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운동 동향]

50돌 맞아 4 3 항쟁 진상규명운동 고조

50년 동안 독재정권에 의해 은폐되어 온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왜곡된 역사와

양심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운동이 사회각계 양심세력의 관심과 참여 속에 지속

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제주 4.3 제50주년 기념사업추진 범국민위원회'(이하 제주 4 3

범국민위)가 중심이 되어 올해를 ‘제주 4 3 명예회복의 해’로 선포하고 3월 28

일부터 4월 5일까지 4 3 추모 및 기념주간으로 지정해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되

었다.

4월 4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종로 3가 탑골공원에서 1천여 명의 시민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 4 3 제50주년 기념식 및 명예회복 촉구대회’가 열렸다. 이

날 대회에서 김찬국 상임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사건 발생 반세기나 된 제주 4

3의 진실규명을 토대로 희생자의 억울함을 풀고 짓밟힌 인권과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은 우리나라 전체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공회의 김성

수 주교와 한국종교인평화위의 회장 김몽은 신부는 격려사를 통해 반드시 해결

되어야 할 ‘인권’ 문제로서 제주 4 3에 온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고 희년인 50주

년에 반드시 한 매듭을 지어야 함을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제주 4 3 제50주년 범국민선언’을 채택, △김대중 정부의 4

3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공약 성실 이행 △국회 4 3특위의 즉각 구성과 광범한

조사활동 착수 △명예회복 피해배상 기념사업 등의 조치를 담은 제주 4 3 특별

법 제정 △4 3 당시 작전명령권을 장악했던 미국의 양민학살 책임 인정 사죄 등

을 촉구했다.

한편 ‘설우신 한라의 넋들이여 바람타고 살려옵서’라는 제목의 제주 4 3 희생

자 진혼굿이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서울 종로 5가 연강홀에서 제주 4 위와 재경 제주도민회의 공동주최로 베풀어졌다. 4 3 50주년을 맞아 억울한 혼

령들을 편안케 인도하고 4 3의 명예회복을 범국민적 차원서 확산시켜 보자는 뜻

에서 서울서는 처음으로 마련된 것이다. 제주의 ‘놀이패 한라산’ 대표 정공철

심방과 서울의 ‘굿패 무(巫)’ 소속의 정순덕 무녀가 함께 벌인 이번 진혼굿에는

여섯 명의 4 3 유족들이 참가해 구천을 떠도는 피붙이의 외로운 넋을 달랬다.

또한 3일 오후 6시 서울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개막되어 12일까지 계속되는

‘동백꽃지다-강요배의 4 3역사화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동백

꽃이 송이째 뚝뚝 떨어지듯 사라져갔던 4 3의 넋들을 달래기 위한 ‘진혼 전시

회’로 마련된 이번 4 3역사화전에는 모두 57점의 작품이 출품돼 오는 12일 까지

전시된다. 지난 92년 발표됐던 ‘제주민중항쟁사연작’ 50점에다 광주항쟁 등 현

대사에 대한 강 화백의 확장된 역사인식을 담아 상징적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내

는 새로운 작품 7점이 추가된 것이다.

한편 제주도에서는 희생자의 원혼을 달래는 50주년 범도민 위령제가 3일 오전

11시 제주시 종합경기장 광장에서 유족과 도민, 각계 인사 등 5천여 명이 참석

한 가운데 봉행됐다. ‘제주 4 3사건 희생자 위령사업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주최

하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후원으로 봉행된 이날 위령제는 사망이 확인된 1만2

천여 희생자 개인 위패를 한 제단에 모아 1백만 내외도민의 이름으로 치러졌다.

이밖에도 제주도에서는 4월 1일∼2일 이틀동안 700여 명의 유족이 참가한 해

원상생굿이 열렸으며 각 종교별 행사 및 각종 문화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졌다.

한편 제주지역 총학생회 협의회는 3일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학생 3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 3학살 진짜주범 미국의 공개사과와 4 3항쟁 진상규명을 위한

결의대회’를 가졌다.

한편 이렇게 50돌을 맞아 4 3 진상규명-명예회복운동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

민회의에서도 김진배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4 3 사건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가 구성되었다. 특위는 4월 4일 첫 회의를 열고 빠른 시일 내에 국회 4 3 특위

를 구성하기로 하고 제주와 서울에서 공청회를 열어 활동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의 경우에도 제주 출신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이 되어 국회 4 3 특위 구

성이 추진되고 있어 올해 안으로 국가기구에서 4 3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나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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