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뭘 말할 수 있나”

‘소나기’ 라는 낙서란을 통해 무장간첩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신

문에 게재했던 동국대 신문사 편집장이 16일 구속됐다. 경찰은 국보법

상의 고무·찬양 혐의를 적용했으며, 같은 혐의로 기자 1명을 더 구속

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그러나, 이번 동국대생의 구속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 뿐 아니

라, 공안분위기에 편승한 억지 수사라는 데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고 있다.

문제가 된 ‘소나기’란은 특정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풍자와 재치를

있는 그대로 옮겨 싣는 란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어구들은 교내 낙서

판에 적힌 학생들의 의견을 단순 나열한 것에 불과한데도 공안당국은

여기에 국보법상의 찬양·고무죄를 적용하고 있다.

독자의 판단을 돕고자 문제가 된 동국대신문의 내용을 아래에 전재

한다.

소나기 <무장간첩 사건을 보고>

▶수색하는 국군도, 도망 다니는 공비도 불쌍한 한민족

▶역시 독도문제에 비하면 새발의 피 아닐까

▶북에 있는 우리간첩(?) 몸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는 북한학과 학생입니다.

▶최신식 총으로 같은 ‘인간’인 북한군을 잡고 있는 군인을 람보처

럼 보고 있는 무지한 TV watchers

▶불쌍한 공비아저씨 죽지말고 무사히 탈출하세요

▶국군장병 아저씨들! 무장공비 아저씨들이 세군데만 내려오면 우리

나라 디비지겠다. 똑바로 잡아라.

▶전철우가 뭘 생각할까.

▶날씨도 추워지는데 뺑이 치네 불쌍한 무장공비들 고생들 해.

▶가끔 김정일은 김영삼을 돕습니다.

▶한총련! 간첩사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라.

▶죽어간 전우에게 애도를…

▶잔당들! 내 성격 알지. 예비군 동원되기전에 빨리 넘어가라. 잉~

▶무장은…간첩이 아닌데…

▶한총련도 간첩도 홍구오빠도 한 목소리로 우리 영삼씨를 도와주고

있네요.

▶자기들끼리 다 먹고 우리느 쇼만 보고 재밌는 세상이군.

▶잡아야지 간첩은 03이 편이야. 원래

▶참 신기하다. 시기적절한 게

▶별이 진다, 별이 진다, 별이 진다.

▶’각본’이라고 의심했다가 끌려가는 판인데. 도대체 무서워서 뭘 이

야기 할 수 있겠냐?

▶간첩도 인간이다. 생포하되 죽이진 말자.

▶아! 슬프다. 내 기필코 복수하리라.

▶슈퍼 카미트 신발 대량 구입했는감?

▶씁쓸한 아픔의 한 귀퉁이다.

▶잘 짜여진 한편의 시나리오를 보는 듯하다.

▶남북한 모두에게 ‘빠떼루’를 줘야 된다.

1996년 10월 17일 목요일 인권하루소식 제746호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