성은 있지만–실은 그 가능성도

불투명하다–일본이 중국의 일차 견제국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1840년

대와 1850년대에 서구의 중국 침탈과 함께 시작되었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

고 있다. 중국이 지역 패권국으로서의 위치를 되찾으면서 동아시아는 자주성

을 모색하고 있다.” 이상 새뮤얼 pp 301∼321을 참조

18) “실은 우리는 지금 ‘자주와 예 속의 갈림길’이라는, 이미 종결된 줄로만 알

았던 역사적 명제와 다시 만나고 있다. 이 명제의 올바른 해답을 마련하기 위

해서는 무엇보다도 민족 내부의 화합과 결속이 아니고서는 막강한 서방 자본

의 지배를 이겨내는 일은 힘겹기만 할 것이다. 단기성 외채를 미끼로 한 국제

고리대금의 빚 독촉으로 국부(國富)의 상당 부분을 넘겨 주게 된 한국의 현실

은 단지 경제적 활력을 다시 되살리는 일만이 아니다. 그 경제성장의 본질적

진로를 수정할 것을 우리에게 일깨우고 있다” 김민웅, “단기성 투기자금을 이

땅에서 몰아내자”, 신동아, 1998년 1월호를 참조. 이 글에서도 보듯이 예속의

문제는 새롭게 중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9) 위에서 말한 문명충돌론적 설명이 유일한 설명은 아니다. 우리들이 종래에

해 왔던 정치경제학적 설명이나 지정학적 설명도 여전히 유의미하다. 이런 의

미에서 다음과 같은 설명도 우리의 설명과 마찬가지로 타당성이 있다. “따라

서 이는 내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해야 한다는 과제를 우리에게 부과하고 있다….. 따라

서 세계자본주의의 주도권에 저항하는 아시아 지역의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이러한 움직임과 연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IMF의 한국경제

관리는 아시아 경제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확실히 못박음으로써 서방

자본주의에 대한 이 지역의 도전을 제어하려는 내적 목표가 있다는 것을 파악

해야 한다. 군사정치적 지배양식을 통하지 않고도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주

도권을 박탈함으로써 서방자본의 이윤 창출에 의 세계화 전략이 관철된다는 점에서 이는 이른바 ‘후기 제국주의'(post

imperialism)의 면모를 지녔다.” 김민웅, 신동아 98년 1월호를 참조.

20) 조선일보 98년 1월 6일자 홍사중 칼럼 “희망을 먹으며 살자”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은 우리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한 때 한강의 기적

으로 온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파산

한 나라를 다시 멋지게 일으켜 세워 다시한번 세상을 놀라게 해야 한다. 우리

에게는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자신도 있다. 희망만 잃지 않는다면.” 여기

에 이르면 희망은 객관적인 조건에 입각한 그 무엇이 아니고 무조건적인 심리

적인 것, 박정희 식의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런 것이

‘거짓 희망’의 표본이다! 그런 무모함이 이처럼 나라를 거덜냈음에도 불구하

고 수구세력은 한치도 변함이 없다!

21) 앞의 ‘부즈 알렌 & 헤밀턴 보고서’도 이번 개혁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다음 단계의 개혁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그들의

이번 신탁통치는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개입이 한 환경정비 작업으로서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2) 중앙일보 1월 5일자 참조.

23) 릭크 판타지아, “미국 화물 트럭 노동자들의 눈부신 승리”, ‘신자유주의와

세계 민중의 저항’,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1997.을 참조.

24) 이것은 1991년의 수치이다. 그러므로 이후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안느 그

레이, “노동의 유연화와 노동자의 생활수준에 대한 공격”, ‘코몬 센스’ 18

(1995년 12월호) 를 참조.

25) 위에서 인용한 글에서. 영국에서는 자기고용 노동력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6) ” ‘1997년에는 정치인이나 경제학자, 전 세계의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 실

업, 고용, 투자, 소비, 성장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서 미국식 모델 이

외의 모델 채택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6월 미국 덴버에서 열린 세게

최강국 클럽 G8 정상회담 모임에서 거만하게 미국식 자유주의 모델을 강변하

던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발언 내용과 거의 유사한 요지의 인용문은 96년 11

월, 록펠러 재단 회장이 한 발언이다…. 이런 오만한 의 정상들, 특히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과 독일의 콜 총리는 미국 모델을 채

택하라는 클린턴의 권고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복지 논리에 바탕을 둔 유럽

의 대륙 모델(복지 모델 또는 사회적 모델이라 부른다)의 우월성을 변호했

다.” 최연구, “자유주의의 한계와 ‘사회적 연대’의 모색–앵글로 색슨 모델과

사회적 복지 모델 사이에서, 당대비평1, 1997년 가을호를 참조.

