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건]

실직자 40%가 퇴직금 못받는 것으로 드러나

한국노동연구원의 방하남 연구위원이 서울 강원 등 전국 22개 노동관서와 7개

인력은행에 구직신청한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24∼27일 실시한 ‘실직 이

후의 생활실태 및 구직활동에 대한 실태조사’가 13일 발표돼 주목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방노동사무소를 통해 구직에 나선 사람들의 64.7%가 도산

폐업이나 정리해고 등 비자발적인 요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실직했으며

39.5%가 퇴직금을 받지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퇴직금은 500만 원 미만인 경

우가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신청자들이 몸담았던 직장의 업종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64%, 직업은 화이

트칼라 사무관리직 출신이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들의 실직 이유는

64.7%가 직장의 도산 폐업(29.2%)이나 정리해고(24.2%) 또는 명예퇴직(6.5%) 등

으로 비자발적 경우가 과반수를 크게 넘었다. 그러나 자발적인 경우로 포함된

질병 부상, 결혼 육아, 불리한 인사조치 등 근로조건의 변화 등도 포함할 경우

80%가 원치않는 실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금을 받았거나 곧 받을 사람은 응답자의 60.5%로 39.5%는 퇴직금을 전혀

받지 못하였으며, 이중 자격이 없는 사람을 제외한 18.8%중 대부분은 회사 경영

사정, 또는 고의 체불된 것으로 조사됐다. 퇴직금 액수는 응답자의 20%가 2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했으며 50%가 500만 원 미만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퇴직금의 용도는 기본생계비가 53.1%인 것을 비롯해 채무변제(7.6%), 주택마

련 전세금(4.6%), 사업자금(4.3%), 자녀 학비 결혼비용(3.5%) 등 생활과 관련한

용도에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저축 또는 투자라는 응답은 21%에 불과

해 노후보장을 위한 퇴직금을 생활비로 소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진 퇴직금 등으로 본인과 가족들이 얼마동안 생활할 수 있는 지에 대

해서는 1∼2개월이 34.7%, 3∼5개월이 35.9%로 70% 이상이 6개월 미만밖에 못버

틸 것으로 대답했다.

정부의 가장 시급한 실업대책으로 응답자들은 실직자 생계보호(28.6%), 일자

리 창출(21.2%), 공공직업소개 및 취업정보망 확충(20.7%) 등의 순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지방노동사무소 40곳 중 각 시 도별 22곳과 인력은행 7곳의

실업급여 수급 자격자와 비자격자 각 500명씩 1000명을 대상으로 하되 관서를

찾은 실직인원 비율에 따라 표본을 할당했다.

한편 실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10일 이기호 노동부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졸업생의 노동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는 3∼4월 실업자 수가 15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벌기업들이 정리해고제 시행을 계기로 많게

는 30%를 해고할 채비를 함에 따라 60일전 통고 절차가 끝나는 시기인 2분기 후

반에 접어들면 수십만 명이 더 늘어 연말께에는 실업률 10%, 2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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