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원, 27일 분신

지난달 27일 분신한 기아자동차 노동자 송인도(37·차체1부 검수반) 씨는

생활고와 절망감을 견디지 못해 분신을 기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 씨는 회사측의 일방적인 무단결근처리에 항의하고 체불임금지급을 요구

하며 온몸에 신나를 뿌린 채 사무실에서 분신, 온몸에 3도 35%의 화상을

입은 채 현재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중이다.

송인도 씨의 담당의료진은 “환자가 의식은 있지만 화상환자의 돌발적인 상

태변화를 볼 때 아직 안정된 상태라고는 말할수 없다”며, “만일 합병증 발

병시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송 씨의 분신장소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참고 견디며 다함께 웃을 수

있는 좋은 날이 오길 기다리며 견뎌왔는데. 저들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다. 체불임금 지급하고 고용안정 보장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한

사건 발생 당시 의식이 있었던 송 씨를 병원으로 옮기며 찍은 비디오에는

“너무 힘들었어. 도저히 말로는 표현이 안돼. (공장)문만 들어서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갑갑했어. 만만한게 힘없는 우리들이야. 진짜 힘들다. 나 지난

달에 34만원 탔다. 무단결근했다고 다 빼버리고 돈 34만원 주더라. 이대로

어떻게 사냐”며 검게 그을은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이 담겨 있

다.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은 97년 부도이후 1만명이 감축되는 심각한 고용불안

과 총 1천5백76억6천2백만원, 1인당 9백만원에 이르는 체불임금, 조업률이

떨어져 임금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지는 생활고에 시달려왔으나 회사측은 체

불임금에 대한 지급 거부, 기준미달의 휴업수당지급 신청, 파업참여 조합원

의 무단결근처리 등의 강경대응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조측은 중앙쟁의대책위를 설치해 송 씨의 병실을 지키는 한편, 정

부와 채권단, 그리고 유종열 법정관리인에 대해 1일부터 총파업으로 대응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 부위원장 김동철 씨는 “회사측이 송 씨의 사건

을 제외한 노조측의 요구에 대해선 6월말에 만기되는 단체협상의 취약점을

이용, 시간끌기 작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6월 3일 수요일 제1138호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