27) 위에 재인용한 표를 포함하여 이병희, “선진국 노동시장 구조와 고용 동

향”, 1997.을 참조. 이밖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 독점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노

동시장 유연화를 비롯한 신자유주의 개혁이 이루어지면서 나타나고 있는 소득

분배의 불평등에 관해서는 제임스 크로티 외,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의 다

국적 기업과 자본이동”, ‘신자유주의와 세계 민중의 저항’,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조운동연구소, 1997.을 참조하시오. 이 논문에서 그는 “고실업, 약화된

노동조합, ‘황금시대’에 보장되었던 경제적 지대(국내 또는 국제적 경쟁의 제

한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경쟁적인 시장 상태에서 얻어지는 이윤을 초과하는

이익을 말한다 : 필자)의 증발, 노동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혹은 적대, 비용

을 삭감하는 고용주, 그리고 ‘사회적 임금’의 침식 등이 작용하여 실질임금의

상승이 저하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실질임금이 하락하였다.”고 증언하고 있

다.

28) 한스 피터 마르틴 외(강수돌 역), 세계화의 덫, p.85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브라운에 따르면 ‘만일 인류가 더 이상 곡물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없

다면 국제적으로도 정치적인 관계들이 상당히 불안정하게 바뀌게 될 것이다.’

현재 매년 세계적으로 2억 톤의 곡물이 수출되고, 그 중 절반은 미국이 수출

하고 있다. 브라운은 샌프란시스코의 세계적 회의장에서 ‘바로 이러한 사실들

은, 앞으로 식량 분야에서도 미국이 세계의 권력을 장악하게 될 것임을 증명

한다’고 결론짓는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는 식량이 정치적인 압력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29) 박태견, 앞에서 인용한 글에서.

30) 위에 인용한 글에서.

31) 주간매경 98. 1. 7일자 “국제금융시장의 실체, 막강한 돈줄 … 한 나라 경

제 좌지우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

는 금융상품은 역시 외환이다. 하루에 된다.”고.

32)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금융기관을 인수할 경우 야기될

위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서 나

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우리 기업들이 극비리에 추

진하는 사업계획을 외국 경쟁기업들이 사전에 알 수 없어 적기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 앞으로는 IMF의 양해각서에 따라 은행과 거래하는 모

든 기업은 자신의 경영정보와 향후 투자계획 등을 은행에 숨김없이 보고해야

가게 되고 이것이 국외로 유출돼 외국 경쟁사의 손으로 넘어갈 위험성이 대단

히 높아진다”(이렇게 안마당을 다 내주면서 KCIA 국외 경제정보 활동하면 무

엇하는가!) “국내 금융기관이 외국인 손에 넘어간다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일

이다. IMF 사태를 계기로 금융산업의 도약적 발전을 위해 우리 모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IMF시대가 의미하는 바를 더 냉정

한 눈으로 분석하고, 당장 발 등에 붙은 불이나 끄고 보자는 식이 아닌, 혁명

적 자기변혁을 단행해야 할 당위성은 금융시장 개방 한 가지만 놓고 보더라도

그 이유가 이렇게나 많고 중대하다.” 박태견, 신동아 98년 1월호, 참조.

33) “우리가 진정 보아야 할 것은 새로운 세기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분단의 질

곡이다. 북한의 세계체제에서 이탈한 봉쇄체제, 세계 최강국 미국과의 휴전체

제, 자연재해 등으로 파국에 직면하였다. 북한이 엉망이 되었다고 승리를 구

가하던 남한 역시 경제적 파산에 직면하였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

입각하여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을 결합한다면 IMF 아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는 탈출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 도진순, 말, 98년 1월호

도 기본적으로는 진보적이면서도 위에서 말한 경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4)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합영법이 개정되어 민족 내부거래에 대한 특례가 마

련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개방 정책에 관해서는 삼성경제연구소, ‘김

정일 시대의 북한’, “제6장 경제개방정책”을 참조하시오.

35) 사미르 아민의 다음의 글을 참조하시오. “내가 제안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지역단위 집단의 건설에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지역단

위가(세 거두[미국, 유럽연합, 일본]각각이 책임지고 담당하는 지역단위로서,

즉 고삐풀린 세계화의 수단으로서) 신제국주의적 기획에 포섭되는 식으로 규

정되어서는 안 된다. 이와는 반대로 남북관계의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세

계화에 저항하는 블록으로서 규정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해 볼 수 있

는 것으로는 라틴아메리카 블록, 아프리카 블록, 아랍 블록, 동남아시아 블록

이 있는데, 그것은 이들 지역에 있는 어떤 나라도 혼자 힘으로는 고삐풀린 세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주장하고 있는 변화는 민중.민족.민주적

인 헤게모니 블록이 지배세력인 매판적 블록을 대체함으로써 주변부 국가에서

권력의 성격이 변화해야만 실현가능할 것이며, 실현가능성 또한 그 성격이 변

화한 만큼 커질 것이다.”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하여”,

당대비평1, 1997년 가을호, p.60을 참조.

