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인권포럼, 2차 심포지엄 가져

실직노숙자에게도 인권은 소중하다.

IMF 관리체제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직노숙자에 대한 대책

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8일 국회의사당에서는 국회인권포

럼 주최로 ‘실직노숙자(Homeless)의 인권과 정책방향’에 관한 정책

심포지움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서울역 실직노숙자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

원오 성공회대 교수가 실직노숙자의 실태와 정책방향에 대해 기조발

제를 했고, 이에 대해 심철호(사회복지재단 ‘사랑의 전화’ 회장)씨,

이광택 국민대 교수(산업사회연구소 소장),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한

국사회복지학회 부회장), 송경용 신부(봉천동 ‘나눔의 집’ 대표), 보

건복지부 관계자의 토론이 이어졌다.

기조발제를 맡은 정원오 교수는 실직 노숙자들의 전반적인 특징을

50명의 심층 상담 결과를 통해 분석한 결과, “노숙기간이 1년 미만

인 사람이 전체의 91.9%로서 대부분이 최근의 IMF사태 이후에 발

생한 노숙자”라고 밝혔다. 또 “전반적으로 고용구조가 취약한 직업

에 종사했던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실업이 장기화

될 경우 다양한 부분의 실직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고 주장했다. 노숙자들은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가장 강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정원오 교수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통해, ‘나태함, 의존

적, 열등의식, 욕구불만’과 같이 흔히 노숙자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들

은 그들이 본래부터 지닌 특성이 아니라 노숙 생활 과정에서 형성

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끝으로 최근의 실직노숙자 급증의 원인을 “사회보장제도, 특히 고용

보험제도의 미성숙, 소비생활의 대부분이 임금에 의존하는 사회구조

그리고 가족간의 유대관계 약화”로 진단하고, △일자리 창출 △고용

보험의 확대 △사회보장제도의 확충을 그 장기적 대책으로 내놓았

다.

토론에 나선 이광택 교수는 “표면상으로 실업문제를 비교적 성공적

으로 해결한 것으로 보이는 미국사회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

어, 대다수 민중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 상실, 곧 소외를 초래했다”

고 주장했다. 그리고 대책으로는 “적극적 고용정책을 통한 노동권의

실현과 사회보장제도의 개선”을 강조했다.

김성이 교수는 실직노숙자들에 대한 행정당국의 기존의 대책이 “국

민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부랑인들을 수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

져 있는데, 그것은 의 인권을 고려”하는 것으로 실직 노숙자들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

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눔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송경용 신부는 특히 사회보장정책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일용직 저소득 계층에 대한 특별한 정책적 관

심과 배려”를 호소했다.

보건복지부 생활보호과장에 대한 질의 시간에는 민간단체의 실직노

숙자 지원대책기금으로 책정되어 있는 2백억원이 집행되지 않고 있

는 것에 대한 질책성 발언이 계속됐는데, 정부에 대한 민간 단체의

불신의 깊이를 엿볼 수 있었다.

3시간 넘게 지속된 이번 심포지움은 실직 노숙자 대책에 대해 학계,

민간단체, 보건복지부가 의견을 교류하는 최초의 장이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실직노숙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사

회구조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생략한 채, 사후적 대책을 중심으로

토론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1998년 5월 9일 토요일 제 1121호 <인권하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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