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장기수 어머니의 눈물겨운 편지
15일 오후 2시 탑골공원. 이날도 어김없이 양심수 어머니들의 목요집
회가 열렸다. 2백13회째를 맞는 이날 목요집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대
전교도소에서 암투병중인 신인영(70) 씨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랫동안 소식을 몰라 안타까워했던 큰아들이 어미와 아버지를 찾아
왔던 일이 그렇게도 큰 죄란 말이더냐? 그러나 이제 나도 너무 늙어
다시한번 너를 만나러 갈 수 있을지…살아생전 너에게 따뜻한 밥 한그
릇 해먹이고 싶어 90살이 다되도록 버텨왔다…사랑하는 내아들, 인영
아. 죽기전에 너를 한번이라도 안아볼 수 있기를 두손모아 간절히 기
도하겠다.’ 신 씨의 여동생이 낭독한 어머니 고봉희(90) 씨의 편지는
듣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신인영 씨의 어머니는 지금 노환으로 앓아 누워있다. 가족들은 어머니
가 충격으로 쓰러질까봐 자식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못했
다고 한다. 권오헌(민가협 양심수 후원회 회장) 씨는 “어떤 이념도 어
떤 형벌도 생명의 존귀함 앞에 우선할 수 없다”며 “칠순의 아들과 구
순 어머니에게 30년간의 이별은 그 어떤 고통보다 지독한 것”이라고
말했다. 죽기전에 아들에게 밥 한그릇 지어 먹이고 싶어하는 어머니와
이 추운 겨울 차가운 감방에서 암투병중인 아들. 참석자들은 이 두 모
자의 상봉을 두손 모아 기원했다.
1998년 1월 16일 금요일 제10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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