36) 시장경제를 절대화하는 자유주의 패러다임으로는 한국경제정책연구회, ‘한

국경제의 린 대표적인 논문인 “한국경제와 질서자유주의”(이진순)은 이렇게 결론짓고

있다. “진정한 시장경제가 확립되고 그것이 원할히 기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제제도 개혁만으로는 부족하고,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부르조아

철학을 정착시키기 위한 경제의식 개혁도 필요하다. ….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결국 정치과정을 통한 국민적 선택에 의해 실

현된다.” 이 말처럼 김대중 정권의 등장에 의해서 이 패러다임은 실현되고 있

다.

37) 이대훈, “다국적 기업의 전위부대 IMF”, 말 1998년 1월호 “우리는 최근 세

계경제의 모습에서 끊임없이 저임금을 추구해야 하면서도 새로운 구매력을 찾

아야 하는 시장의 논리가 빚는 상호충돌을 엿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국가주

권과 정치의 희화화, 사회의 양극화, 그리고 대중의 생존문제가 부각되고 있

다. 이것이 시대의 징표다.”

38) 다음의 인용문을 참고하시오. “다음으로 시장이 곧 민주주의인지, 다시 말

해서 시장이 민주주의적 권력관계를 보장해 주는지에 대해 살펴보자. 여기서

는 경제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장치가 시장에 내재해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장

주의자들은 자유시장이 ‘경쟁의 압력’을 통해 기업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가능케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현실에서

의 ‘경쟁’은 그렇게 순수하고 민주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알프

레드 챈들러 Alfred Chandler는 대기업 경영자들이 ‘경쟁’이라는 ‘보이지 않

는 손'(invisible hand)을 이미 ‘계획’–자본의 계획–이라는 ‘보이는 손’으

로 대체해 버렸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 나라 경제의 계획가가 되어버

린 경영자들이 공공의 이익보다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

다고도 했다. 그러므로 자유시장 자체가 경제민주주의를 확보해 준다고 할 수

는 없다.” 정운찬,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 문학과 사회, 문학과 지성사,

1997년 겨울호를 참조.

39) 이와 관련해서는 그레고리 엘보(김수행 역) “세계경제, 시장의 지상명령,

그리고 대안들”, 이론 1997, 여름을 참조하시오 “케인즈 경제학은 금융적 자

본과 산업자본이 시야(time-horizon)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즉 후자는 장기

투자를 세계경제의 자본이동과 변동환율은 이 문제를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격화시키

고 있다. 따라서 금융적 자본을 민주화시키는 것이 정치적인 대안의 필요조건

이라는 좌파의 전통적인 주장은 어느 때보다도 지금 더욱 큰 중요성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국제적 케인즈주의’의 사민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국제통치의

‘민주적’ 구조보다는 더 이상의 그리고 상이한 대안이 필요하다…. 사민주의

적 경쟁 우위 확보전략이 근거하고 있는 가정들 그 자체를 폐기해야만 한다.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다는 가정(또는 함의), 그리고 자본주의적 시장은 본질

적으로 능률적이라는 가정(또는 함의)를 버려야 한다” p.206. “세계화의 대안

을 찾는 것은 대안적인 발전모델의 문제일 뿐 아니라 시장의 지상명령에 대항

하는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화의 대안은 민주주의인데, 이 민주주

의는 시민적 자유나 투표권을 의미할 뿐 아니라, 사회의 조직과 생산에 관해

동등한 사회인으로서 집단적으로 협의하는 능력, 그리고 직장과 공동체에서

자주경영을 발전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의 민주주의는 정치조직

의 한 형태일 뿐 아니라 경제의 또다른 규제자로서 시장의 대안이기도 하

다.”p.208. “문제의 핵심은 모든 차원에서–지방조직으로부터 공동체와 국가

에 이르기까지–민주운동들의 권능을 물질적 뒷받침에 의해 증대시킴으로써

자본의 권력에 대항하는 것이다.” p.208.

40) 현대자본주의에서의 국가에 의한 경제의 통제와 계획에 대해서는 김영봉,

‘경제체제론’ 제6장 “현대자본주의의 해체”, 박영사, 1995를 참조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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