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양심수 애로 호소

23일 오후 탑골공원에서는 민가협과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

「여성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선 어린 아기를 둔 부모를 동시에 잡아가는 당국의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규탄과 더불어 여성 양심수들이 겪는 고초에 대한 진술이 이

어졌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3년 6개월 동안의 수감 생활 끝에 지난 5

월 14일 출소한 안윤정 씨는 “여성 양심수들의 경우 남자 양심수들과 달리

완전히 격리된 독방생활을 해, 그 고립감으로 정상적 생활 능력을 차츰차

츰 상실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여성 재소자들은 열악한 교도소 환경 아래 여성병에 시달리고 있는데, 차

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오래 지낸 많은 여성 재소자들이 수족냉증, 생리불

순, 하혈 등 각종 여성병을 앓고 있지만, 교도소 당국은 이를 그냥 방치하

거나 위급한 경우에도 수많은 절차 때문에 시간을 놓쳐 상태가 더욱 악화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총련 출범식 참가혐의로 구속돼 청주 여자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행

란 씨의 경우 자궁내막 출혈증으로 구치소에 있을 당시 입원치료를 받을

정도였는데도, 보석은 기각당하고 현재 교도소에서 약물치료만 받고 있다

고 한다.

한편 최근 안양민주화운동청년연합 사건과 진보민청 사건으로 연이어 부모

가 구속당한 생후 22개월의 아기 산하(본지 7월 11일자 참조)도 고모의 품

에 안긴 채 이날 집회에 참석해 공안당국의 비인간적인 처사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고모 정미숙 씨는 “산하와 같이 언니를 면회하러 갔던 날, 언니는 아이를

보자마자 말을 잇지 못했다”며 “한창 엄마의 정이 많이 필요한 때인데, 한

시라도 빨리 아이가 엄마 품에 안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해 사람들의 안

타까움을

1998년 7월 24일 금요일 제1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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